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공연에 5천700만원, 지역예술인 '상대적 박탈감'
2시간 공연에 5천700만원, 지역예술인 '상대적 박탈감'
옥천문화예술회관 개관 10주년 기념 유명가수 초청공연 개최
지역 문화예술인 무대 하나 없어 '홀대' 지적도
  • 황민호 기자 minho@okinews.com
  • 승인 2018.08.23 22:21
  • 호수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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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이한 옥천문화예술회관이 개관 기념공연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오는 9월7일 저녁 7시 가수 거미, KCM, 팝페라 가수 신수정, 피아니스트 김수희 등이 출연하는 개관 10주년 기념공연에 5천700만원의 예산이 소요되지만, 정작 지역 문화예술인을 위한 자리는 준비되지 않아 반발을 사고 있다. 이번 공연은 옥천군이 청주의 노바아트란 기획사에 예산을 지급해 기획하는 공연이다.

문화예술회관이 다양한 문화공연을 접할 기회가 부족했던 지역 주민들에게 뮤지컬, 연극, 콘서트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이며 문화수준을 높였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는 반면에 지역문화예술의 성장과 발전에는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시간 40분의 공연에 5천700만원의 예산을 소진하는 이번 기념공연이 일회성 행사라는 지적 외에 그동안 기 백만원 행사 지원에 그쳤던 지역문화예술단체의 상대적 박탈감까지 표출되고 있다.

지역예술단체 A씨는 "500만원도 되지 않는 사업 예산으로 몇날 며칠을 준비하는 지역문화예술단체에 비해 2시간도 안 되는 시간에 5천700만원의 예산을 쓰는 옥천군의 문화정책은 아무래도 이해하기 힘들다"며 "물론 좋은 공연을 저렴하게 본다는 점에서 주민들한테는 유익한 부분도 있겠지만, 지역문화예술인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건 사실이고 지역문화예술 발전에도 그만큼의 예산배정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념공연이라면서 관람료를 책정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주민 A씨는 "기념공연이라서 무료인 줄 알았는데 관람료가 2만원 가량 되더라. 도시에서는 이는 저렴한 가격이지만, 옥천에서는 2만원 내고 공연 보는 것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군 문화관광과 문화예술팀 김연철 팀장은 "문화관광과 내부 규정에 5천만원 이상 공연은 2만원 이상 관람료를 부과하게 되어 있고 5천만원 이하 공연은 1만원 이하로 관람료를 부과하는 규정이 있어 여기에 맞춘 것 같다"며 "보통 이 공연은 10~20만원 정도 들어가는 콘서트인데 군 예산을 지원해 저렴하게 본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관람료는 모두 군의 세외수입으로 잡히며 지역문화예술인들 위한 정책과 사업이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공감하고 더 챙겨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은 오는 2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26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군민을 대상으로 우선 현장 판매를 진행하고, 잔여분에 한해 인터넷 판매를 할 예정이다.

공연 시간은 100분으로, 관람료는 전석 2만원이며, 65세 이상과 등록 장애인은 현장판매 시 신분증을 지참한 본인에 한해 50% 할인된 금액으로 구입할 수 있다.

한편 98억원의 예산으로 2008년에 개관한 옥천문화예술회관은 건축연면적 2천989㎡ 규모에 지상 2층 지하 1층 건물로, 객석 규모 478석의 전문 공연장이다.

옥천문화예술회관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동안 무료영화 47회, 연극 6회, 뮤지컬 5회, 음악콘서트 등 12회 등 모두 70회의 공연을 유치해 3만5천200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는 것이 옥천군의 설명이다.

7일 열리는 옥천문화예술회관 개관 10주년 축하공연 포스터.
7일 열리는 옥천문화예술회관 개관 10주년 축하공연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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