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면 조령1리] 향토음식 금강 '도리뱅뱅이' 별미
[동이면 조령1리] 향토음식 금강 '도리뱅뱅이' 별미
<조령1리...1994년 4월 9일 취재>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1994.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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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이면 조령1리

동이면 조령1리라는 행정적인 명칭보다 「도리뱅뱅이」마을이라든가, 「금강유원지 안동네」로 사람들에게 더 잘 알려진 마을. 뭇사람들에게 인상적인 마을로 남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가를 잘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지금으로부터 20여년전. 도리뱅뱅이는 조령1리에 들어와서 살던 배창윤(서울로 이주)씨가 처음으로 시작했다. 당시에는 금강의 깨끗한 물에서 잡은 피라미로 만든 단순한 생선튀김에 불과했다. 그래서 별다른 의미를 두지도 않았고 모양도 지금과는 달랐다.

지금은 후라이팬에 빙 둘러 보기에 맛깔스럽게 요리되고 있지만 처음 시작된 생선튀김은 피라미를 일자로 꿰어 튀긴 보통의 튀김이었다. 이 튀김은 점차 주민들에게 알려지고 금강줄기의 별미로 소문이 퍼졌다. 이렇다할 음식 홍보판도 없이 전국 각지에 도리뱅뱅이가 알려진 것은 물론 마을이 고속도로 휴게소 안쪽에 위치해 있다는 점도 작용했음 법하다.

입에서 입으로만 퍼진 이같은 도리뱅뱅이의 명성은 20년이 넘게 옥천군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주민들이 특히 자긍심을 느끼는 점은 도리뱅뱅이 하나로 전국에 옥천의 음식 맛을 떨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도리뱅뱅이를 찾는 손님들은 거의 대부분이 경상도 지역을 비롯한 외지인들이다. 전국에 단 하나뿐인 별미. 5공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이 청남대에 올때면 이곳에 와서 도리뱅뱅이를 가져갔다는 일화가 전할 만큼 도리뱅뱅이는 유명세를 탔다.

군에서도 이 점에 착안하여 도리뱅뱅이를 향토음식으로 지정했지만 향토음식으로 지정만 있을 뿐 별다른 지원책이나 발전대책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향토음식을 개발, 발전시키는 점보다는 고속도로 주변의 각종 규제에 묶여 발전을 저해하는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건폐율 등으로 인해 증축을 더 못할 뿐만 아니라 향토음식이란 명칭에 맞도록 향토색 짙은 건물로 바꾸려 해도 규제 때문에 주민들이 속만 태우고 있다.

조령1리는 현재 36가구 1백4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한다. 이중 음식점을 하는 가구수는 모두 12가구, 3분의 1이 도리뱅뱅이를 이용한 관광음식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주민들은 한가지 가장 큰 소망이 있다. 조령1리를 '향토음식촌'으로 선정해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음식의 종류와 맛을 다양화한다면 기왕에 더욱 빛이 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70년대 이전까지 '비행기는 보고 살았어도 자동차는 못보고 살았다'는 주민들.

고속도로의 개통과 함께 금강유원지의 존재가 주민들의 교통편의를 높여주는 역할은 했을지언정 고속도로의 관련한 가장 큰 주민숙원은 역시 금강유원지와 마을을 이어주는 지하 통로의 확장이다. 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주민들의 유일한 통행로로 개설된 이 지하통로는 높이가 2.5m,폭이 2m를 약간 넘는 정도에 불과해 주민들의 불편이 이만 저만 아니다.

주민들은 지하통로가 좁아 레미콘 트럭이 들어오지도 못한 채 리어카나 경운기에 시멘트를 받아 집을 건축한 것은 물론이고 주민들의 대소사가 있어 장롱이 들어오려고 해도 트럭이 못들어와 직접 옮기는 수고를 해야만 했다. 그동안 수차례 도로공사에 진정을 했고 선거공약에도 포함되기를 몇 번, 하지만 통로는 확장되지 않았고 주민들의 불편은 계속되고 있다.

비록 먹는 배는 아니지만 마을 역사와 함께 오래된 배나무가 마을 한켠에 서있다. 4백여년에 이르는 많은 나이를 가진 이 나무는 옥천전씨 문중의 선조가 이 마을에 정착할 당시 심은 것이라 이른다. 마을은 옥천전씨를 비롯, 함양박씨, 영양천씨 등의 문중이 주류를 이루며 삼아왔으나 함양박씨가 현재 10가구 가량 남아 거주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특별히 많은 성씨는 없다. 마을 뒤로 망덕봉, 금강 건너 철봉산이 지키고 있는 가운데 고속도로 금강휴게소와 고속도로 건설 순직자 위령탑이 있는 곳.

주민들은 올해 정월 대보름날 풍물을 메고 휴게소 등지를 한바퀴 돌며 터밟기를 했다. 옥천이 조령1리의 도리뱅뱅이를 통해 전국의 각지에 알려지길 기대하면서. 주민들이 장사가 더 잘되게 하기 위한 홍보이기도 하지만 옥천의 이미지를 자신들이 책임지고 있다는 나름대로의 자부심도 작용했다. 군내에서는 유일하게 예정보다 가구수가 늘어났다는 마을. 고속도로 건설 이전 27가구였던 마을 규모는 이제 36가구로 늘어났다.

'관광 옥천'의 선두주자 조령1리 주민들은 고속도로변에 전국 어느 곳에가서도 맛볼 수 없는 '별미'가 이곳에 있다는 점을 크게 홍보하고 싶어한다. 주요 출향인들은 다음과 같다. △박영학(육군 소장 예편, 서울 거주) △박선희(서울대 교수) △박정식(미국항공우주연구소) △천세영(청주) △박영춘(충주) △박태권(서울서대문경찰서) △박상권(대전중앙고 교사) △천준희(음성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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