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성면 고당리] 군내에서 가장 오지, 교통불편 해소가 숙원
[청성면 고당리] 군내에서 가장 오지, 교통불편 해소가 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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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1995.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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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당리 전경

군내에서 가장 오지마을을 꼽으라면 청성면 고당리를 꼽는 사람들이 많다. 그말은 사실이다. 고당리 주민들도, 외부에서 보는 시각도 마찬가지이다.

이는 고당리가 군내의 내륙 깊숙히 대중교통수단이 닿지 않는 곳에 자리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도로 정비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금강 홍수기에는 해마다 금강유원지로 나오는 군도가 물에 잠겨 농산물 출하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음은 물론 주민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보통 오지라고 불리는 이곳. 그러나 자세히 지도를 들여다 보면 이곳은 더할 나위없이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속리산, 청산을 거친 보청천 물과 금강이 이원, 동이를 흘러 합수되는 지점이 바로 이곳이다. 합수지점은 흔히 '합수머리'라고도 불리는 곳으로 고기도 많고 경관도 좋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이 합수지점에 원당교가 건설돼 주민들이 자유롭게 오갈수 있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합수지점이기에 장마철 물이 불어 나는 것은 순식간이다. 해마다 행락철을 기해 이곳에서 꼭 익사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합수지점의 지형과 관련이 있다.  물도 합수되거니와 이곳 도로도 양저리를 통해 면 소재지와 연결되어 있다. 현재는 도로 보수 등 관리대책이 없어 방치되고 있는 상황으로 지난해 군도로 책정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관리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원당에서 양저리로 통하는 보청천변을 자연경관이 수려한 데다 맑은 물이 흘러 자연 그대로의 관광지이다. 그나마 자동차 접근이 어려운 상태인 지금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말이 주민들로부터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원당-양저 도로 뿐만 아니라 고현을 거쳐 심천으로 넘는 지방도와도 만날 수 있다. 비록 오지이지만 도로만 정비된다면 이보다 더 중요한 곳으로 변화될 곳이 고당리인 것이다.

고당리에는 고현(高峴)에 14호, 원당(元堂)에 15호, 강촌에 6호 등 35가구 96명이 거주한다.  고당리라 부르게 된 것은 고현의 '고', 원당의 '당' 자를 한 자씩 합해 이름지었다. 고현은 높은 벼루라 하여 높은 벼랑이 되고 원당은 '원래의 집'이란 뜻으로 월고지라 불렸다.  1914년 행정구역 일제조정시 청남면에 속했다가 1929년 청성면으로 조정되었다.

기록에 전하는 유래는 없으나 임진왜란때 유씨가 이곳에 피난와 정착한 후에 함지박을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는 말이 전해오는데 그 때문인지 원당 마을 앞에 함박산이 있다.  유씨가 많이 거주하고 있는 이곳은 현재도 7가구가 유씨인데 한때는 30호까지 거주했었다.  주민들의 가장 큰 자랑은 역시 옛 농촌의 인심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다. 술 한 잔을 해도 이웃집 형님을 부르고 밥 한끼를 먹어도 아무 집이나 들어가 먹으면 되는 그런 곳.

주민들은 대부분 밭농사가 주요 소득원. 쌀은 팔아먹는 편이 오히려 낫단다. 그래서 현재 벼농사를 짓고 있는 가구수는 몇가구에 불과하고 논면적도 8천여평에 불과하다. 고당리에 있는 논의 80%가 묵고 있는 상황이라는 주민들의 설명이다.  고당리의 위치적 현황이 주민들의 생활을 그렇게 만들었다. 대신 고추, 참깨는 이곳이 주산지이다. 다른 특수작물을 할 수 없는 이곳에서는 주민들의 소득에서 빼놓을 수 없다.

땅 한뙈기 없이 봄이면 나물을 뜯고 여름이면 다슬기를 잡는 등 억척스런 생활력으로 자식을 키워 끝내는 대학교수로 만든 김무홍씨가 대표적이거니와 주민들의 생활력이 강한 것도 장점. 그 교수가 화가이자 한남대 미술교수로 있는 김동창씨다.  출향인들의 고향사랑도 눈부시다. 강촌향우회(회장 유선종)에서 올해 150여만원을 들여 경로잔치를 열어준 것이 그 사례이다.

원당 마을 앞 보청천 건너에는 맷돌바위가 있는데 옛부터 집채만한 바위를 한 장사가 젓가락으로 가져다놓고 그 위에 장사의 아내가 윗독을 올려놓았다는 전설이 전한다. 이 바위은 비가 안오면 기우제를 지내는 곳으로도 유명하며 효험이 좋기로도 소문나있다.  주민들은 현재 소속되어 있는 청성면보다는 동이면으로 행정구역이 개편되길 바라고 있다.

청성면 소재지를 가려면 금강유원지까지 최소한 5km를 걸어 청산-청성까지 가야 하는 불편 때문에 교통불편 해소와 더불어 가장 큰 숙원으로 제기되고 있다.  여름 행락철, 행락객들이 버린 쓰레기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기도 한 이곳 주민들은 극심한 생활불편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의지하며 정겨운 삶을 연출하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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