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이해하게 된 색다른 체험
서로를 이해하게 된 색다른 체험
옥천상고 학생들의 영생원 자원봉사 엿보기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2004.03.27 00:00
  • 호수 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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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우리와 얼마나 다르고, 무엇을 필요로 할까?
정신지체환우들이 모여 있는 사회복지법인 영생원에서 우리들은 이틀 동안 값진 체험을 했다. 지난 18일, 19일 자원봉사캠프에 참여한 옥천상고 학생들은 저마다 새로운 경험을 안고 돌아갔다.

첫 프로그램인 ‘가족과의 대화’ 시간에서 한 학생이 직접 제작한 다큐멘터리는 우리 학생들의 고민을 담은 내용이라 학생들이 많은 공감을 했다. ‘자신과의 대화’에서 쓴 글을 발표하며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시간도 가졌다. 

다음엔 본격적으로 영생원 환우들과 조를 구성해 같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 마음의 문을 활짝 열지 못하고 조심스러워 하던 학생들도 조금씩 말문이 트이면서 친구처럼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노래와 춤도 빼놓을 수 없는 법, 흥겨운 리듬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며 우리는 한껏 더 친근해졌다. 이어지는 식사시간에는 배식과 설거지를 도맡아하며 학생들은 자원봉사를 톡톡히 했다.

저녁 후에 진행된 역할극은 최고의 인기였다. 이날 역할극의 주제는 고등학생들이 청소년시기에 사고(?)를 쳐서 아이를 가진 상황에서의 이야기를 우리가 풀어나가는 시간이다.   역할극 후에 열린 사례발표는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왜 오게 되었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환우들은 조용하게 말하며 우리는 그네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손영진씨의 사례발표는 인상깊었다. 밤에는 촛불의식과 명상의 시간을 갖고 부모님께 편지를 썼다. 또, 선생님들과 진로상담도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둘째날은 영생원 환우들과 대둔산 등반을 갔다.  

케이블카와 구름다리, 신남과 아찔함이 교차하는 등반은 많은 기쁨을 느끼게 했다.  힘들게 올라간 정상에서 다같이 사진을 찍고, 정상에 오른 기쁨을 만끽했다. 점심을 같이 먹으면서 영생원 환우 서효원씨는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작년에는 약간은 조금 어수선하고 그랬지만 이번에는 상당히 성숙한 모습들이어서 보기도 좋았고 정말 좋은 날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점심을 먹고 다시 옥천으로 돌아와 아주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한덕사우나에서의 ‘목욕 시간’이다. 처음 가족과의 대화시간부터 역할극, 등반, 목욕까지 완벽하게 짜여진 자원봉사 프로그램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김연희(2학년)학생은 “그동안 정신지체 환자들에 대해 약간은 편견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번에 자발적으로 봉사를 하면서 모두가 마음씨가 착하고 좋은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고종식(옥천상고3) sujong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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