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면 두암리] 유물, 유적 많아 역사의 향취 가득
[이원면 두암리] 유물, 유적 많아 역사의 향취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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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199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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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암리 전경

이원면 두암리(斗岩里)의 옛 이름은 '말바위'.  마을 앞으로 말의 형상을 한 넓다란 바위가 있었고 그 바위를 말바위라고 불렀으며 그로 인해 마을지명이 유래되었다.

주민들이 얘기하는 '말바위'는 최근 이원면 소재지에서 두암리 및 이원리로 향하는 도로 확포장공사로 인해 도로에 묻혀 버렸지만 말바위 위에 있었다고 전하는 백촌 김문기 선생의 별장이 '마엄계당(馬嚴溪堂)'에 얽힌 전설로부터 월이와 일향의 전설이 전해오는 등 이 작은 마을에는 애틋한 얘깃거리가 많이 전해진다.

두암리라는 지명이 유래된 말바위에는 옛부터 조선시대 사육신의 한 사람인 김문기 선생의 별장이 있었다고 전한다. 김문기 선생이 단종 복위운동에 연루돼 화를 당하고 재산이 몰수되면서 이곳에 있던 벼랑은 세조를 옹립하는데 공신이었던 홍윤성이 차지했다 한다. 그런데 이 별장을 관리하기 위해 홍윤성의 노비들이 밤에 잠을 자려면 백마를 탄 장수가 나타나 노비들을 쫓아내곤 해 결국은 별장을 헐어버렸다는 얘기다.

죽어서도 자신의 별장을 지키려 했던 김문기 선생의 혼백에 관한 전설로 이 고장 사람들의 정서를 대변해준다. 이 전설과 함께 월이와 일향의 못다한 사랑 얘기의 무대도 두암리를 비롯한 이원리였다.  이 전설은 힘센 장수인 월이가 마을 주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하던 터에 마을 처녀 일향이와 사랑이 싹텄는데 이를 말리는 부모 때문에 급기야는 일향이가 뒷산에서 목매달아 죽고 월이 마저 일향을 잃은 슬픔에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말았다는 안타까운 내용이다.

이들의 사랑이 싹텄다는 마을 앞 냇물은 이원의 명산인 월이산과 현리를 두암리와 구분 짓게 하는 자연 지형인데, 지금도 나즈막한 두암리 뒷산을 일명 일양산(一陽山)으로 부르는 것으로 미루어 일향이란 이름에서 지명이 유래되었다는 짐작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전설이 묻혀 있는 두암리는 또한 옛 역사유적지이기도 하다.

일제 당시부터 지금은 대부분 도굴 되었지만 많은 고분군이 뒷산에 위치해 있으며 마을 전체가 절터였다고 할 정도로 큰 절이 위치했었다고 전한다. 그래서 마을 원지명은 '한절골'이었다.  마을 어귀에 있는 삼층석탑은 고려 초기 석탑으로 추정되는데 일명 '한산탑'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며 현재 충북도 유형문화재 제120호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마을 곳곳에서 출토되고 있는 기와파편 등을 살펴볼 때 이 절은 고려초기에 창건되었다가 조선시대에 헐렸을 것으로 추측된다.

해방전만 해도 70여호에 이를 정도로 큰 마을을 이루었던 마을 당시는 법정리동인 이원리가 면 소재지 역할을 했기 때문인데 현재 가구수는 30호, 인구수는 1백여명에 불과하다.  마을의 규모가 작아진 만큼 주민들은 '단결과 화합'이라는 장점을 얻었다. 한가족같이 지낸다는 주민들의 말 속에는 경로잔치를 한번 해도 노인층 뿐만 아니라 마을 어린이들까지 함께 하는 마을 축제로 승화된다는 자랑이 들어 있다.

면 소재지로서의 기능을 했기 때문에 각성바지이지만 우애가 부족한 집안보다 훨씬 더 우애가 좋다는 자랑도 곁들여진다. 대체적으로 부채가 적고 생활형편이 고른 것도 주민들이 단합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주요 소득원은 과수로 11농가가 복숭아 재배를 하고 있으며 과수작목반(회장 유남열)이 구성되어 소득향상을 꾀하고 있다.

3∼4가구가 재배하는 묘목도 주요 소득원 가운데 하나인데 61세 이상의 노인층은 21명이며 비교적 젊은층인 40∼50 대로 주민들이 구성되어 있다. 주민들 가운데 어려운 가정이 흉사를 당했을 때 마을 소유 임야에 묘소를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도 주민들로서는 큰 위안이다.  마을회관 2층에 군의 지원으로 15평 규모의 건강관리실이 설치되어 주민들의 건강을 도모할 수 있게 된 것은 지난 94년 봄이었다. 농번기 등에는 이용이 저조하지만 점차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을 내에서는 천세봉씨와 강경구씨 부부가 효자, 효부로 인정받고 있는데 아래, 윗집에서 서로 시샘하듯 부모에게 잘한다는 더없는 칭찬을 받고 있다.  이기우씨는 묘목을 생산해 소득을 올리는 농가로 꼽히고 있으며, 출향인으로 서울에 거주하는 유자원씨가 마을회관에 TV와 선풍기를 기증하는 등 마을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출향인과 주민들의 연계도 잘 이루어지는 편으로 두루미회(회장 김대환)와 정우회(회장 김운재) 등의 모임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마을 내의 숙원으로는 마을안길, 하수구 복개 및 포장이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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