[기자수첩] 나는 펜이 세상을 바꿀 수 있어서 두렵다
[기자수첩] 나는 펜이 세상을 바꿀 수 있어서 두렵다
  • 김지혜 기자 wisdom@okinews.com
  • 승인 2019.09.19 23:55
  • 호수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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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에 빠져있을 때가 있었다. 기자가 세상을 바꾼다거나, 세상의 어둠을 척결할 수 있다는 착각. 기자를 준비하던 시절 자기소개서의 가장 첫 줄은 '낮은 곳으로 향하는 펜' 이었다. 사회의 가장 낮은 곳을 향하는 펜이 사회를 바꾸고, 그들의 삶을 구원할 수 있다는 착각 말이다. 그래서 나는 펜이 무섭고 두려웠다.착각은 현장에서 빠르게 무너졌다. 펜보다 힘 있는 물건들은 많았고, 글로 세상을 바꿀 수 없는 나날들이 더 많아졌다. 작은학교는 더욱 작아졌고, 기소혐의가 확실하다고 자만했던 것들은 불기소로 끝나기도 했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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