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성면 귀평리] 절반 이상이 잎담배 경작, 대안리중 가장 큰 마을
[청성면 귀평리] 절반 이상이 잎담배 경작, 대안리중 가장 큰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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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1994.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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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평리 전경

귀평리에서 안남면 도농리로 넘는 고개는 옛부터 '골래미재'라고 하여 큰 고개에 속했다. 이 고개를 통해 장이 없던 안남면 주민들은 보은 원남장을 보러 다녔다.

주민들의 애환과 발길이 서린 이곳 귀평리는 세월의 변화와 함께 마을의 모양새도 크게 달라졌다. 우선 교통이 발달함에 따라 속칭 골래미재는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곳으로 변했고, 그에 따라 정감어린 사람들의 통행도 사라졌다. 그래도 흔적은 남아 있는 이곳 골래미에는 이젠 12가구 정도만 거주한다.

25가구 이상 되던 옛날에 비해 절반 이상의 주민들이 마을을 떠났다. 골래미에 사는 12가구를 포함해 귀평리에는 현재 53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골래미 외 자연마을로 평촌과 양촌, 추동마을로 귀평리가 구성되어 있다. 53가구나마 대안리골 안 4개 마을인 안티, 귀곡, 도장리 보다는 조금 더 큰 마을이다.

평촌이란 자연마을이 있을 정도로 아늑하고 넓은 곳인 이곳은 경지면적도 많다. 휴경면적까지 포함하여 40여 정보에 이르는 경지는 현재 마을 내에 40농가가 있으니 가구당 1정보 가까운 면적을 소유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휴경지도 많다. 신종현 이장의 추정을 빌리면 이농에 따라 약 10정보 가량이 묵고 있다는 것.

논밭 비율은 각 50% 가량으로 잎담배 경작이 가장 큰 소득원이다. 40가구에 이르는 농가 가운데 21가구가 담배를 경작하고 있는데 올해의 고온 현상으로 인한 품질저하는 마을의 전체 소득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별히 마을에 맞는 작목이 없으며 판로가 보장되어 있다는 점이 이 마을 주민들이 잎담배 경작을 선호하고 있는 요인이다.

신종현 이장, 백우현씨, 정희경씨 등의 농가가 15단보 이상을 경작하고 있는 대농가에 속한다. 특히 올해 가뭄으로 인해 밭곡식은 큰 피해를 입었다. 잎담배의 경우 고온으로 인한 품질의 급격한 저하와 생산량 감소 외에도 후작으로 재배한 콩과 팥 등은 아예 수확을 포기해야 할 만큼 피해를 입었다.  50% 이상 가뭄 피해를 입은 농가만도 지난 9월까지 조사 결과 21농가로 조사되어 피해의 심각성을 보여주었다.

안남면과 청성면을 경계짓는 산줄기가 있어 멧돼지와 같은 산짐승 피해도 종종 있다. 지난해에도 1가구가 멧돼지 피해를 입었는가 하면 10월 들어서는 산쪽에 가까이 있는 농경지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마을은 영산신씨(靈山辛氏) 집성촌으로 신한석 노인회장의 12대조인 신민선 공이 파주에서 이곳에 내려와 거주한 것이 그 효시였다. 현재 마을에는 16대손까지 살고 있으니 신씨 문중에 의한 마을 형성은 약 5백년 가까운 유래를 가지고 있다.

이 마을 한켠에는 신기복 공의 부인인 청송심씨 효비문이 세워져 있다. 이 효비문은 효부 정려문으로는 군내에서 유일한 것으로 심씨는 나이 많은 시부모를 온갖 정성을 다해 공양하는가 하면 병석에 누운 시어머니에게 세 마리의 꿩을 잡아 고아 드려 병을 낫게 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심씨의 효성을 기리기 위해 1908년에 면내 주민들이 세운 이 효비문을 두고 5대손인 신한석 노인회장은 조금 다른 주장을 한다. 이 효비문을 신기복 효자의 효행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는 것. 5대조인 신기복 공은 그 부모의 대변을 맛보며 약수발을 한 것을 비롯, 잉어를 잡아 몸을 보신해 드렸다한다.

또한 부모의 병을 낫게 해주기 위해 마을 뒷산인 '바나무야산'에 올라가 100일 기도를 드렸더니 마지막날 호랑이가 나타나 길을 인도해 주었을 정도로 효성을 알아주었다 하며 언젠가 부모님의 제삿상에 쓸 꿩이 없어 걱정하던 중 방안으로 꿩이 날아들어 제물로 썼다는 얘기도 전한다.  어쨌거나 신기복 효자나 그의 처 청송심씨의 효행은 후세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재미있는 일화 중 하나로 본래 청산으로 향하는 19번 국도가 마을 앞을 통과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마을내 유림들이 국도가 통과하면 마을이 시끄러워진다며 반대해 결과적으로 마을이 낙후되고 말았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상하행을 포함, 하루 9차례만 운행되는 청산행 시내버스를 승객이 없는 도곡-화성간 국도보다는 모두 마을 앞으로 운행시켜 달라는 것도 주민 숙원 중의 하나다.

현재 청성면 호병계장으로 근무하는 신한덕씨와 청산면에 근무하는 신한억씨는 3명의 형제 공무원으로 잘 알려져 있다.  포장한 지 6∼7년에 이르는 마을안길 일부 구간이 많이 파손되어 보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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