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성면 신기리] 주민들 이해 바르고 강한 생활력 자랑
[청성면 신기리] 주민들 이해 바르고 강한 생활력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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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1995.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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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기리 전경

현재로선 청성면 신기리를 가려면 보은군을 거치지 않을 수 없다. 안내면 오덕리를 거쳐 보은군 상승면 원남리를 지냐야 보은군과 경계 마을인 신기리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은군과의 경계를 이루는 것은 작은 시내다.

보은군과 경계 마을이기 때문에 이 마을은 최근들어 가장 주목받는 마을의 하나로 떠올랐다. 본격적인 민선자치시대를 맞아 주민들이 불편해하는 행정구역을 생활권에 맞게 개편한다는 취지에서 능월지구 일부 인사들이 나서 추진하던 보은군 편입추진의 주요 대상 마을인 까닭이다.

그러나 처음 행정개편을 추진할 당시보다 주민들의 관심도도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옥천군에서 보은군으로 편입했을 경우 별다른 이득이 없다는 분위기가 점차 확산되어 이제는 진정 분위기를 맞고 있다.  이는 이곳이 보은군 삼승면 원남리 생활권인데다 행정불편 등에 따르는 주민불편이 잇따랐기 때문으로 군의 적극적인 주민불편 해소 약속으로 개편의 핵인 신기리 지역은 이제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보인다.

마을의 가구수는 30호, 인구수는 88명으로 단촐하다.  능월리라는 단일 법정리동에 속해 있는 이곳은 불과 20년 전까지만 해도 망월리에 속해 있었다. 신기리란 지명은 본래 새터, 새말이라는 우리말 지명의 한자화된 표기방식으로 이 마을이 새로 형성되었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주민들이 증언하는 바에 따르면 마을이 형성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1백년 전의 일로 10여가구가 거주하다가 6.25 전쟁을 전후해 타지에서 들어온 피난민 등이 주요 구성원을 이루었다. 난민촌을 이루었다 하니 주민들의 성씨 구성은 제각각이다.

망월리에서 분리하게 된 계기는 본 마을에서 1km 이상 떨어진 지리적 여건이 작용했는데 신기라는 국도변에 바로 위치한 반면 망월리는 좁은 진입로를 타고 안으로 쑥 들어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1개 행정단위로 묶기가 곤란했던 점이 작용했다.  75년 분리한 이후 이 마을 주민들은 스스로 억척스런 생활력을 보여주었다. 작은 마을이라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했기 때문인지 새마을운동 초기 주택개량부터 시작해 주민들 모두가 발벗고 나서 마을을 크게 변화시켰다.

그 결과 이원면 개심리에 이어 75년 새마을 종합평가에서 2위를 차지했는데 현재의 마을 주택 가운데 4동을 제외하고는 당시에 개량한 집이다. 종합평가에서 수상한 1백만원의 상금으로는 1천6백평의 마을 전답을 마련해 마을의 어려운 주민에게  임대하는 한편 매년 마을 전답에서 나오는 얼마간의 임대료로 주민세와 적십자회비 등 마을 잡비를 해결하고 있다.

마을의 전체적인 소득수준은 청성면내에서도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두릉리롸 함께 가장 평지를 이뤄 벼 곡창지대를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청성면의 특산품인 고추의 주요 생산지이다.  특히 특화작목 육성을 위해 8천만원이 투입된 비가림 하우스 24동이 마을에 설치됨으로써 새로운 소득원 개발을 위한 주민들의 열의를 간접적으로 엿보게 하고 있다.

UR협상과 WTO체제 출범에 따른 대책에 있어 마을은 비록 작고 노령화는 진행되었을지언정 앞서가는 마을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40∼50대까지의 비교적 젊은층이 10여명으로 다른 마을보다 많다는 점도 장점이자 마을 발전을 위해 유리한 국면으로 작용한다.  이는 마을의 경작지 규모와 농기계 보유대수에서도 나타난다.

가구수는 30호로 작은 규모에 속하나 비농가 6가구를 제외하고 24농가 가운데 트랙터가 4대, 이앙기가 10대, 모터가 20대 가량이 있어 가족규모 영농방식이 정착화되었다. 농경지 면적에 있어서도 논이 40ha, 밭이 26.7ha로 총 면적이 67ha에 가깝다. 

농가당 경지면적이 어느 마을보다도 넓기 때문에 사실은 농기계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마을과 농경지 사이를 흐르는 시냇물의 흐름을 마을 앞 야산기슭으로 변경한다면 주민들이 한층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97년 장연저수지의 완공에 따른 경지정리사업시 변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가지 노인회관 건립부지가 마땅치 않아 회관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숙원으로 제기되며 마을안길과 용수로 일부 완공도 남겨놓은 과제.  농토 많으니 잠시도 쉴 틈이 없다는 주민들은 벼베기도 공동으로 하고 타작도 공동으로 행하면서 마을을 일구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강한 생활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 자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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