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을 위해 땀흘리는 '농우회'
유기농을 위해 땀흘리는 '농우회'
  • 이용원 yolee@okinews.com
  • 승인 1999.07.24 00:00
  • 호수 4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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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3년 6월 동이면 금암리에서 포도를 재배하는 4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저공해 농작물 생산에 대한 논의를 했다. 이 논의과정을 거쳐 탄생한 모임이 바로 금암리 '농우회(회장 오국탁/39)'.

하지만, 농약과 비료 등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포도농사를 짓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결국 이탈 농가가 발생하고 현재는 19 농가만이 계속 저농약 포도 생산에 주력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작황도 좋지 못하고 소출도 낮아 힘든 점이 많았지요. 하지만 포도를 먹는 사람들이 다 우리 조카고, 친척이고 이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고집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고집이 96년 6월 농우회가 생긴지 3년만에 농산품 품질 관리원으로부터 저농약 사용에 대한 품질 인증 마크를 받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올 생산품에 대한 시료채취를 위해 방문한 농산품 품질관리원 강지원씨는 "잔류농약허용기준치의 1/2만 되면 저농약 사용으로 인증을 받을 수 있는데, 농우회에서 생산하는 포도의 경우 1/10 수준밖에는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는 것보다 품은 훨씬 더 많이 들지만 앞으로 지금의 재배 방식으로는 도저히 살아 남을 수 없는 상황이 올 겁니다. 지금 우리의 노력은 곧 다가올 이러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농우회 회원의 일부농가에서는 이미 무농약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비료와 농약에 찌든 땅이 하루아침에 회복될 수는 없기 때문에 농우회 회원들은 지금부터 차근차근 유기농을 향해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농우회 회원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저농약 생산품으로서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있다. 현재 농우회에서 생산한 품질인증 포도는 일반 포도와 똑같은 가격에 넘겨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소비자들에게 판매될 때는 품질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일반 제품보다 고가에 팔린다고 한다.

결국 많은 품을 팔고 일반 포도보다 적은 소출을 내는 농민들의 땀방울에 대한 대가가 제대로 지불되지 않는 것이다.

`안정적인 판로를 개척하는 것' 이는 농우회 회원들만의 힘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교육에 참가해서 다른 군에서 온 군 공무원이나 농협관계자들이 농민들과 함께 2박3일씩 교육을 받는 모습을 보면 참 부러웠어요."

한국유기농협회(회장 유달영)에 가입해 바쁜 시간을 쪼개 중앙 교육에 참가하는 농우회 회원들이 얘기다.

"현재도 가입하기를 희망하는 농가들은 많이 있지만 농약사용 제한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지킬 수 있는 농가만을 선별하고 있습니다. 쉬운 일은 아니죠,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경제적 대가가 지불 되지 못하니까요."

그러나 회원들은 모두 완벽한 유기농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내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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