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성면 도곡리] 정취서린 '말초나무', 청년들 '되살리자' 뜻모아
[청성면 도곡리] 정취서린 '말초나무', 청년들 '되살리자' 뜻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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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1994.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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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곡리 전경

도곡리란 마을 명칭은 조금 생소하다. 마장리나 도장리란 지명은 그나마 낯이 익기는 해도 도곡리란 마을 지명은 청성면 주민 이외의 기타 군민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도곡리는 본래 청산현 서면 마장리(馬場里)에 속했던 마을로 이 사실은 1739년과 1890년의 기록에도 각각 보인다.

그후 1914년 행정구역 일제 정비시 옥천군에 속하게 되었고 서면이 청서면으로 고쳐지면서 마장리는 대안리와 도장리로 분리되었다.  이어 1929년 행정구역 폐지 분합에 따라 청성면이 되었으며 도장리는 도곡리(道谷里)의 '도'자와 마장리의 '장'자가 혼합돼 붙여진 명칭이다.

결국 행정편의상 부르기 쉽게 붙인 이름이 현재의 대부분 법정리동 명칭으로 굳어졌다는 아쉬움을 도곡리에서도 볼 수 있다. 옛부터 불러온 명칭대로라면 도곡리는 안오도골과 바깥도골로 나뉘어진다.  마을 내에서는 왜 오도골이란 명칭이 붙었는가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주민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말 그대로 내도곡과 외도곡이 좀 거리를 두고 떨어져 전체 49가구 중 38가구가 외도곡에 산다. 마을은 청성면내에서도 해발이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옥천에서 이곳을 찾노라면 보은 원남을 거쳐야 가능하다. 현재의 도로 노선을 따라가면 보은과 맞닿은 만월리, 신기리 등의 마을을 지나야 도곡이다. 

옥천에서 가다 보면 비교적 높은 지대에서 가기 때문에 그리 높은 것이 잘 나타나지 않지만 마을이 국도 위로 비탈져 형성되어 있어 마을 뒤 삿갓재에 가까운 집은 꽤 높은 위치가 된다. 도곡리의 해발이 높은 것은 청성면 소재지에서 가다보면 잘 나타난다. 계속 오르막길을 올라서야 마을을 찾을 수 있으니.

지대가 높고 일교차가 큰 이곳 마을의 기후조건으로 인해 사과를 재배하는데는 좋은 땅이라는 평을 듣는다. 인근 보은군 삼승면의 지리적 여건이 비슷한 것을 감안할 때 삼승리가 사과의 주생산지라는 점이 고려된 평이다.  그렇지만 현재 마을 내에서는 과수재배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다만 올해부터 포도 재배가 새롭게 시도될 것이라는 논의가 활발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벼농사와 고추농사가 대부분이다.

주민 개개 농가별 평균 면적은 불과 1단보 정도에 불과하지만 고추는 아직까지 마을 내에서 가장 보편적인 작물이다. UR 등의 영향인지 논을 밭으로 바꿔 소득작물 재배를 꿈꾸는 농가가 하나 둘 늘고 있는 상황이다.  벼농사, 고추 외에 단일 작목으로 가장 널리 재배되고 있는 작물은 잎담배이다. 현재 13농가가 참여하고 있는 잎담배 경작은 마을 전체적으로 보아 1백여 단보에 이를 정도로 면적이 넓다.

현재 주민들 사이에는 청성면에 포도시험방이 들어왔다는 것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으므로 앞으로 과수재배면적이 점차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곳은 특히 농가 호수에 비해 젊은이들이 많은 한편 노인들 또한 많은 장수마을이기도 하다. 49호 가운데 젊은이가 10여명에 이르고 있는데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여느 마을과 마찬가지 상황이겠으나 자금이 없는 점이다.

또한 노인들 수도 많다. 70세 이상 노인수를 어림으로 잡아도 26명이나 된다 하니 가구수에 비하면 가히 장수마을이라 불러도 좋을 듯 싶은 마을. 물론 65세 이상 노인층으로 더욱 확대시킨다면 더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마을에서는 농민후계자로 청성면협의회장을 지낸 배기향(38)씨가 돋보인다. 배기향씨와 그 동기들이 모이는 광우회라는 단체에서는 매년 경로잔치 등을 준비해줘 주민들로부터 칭찬을 받고 있다.

현재 마을 내 숙원으로는 마을 안길 포장과 하수구 정비문제. 올해 이전까지는 상수원이 없어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 다행이 올해 간이상수도가 새로 설치돼 가장 큰 숙원 하나를 해결하게 되었다.  옛부터 교육열이 높았다고 전해진다는 이 마을 뒤로 '말초나무'라는 고목이 있어 얘깃거리가 된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키를 유지하고 있는 이 나무를 하러 갈 때에는 꼭 쉬어갈 정도로 유명한 나무.

내도곡 청년들 사이에서는 몇 해전부터 시름시름한 나무를 되살리자는 얘기가 논의되고 있다. 전하는 말로는 한 때 1백여 가구에 이르는 큰 마을이었으나 누군가 삿갓재로부터 내려오는 날 끝에 묘를 쓴 후 쇠락했다는 얘기가 전한다. 

마을을 혈을 끊었다는 이 묘는 현재 무연고 묘로 방치되어 있고 마을 주민들의 얘기만 무성하다.  보은군 원남리와 가까운 관계로 보은 생활권인 이 마을에는 인근 지역교육의 요람인 능월초교를 비롯, 보건진료소 등 기관이 있어 주민편의를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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