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면 대성리] 한절밭 한호팔경 곳곳마다 절경 자랑
[청산면 대성리] 한절밭 한호팔경 곳곳마다 절경 자랑
  • 인터넷판 webmaster@okinews.com
  • 승인 1994.10.2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대성리 전경

청산에 가면 청산팔경이 있어 청산의 수려한 경관을 노래하고 청산의 한 마을인 대성리에 가면 한호팔경(閑湖八景)이 있어 막힌 가슴을 시원스레 뚫어준다. 일명 한절밭 절경으로도 불리는 한호팔경은 군내 마을단위 경관을 노래한 것 중 유일한 것.

제 1경이 범월청풍(泛月淸風)이요, 제 2경이 응봉제월(鷹峰霽月)이며, 제 3경은 청학귀운(靑鶴歸雲)이다. 제 4경은 청량종성(淸凉鐘聲), 제 5경은 우산낙조(牛山落照), 제 6경은 가탄어화(可歎漁火), 제 7경은 갈령비폭(葛嶺飛瀑), 제 8경은 노적창파(露積蒼波)가 대성리 한호팔경의 면면이다.

이같은 한호팔경은 대성리의 수려한 경관과 산구를 일컬어 옛 선조들이 명명해 온 것으로 조상들의 풍류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이처럼 일개 단위마을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팔경이 전래되어온 것은 대성리가 예로부터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양반 고을이란 명분이 작용한 것으로 주민들이 분석한다.

한호팔경은 예로부터 물과 가까이 있는 대성리를 표현하고 있기도 하다. 마을 앞으로 보청천 맑은 물이 흐르는 동남향 양지바른 고을은 옥천으로 보면 보은과의 경계를 이루는 마을이다.  청산면 소재지에서 505호 지방도를 따라 보청천변 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마치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발을 내딛는 느낌이다. 형형색색 옷을 갈아입은 주변 산의 단풍과 더불어 보청천 맑은 물이 숨쉴 공간을 터주기 때문이다.

청산 상수도를 끼고 예곡리로 향하는 삼거리에서 좌측 아스팔트 포장도를 얼마간 달리면 도착한다. 보은군 마로면에 이어 속리산으로 향하는 이 지방도는 여느 관광도로에 못지 않다.  전체 80가구 가운데 73호가 전업농가로 대성리는 옛 삼국시대 유적이 숨쉬는 곳이기도 하다. 한절밭, 잿마, 월남 등 3개 자연마을로 이루어진 이곳은 주위 지형에 따라 명칭이 정해진 경우이다.

특히 잿마에는 현재 단 한 가구도 거주하고 있지 않으나 삼국시대의 옛 성터가 남아 이곳이 삼국시대의 신라, 백제 접경이었다는 점을 확인해준다. 이 성터는 보은-상주간 길목을 지키는 중요한 길목에 위치한 성으로 '옥천향지'에도 기록이 나와 있지 않다.  다만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성안쪽을 중심으로 많은 유물이 출토 되었으며, 특히 일본인들이 많은 유물을 가져갔다고 전한다.

성터를 중심으로 주위에는 많은 고분군이 위치해 있으나 거의가 도굴된 상태로 구분의 석벽만이 덩그러니 보여 비지정 문화재의 훼손 실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현재 이 마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작물은 잎담배. 15농가가 잎담배 경작에 참여하고 있으며 두드러지는 소득작목으로 최근에 도입된 '천마'가 있다.

청산농협에서 소득작목 육성책으로 도입된 천마는 과거 군내에서 한차례 재배가 시도되었으나 종균접종기술 등의 부족으로 인해 실패만 하고 말았는데, 강원도 춘성농협에 가서 접종 기술을 배운 후 재배에 성공해 짭짤한 소득원이 되고 있다.  마을 내에서는 곽재춘씨 등 8명이 천마 재배에 참여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1백평에서 3백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려 고소득작목으로 꼽히고 있다.  두통 등에 쓰이는 한약재로 납품되는 천마는 모양은 일반적인 '마'와 비슷하지만 버섯과 같이 종균을 접종해 재배하며 처음 천마 재배를 시작할 때 상대적으로 종자대 등 투자비가 많지만 소득작목으로는 손색이 없다.

대성리, 만월리 지역의 교육산실로 지난 92년 분교장으로 격하된 청산초교 대월분교의 통폐합 시 학교 건물의 용도에 대해서도 주민들은 관심어린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여느 시골마을의 학교와 마찬가지로 이곳 역시 주민들이 부지를 확보하는데 힘을 모았고 교육청에서는 건물을 세운 관계로 주민들은 학교가 폐교되면 주위의 자연환경을 이용, 야영장으로라도 활용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여름철이면 마을 앞 보청천은 으레 행락객들의 놀이터가 된다. 주민들이 수시로 청소하며 환경을 지키고는 있지만 매년 똑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쓰레기처리비를 징수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특히 같은 보청천이지만 보은군 관내는 이미 마을 노인회를 중심으로 행락객들의 쓰레기처리비 징수체계가 갖춰져 있으며 임시 화장실 등이 설치돼 주민들의 불편을 덜어주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마을에서는 서창근씨, 유 벽씨, 원택희씨, 이원희씨 등이 인정받는 농가로 꼽히고 있으며, 넓은 초원을 이용, 축산단지로 발돋움 해보자는 얘기도 나온다.  원주원씨의 세거지로 현재도 32가구가 원씨 집성촌을 이루고 있으며, 60년대 중반에 건설한 마을 소류지의 바닥을 준설해 용수 공급에 지장이 없도록 해달라는 숙원을 품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