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지역과 대학의 상생발전(2)]서울시, 지역과 단절된 대학 담장을 허물다
[기획 - 지역과 대학의 상생발전(2)]서울시, 지역과 단절된 대학 담장을 허물다
대학-청년-지역사회 상생 유도한 캠퍼스타운 사업 3년차
학교 당 최대 100억원 지원, 인적·물적 자원 총동원
청년, 상권 살리고 마을 일 기획하는 당사자로 성장
  • 이현경 기자 lhk@okinews.com
  • 승인 2018.11.09 00:07
  • 호수 1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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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충북도립대 공병영 총장 인터뷰
2회: 대학도시 서울, 캠퍼스타운 조성 앞장서다
3회: 고려대‧숙명여대 캠퍼스타운, 마을 활력소 되다
4회: 핀란드 대학과 지자체는 도시재생까지 함께 한다
5회: 스웨덴 지역발전 중심에는 산‧학‧정 협력 있다

지역과 대학은 다른 듯 같은 문제를 앓고 있다. 지역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필요로 한다. 청년이 집합해 있는 대학은 지역 입장에서는 중요한 성장 동력인 셈. 홀로 성장의 한계점에 다다른 대학 역시 새로운 파트너가 필요하다. 대학 경쟁력과 직결되는 취·창업 활성화, 주거안정화 등 대학이 직면한 과제를 풀어가려면 재원과 사회적 인프라를 가진 지역의 힘이 필요하다.

지역과 대학이 가진 각각의 문제를 푸는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담장 안에 꼭꼭 숨어 있던 대학이 담장 너머 지역으로 나오면 된다. 지역은 손을 내밀어 쉽게 나올 수 있게 이끌면 된다. 간단한 해법을 실천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시 캠퍼스타운 조성' 사업이다. 대학이 담장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서울시는 한 학교당 최대 1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이 재원은 청년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자리 잡을 수 있는 정책 실현에 사용된다. 지역에 남은 청년이 마을을 어떻게 변화 시키는 지 그 결과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우리고장 유일한 대학인 충북도립대(총장 공병영) 역시 담장을 낮춰 지역 안으로 들어오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옥천군·도립대 상생협의체가 시동의 결과다. 이번 기획에서는 상생협의체가 어떤 결과를 낳을 수 있을지, 손을 잡은 옥천군과 도립대가 할 수 있는 공동사업의 모습을 서울시 캠퍼스타운 조성 사업의 사례를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서울시는 성공적인 캠퍼스타운 조성을 위해 48개 대학 총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참여하는 정책협의회를 구성했다. 정책협의회는 연2회 개최를 의무로 한다. 사진은 1차 회의 모습. <사진제공: 서울시>

■ 서울시 32개 대학에 700억원 대 예산 지원

서울시내 대학이 담장을 낮추고 지역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물적·인적 자원을 대량 투입한 서울시가 이끌어낸 결과다. 서울소재 48개(52개 대학 중 48개 대학 참여) 대학 중 공모를 통해 선정된 대학에는 최대 100억원을 지원한다. 사업은 △종합형(4년간 최대100억원 지원) △단위형(연간 2억원~10억원 단위로 3년간 지원)으로 나뉜다.

청년창업 일자리 창출 지원을 포함해 주거·문화·상업·지역협력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통합재생이 종합형이다. 종합형 3년 차 사업을 진행 중인 캠퍼스타운 1호 △고려대(종합형)의 경우 학교 주변에 9개의 청년창업공간이 조성됐다. 대학이 임차보증금을 지원하고, 서울시가 리모델링과 운영비를 부담해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머물며 일할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옥천역-충북도립대 사이 도시재생을 위한 정부 공모를 준비 중인 충북도립대가 참고할 수 있는 모델이다. 4개년 계획을 세운 광운대(노원구)·세종대(광진구)·중앙대(동작구) 역시 학교 밖 죽어 있는 공간을 임대해 재활용하는 도시재생을 내년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프로그램별로 사업비를 지원하는 단위형 사업은 14개 대학이 진행 중이다(표 참고). 옥천군과 충북도립대가 참고할만한 프로젝트가 다수다. 숙명여대(용산구)는 지역 내 전통시장을 살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학기 수업 중 특별교양과목을 개설해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용문전통시장 소식지와 캐릭터, 상가 명함 등이 학생들의 손에서 탄생했다. 경희대(동대문구)는 오랜 명맥을 이어와 지역을 상징하는 상점이 된 전통찻집이 경영난에 문을 닫자, 공유상점으로 재건하는 작업을 했다. 서울대(관악구)는 전통매듭을 기반으로 창업 이후 지역 내 시니어클럽 일자리 창출로 연결했고, 인덕대(노원구)는 특화거리 '국수거리' 활성화를 위해 국수포장백, 수저, 스티커, 명함 제작 등을 진행했다. 내년부터 단위형 사업은 15개 대학이 추가되는데 3년간 모두 279억원의 재정 지원을 받는다.

2016년부터 시작된 사업에 선정된 32개 대학이 받는 예산지원은 700억원 대에 이른다. 예산 지원을 하기 위해서는 근거가 되는 조례가 필수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서울특별시 캠퍼스타운 조성 사업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만들었다. 조례는 상위법령을 근거로 하는데 관련 법률은 현재 없다. 서울시는 주민복지증진과 지역개발사업을 할 수 있다는 '지방자치법'을 상위법으로 이 같은 조례를 만들었다. '상위법이 없어 조례를 못 만든다'는 이유로 다수 사업을 포기하는 지자체에 본보기가 될 사례다.

