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저냥 지나며
또 한 살 꿀꺽 먹고는
마음에 몸살이 났나보다.
늘 이맘때쯤이면
내 어릴 적 추억이
금모래처럼 반짝이며
파도처럼 넘실대는
오대리 강가의 바람을 맞이한다.
우리 유치원을 나와
구읍을 지나고
오른쪽으로 대성사를 끼고 돌면
한여름 등목만으로도
땀띠가 쏙 들어간다는
약수터가 있던 나분티 고개가 있다.
그 고개를 넘으면
나의 어린 적 추억이
저녁연기처럼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
그리워 찾아간
꾀꼬리 마을 풍경은
늘 조용함이다.
조용함 속에서
그 시절 친구들 이름을
하나 둘 불러본다.
대답 없는 이름들!!!!
또 혼자서 끙끙 거린다.
오늘따라 유난히
찬 바람이 마음을 휘젖는다.
취수탑 뒤편
하얀 자작나무가
토닥이며 마음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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