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7월17일, 헤어진 어머니를 찾습니다'
'1980년 7월17일, 헤어진 어머니를 찾습니다'
  • 박누리 기자 nuri@okinews.com
  • 승인 2018.09.21 01:01
  • 호수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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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7월17일 옥천에서 태어난 마리아씨. 현재 스웨덴에 살고 있는 마리아씨는 헤어진 어머니와 가족을 찾고 있다.

저는 마리아 헬레나 칼크비스트(Maria-Helena Karlqvist)입니다. 현재 스웨덴 스톡홀름에 살고 있습니다. 한국 이름은 '이효미'. 보육원(충북희망원)에 있을 때 얻은 것입니다. 저를 낳아준 부모님에 대해 아는 것은 없습니다. 이름에 쓰인 성 '이'도, 부모님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압니다.

저는 1980년 7월17일 옥천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5년 전에서야 제가 태어난 곳이 서울이 아닌 옥천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옥천은 서울보다는 작은 도시일 테니 어쩌면 가족을 찾는 게 조금 수월할지도 모르겠다고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알고 있는 것은 생일과 출생지 뿐. 입양기관도 더 이상의 정보는 알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한국어도 몰라 정보를 찾을 수도 없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옥천신문 페이지를 발견하고 메시지를 보내긴 했지만 별로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제 이야기가 실리게 돼 고마울 따름입니다. '신문에 실리기 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없냐'는 질문에는 잠시 숨을 골라야 했지만요.

저는 어린 시절부터 음악과 미술, 독서를 사랑하는 아이로 자랐습니다. 매년 여름엔 양부모님과 함께 핀란드에 있는 별장에서 휴가를 보냈고요. 이곳에서의 삶이 항상 쉬운 것은 아니었지만, 꽤 운이 좋았고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저는 스웨덴 사람이고, 제 모든 삶이 이곳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뿌리'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나를 궁금해하는 이가 한국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고요.

만약 가족을 만나게 된다면 가장 먼저 말해주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저는 행복하게 살아왔고, 저를 떠난 어머니를 원망하지 않는다고요. 그저 어머니의 이야기와 제 가족이 궁금할 뿐입니다.

*이 기사는 마리아씨와의 인터뷰를 토대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옥천신문은 지난 18일 마리아씨의 연락을 받은 후 충북희망원(청주 소재)을 통해 다음과 같은 기록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980년 7월16일 밤 옥천부녀계장 이경숙씨의 집에 한 부인이 찾아와 해산. 자신에게 이미 4명의 딸이 있고 남편이 행방불명된 상태라 양육이 불가하다며 친권을 포기. 이에 부녀계장이 충북희망원으로 인계'했다는 것이 충북희망원이 가진 유일한 기록입니다. 마리아씨는 생후 7개월 무렵인 1981년 2월10일 이곳을 떠나 서울의 위탁가정 4곳에서 1년여를 보냈습니다. 이후 미국으로 보내졌으나 파양됐다가 1982년 사회복지법인 대한사회복지회를 통해 스웨덴으로 입양, 현재까지 그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마리아씨와 그 가족 혹은 마리아씨를 충북희망원으로 인계한 '옥천부녀계장 이경숙'씨를 아는 분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문의: 043)733-7878(옥천신문 편집국)

마리아씨의 아기 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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