서울시 캠퍼스타운 조성단 장양규 단장은 "그동안 서울시는 도시관리계획 차원에서 '대학가'에 접근해 왔는데 2016년 연구용역을 시작으로 방향을 완전히 전환했다"며 "대학주변 상권 정리 등 대학가에 접근하는 방식이 아닌 '사업적' 측면에서 접근했고, 대학 내 사업을 이끌어갈 주체를 세우는 것부터 예산과 인력 지원 등을 실시 중이다"고 말했다.

장양규 단장

■ 서울시장과 48개 대학총장 한 자리에 '정책협의회'

예산만 지원했다면 대학을 학교 밖으로 끌어내는데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사업을 만들어 갈 전담팀을 꾸리는 것부터 시작해 서울시장과 48개 대학총장이 만나는 거버넌스 구성 등 인적 네트워크 조성에 힘쓴다. △캠퍼스타운조성팀(5명) △캠퍼스타운정책팀(4명) 두 개 팀으로 구성된 서울시 캠퍼스타운 조성단은 직원 9명이 관련 사업을 관리하고 있다.

거버넌스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지자체장이 움직여야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48개 대학 총장과 정기적으로 만나는 '정책협의회'를 구성한다. 조례에는 정책협의회 구성이 명시돼 있는데 연 2회 개최를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2016년 11월30일 발족된 캠퍼스타운 정책협의회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용학 연세대 총장이 공동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달 24일까지 모두 다섯 차례 정책협의회가 진행됐다.

정책협의회는 캠퍼스타운 조성 사업 큰 틀을 만들고 가치를 공유하는 자리가 되고 있다. 전담팀인 서울시 캠퍼스타운 조성단과 대학별 기획실무단은 세부적인 사업 계획을 세우고 진행하는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서울시 캠퍼스타운 조성단 정책팀 송은숙 팀장은 "요즘 대학을 보면 대학 안에 모든 편의시설부터 주거시설 등이 갖춰져 있다. 대학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데 이를 밖으로 끌어내려면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며 "정책협의회와 전담팀 구성 예산지원이 노력의 결과다"고 말했다.

송은숙 팀장

■ 캠퍼스타운 정부정책화 추진 '국토부, 대학 중심 도시재생 뉴딜사업 실시' … 충북도립대 내년도 공모 준비 박차

서울시는 자체 사업으로 끝나지 않고 정부 정책화까지 추진한다. 사업 필요성을 지속 건의해 국토교통부 도시재생뉴딜사업에 '대학타운형'을 도입하는 결과를 낳았다. 2018년부터 시작된 국토부 사업에는 △경남도립남해대학 △경북대 △인제대 △전남대가 공모에 선정돼 사업을 준비 중에 있다. 이 대학은 서울시와 업무 협약을 맺어 축적된 노하우를 전수 받을 예정이다.

충북도립대 역시 내년도 정부 사업 공모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달 24일 충북도·옥천군·충북도립대·충북개발공사 등 4개 주체가 첫 만남을 가진 뒤 사업 계획에 들어간 것.

충북도립대 공병영 총장은 "경남도립남해대학과 서울시로부터 관련 자료를 확보한 상황이고 올해 충북대가 공모사업에 신청했다가 아쉽게 떨어졌는데 충북대 서류도 확보해 놓은 상황이다"며 "내년도 사업에 선정되면 100억원 이상 중앙정부 예산을 받아 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기숙사 신축과 맞물려 충북도립대 주변 정주여건 개선과 상권개발이 한꺼번에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 서울시 캠퍼스조성 사업 주요내용
대학명 주요내용
광운대 (노원구) 3D프린트  분야 창업해 제품 생산
지역 중·고등학교 출강, 진로체험
동국대(중구) 주차공간  공유 앱 개발, 공예브랜드 편집샵 운영
농부학교 운영, 정착형·체험형 4가족 유치
성공회대(구로구) 독립아티스트-시각예술분야 이티스트 협업
성균관대(종로구) 조손청년  위한 크라우드펀딩 159% 달성
한국 전통 살린 액세서리 브랜드 창업
숙명여대(용산구) 용문전통시장  소식지·캐릭터·축제 개발
1인가구 도시락 '숙녀의 식탁' 용문시장 내 창업
홍익대(마포구) 간소한  나만의 맞춤가구' 창업, 카페 등 시공
'아트 쥬얼리' 창업, DDP상품 개발 및 백화점 입점
한성대(성북구) 구증구포  발효과정 거친 숙성꽃차 개발, 백화점 납품
해외시장 진출 위한 특허 등록 계획
경희대(동대문구) 경영난에  명맥 끊어진 전통찻집 '녹원' 공유상점 재건
그릇공방·비건베이커리·의류도소매 등 창업
동양미래대(구로구) 구로구  주거환경개선사업 후보지 기초용역조사
서울시 관리형 주거환경개선사업 홍보물 제작 용역
서울대(관악구) 전통매듭  기반 창업 '술술공작소' 면세점 입점
    관악구·송파구 시니어클럽 교육 및 일자리 창출
인덕대(노원구) 노원구  특화거리 '국수거리' 활성화 사업 진행
국수포장백·수저·냅킨·스티커·명함 제작
서울여자간호대
(서대문구)
웰에이징'  프로젝트-지역 어르신 혈압·체온·혈당 측정
건강상담 및 치매예방 교육 실시
케이시대(강서구) 영어과·국제어과, 지역 청소년 대상 외국어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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