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화합 보다 갈등 키워
교육계, 화합 보다 갈등 키워
교육청, 학교운영 관련 '사과문’ 요구한 학부모 수사의뢰
  • 백정현 기자 jh100@okinews.com
  • 승인 2004.06.12 00:00
  • 호수 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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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이 교육계 갈등을 봉합하기보다는 교권수호라는 명목으로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학교운영에 이의를 제기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막으려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청은 한 초등학교 교장을 학부모가 감금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사건과 관련, 이 학교 어머니회가 학교 운영에 대해 교장에게 요구한 사과문을 빌미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학교운영에 이의를 제기하는 일부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교육 현장에서 몰아내려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4월12일, 군내 한 초등학교 어머니회는 ‘교장 폭행 사건’의 원인이 된 건강달리기와 관련하여 발생한 체벌 사건, 도교육청에 상담 의뢰한 학부모의 신분을 노출시킨 사건, 폭행 혐의로 구속된 학부모의 상담을 받고 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 측이 학교로 보낸 문서를 학교운영위원회에 누설하여 갈등을 유발한 점, ‘교장 폭행 사건’과 관련해 언론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며 그와 만나 원만한 해결에 노력할 것 등 4가지를 내용으로 한 사과문 내용을 작성해 사과문에 반영해 줄 것을 요구하며 해당 학교 교장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해당 교장이 어머니회가 제시한 요구서를 전달받은 뒤, 요구서에 ‘교장 ○○○’이라는 부분이 인쇄되어 있다는 점을 들어 교육청은 요구서를 작성한 어머니회 임원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건을 조사한 경찰 관계자는 “교육청으로부터 수사의뢰를 받고 조사에 들어가 요구서를 교장에게 제출한 어머니회 임원들을 소환, 공문서 위·변조 및 명의도용 혐의와 관련한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학교 교장과 교육청은 교육청을 통해 경찰에 사과문이 전달될 것은 인정하면서도 “수사의뢰를 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해당 학교 교장은 “학부모측이 요구하는 사과문을 전달 받은 뒤 교육청의 감사가 있었는데, 감사과정에서 교육청으로 전달된 것”이라며 “군 교육청이 경찰에 수사의뢰를 한 사항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교육청 박영학 교육장 또한 “수사를 의뢰한 사실은 모르는 내용”이라며 “교육청 자체감사결과 취합된 자료 가운데 사과문이 경찰에 어떤 경로로든 전달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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