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면 방하목리] 배씨,최씨,황씨 의형제와 삼송정 전설배
[안내면 방하목리] 배씨,최씨,황씨 의형제와 삼송정 전설배
<1994년 4월 16일 취재>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1994.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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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내면 방하목리

옥천의 북쪽 끝마을. 옥천읍에서 37번 국도를 따라 가다보면 보은과의 경계인 문티재에 이른다. 정상에 올라서기 전 '육각정'이 보이고 우측으로 방하목리로 향하는 진입로가 나선다.

지금은 시멘트 포장길이지만 불과 3년전만 해도 이 진입로는 터덜터덜 흙먼지 나는 흙길로 비만 오면 주민들이 통행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도로이다.  잔잔하게 흐르는 시내와 함께 3km여를 달리면 도착하는 곳이 '방하목'마을이다.

옛부터 이곳은 마을을 싸고 두 줄기의 물이 흘러내리다 한 곳으로 합쳐져 흐르는 모양이 디딜방아를 닮았다 하여 '방아다리'라 불리워왔다. 방아다리는 후에 한자음인 '방하다리'로 변천되었고 '방하목'으로 다시 바뀌어 불렸다.

정구지밭 골에서 발원해 흐르는 물은 마을 중간을 흘러 결국 대청호로 흐르게 되는 만큼 주민들은 물좋기로 정구지밭골 물을 친다. 자연마을로 방아다리, 월경, 정구지밭골 등 3개 마을이 있었으나 정구지밭골엔 사람이 살지 않은 지가 꽤 되었다.  방아다리와 월경을 합해 39가구 1백40여 주민이 산다. 현재 큰 마을인 방아다리에 25가구가, 월경에 14가구가 거주한다.

주민들이 주로 소득원으로 삼고 있는 농산물은 잎담배와 고추이다. 잎담배는 옛부터 전래되오던 소득원으로 14가구가 15단보까지의 잎담배를 경작하고 있다.  잎담배 및 고추 경작 등 농산물 재배는 마을에 따라 틀리다. 잎담배는 주로 방아다리에서, 고추는 주로 월경에서 재배되고 있다.  비록 92년에 진입로가 포장되기 전까지는 농산물 수송조차 어려운 교통오지마을로 불렸으나 시멘트 포장이 완료된 현재 방아다리까지 대형버스 등의 통행에는 별 어려움이 없다.

문제는 도로의 포장에 맞춰 대중교통수단인 시내버스가 운행되었으면 하는 주민숙원. 시내버스 한 번 타기 위해서는 3km에서 5km까지의 거리를 걸어나와야 가능한 여건 때문인지 늘 대중교통수단의 운행은 주민숙원으로 손꼽힌다.  막상 시내버스를 어찌해서 운행한다 해도 월경까지는 아직 문제가 더 남아 있다.

보은군 후한면 질신리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하여 '질신'이란 마을이름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월경'은 정작 방아다리에서부터 가자면 경사가 너무 급해 대형버스의 통행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월경 주민들은 방아다리 앞산 기슭 국유림으로 우회도로가 개설되기를 소망하고 있다.  약 3백여m에 이르는 이 우회도로가 개설 추진되어 완공되면 방아다리 경로당 앞 작은 다리를 건너지 않아도 '월경'으로 향하게 돼 주민들의 불편이 훨씬 덜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같은 교통불편 요인은 주민들이 보은장을 보며 보은 생활권에 좀 더 가까이 가는 '생활권 역류' 현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교통오지로 천연요새 역할을 했던 이곳의 유래에는 의형제와 세그루의 소나무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임진왜란 당시 피난처로 적격인 이곳을 찾아온 세 가구가 있었는데 그들은 최씨, 황씨, 배씨로 서로 의형제를 맺을 만큼 사이가 좋았다.

화목하게 살던 세 집안은 서로 더욱 두터운 우의를 맺자는 뜻에서 소나무 한 그루씩을 심고는 마을 이름을 삼송정이라 했다 한다.  이 세 그루의 소나무는 잘 자라 거목이 되었는데 맨 먼저 배씨의 소나무가, 그 뒤엔 황씨의 소나무, 끝으로 최씨의 소나무가 차례로 말라죽어 현재로선 흔적을 찾을 길이 없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처음엔 비슷한 수로 거주했던 세 성씨 중 배씨가 가장 먼저 마을을 떠났으며 현재는 황씨가 4가구, 최씨가 6∼7가구 정도가 남아 있을 뿐이다. 이 전설은 마을 형성과 관련해 흥미있는 얘기로 전해온다.  지금까지 두 번에 걸쳐 '범죄없는 마을'로 선정된 바 있는 방하목리는 올해 또 한 번 '범죄없는 마을'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박종석 노인회장이 세 번째 범죄없는 마을로 선정되게 하는데 크게 기여한 인물로 꼽힌다.  출향인들과의 관계가 두터운 것도 마을로서는 자랑거리이다. 청산면 지전리 이준희씨가 매 경로잔치에 음식 등을 준비해줘 주민들로부터 칭찬을 받고 있는 것을 비롯, 서울에 거주하는 △정원희  △정성호  △정성명 △박충길 △박명군 △박명식 △박광천 △김우택씨 등 서울향우회회원 △정천만 △정관영 △정희준 △정희선 △이응선 △임철호 △박재열씨 등 대전향우회원들이 갖는 고향에 대한 애착심이 대단하다.  마을에서는 황정근씨가 주차장 부지로 약 40평을 희사해 주민들의 편의를 도왔으며 '월경' 도로포장시 자비를 들여 땅을 구입해준 이지훈씨에게 주민들이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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