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농민 마음, 우리 마음마저 '착잡'
안타까운 농민 마음, 우리 마음마저 '착잡'
옥천상고 학생들 폭설현장을 가다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2004.03.27 00:00
  • 호수 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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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천상고 학생들이 안남면 종미리 종배마을에서 폭설피해를 당한 농가를 돕고 있다.

“마음이 심란하고 찢어지죠. 말도 못해요, 밤에는 잠도 제대로 들지 못했구요. 시름시름 앓다가 병원 신세까지 지기도 했었다니까요.” 

“어떻게 사나 마음병이 심해 끼니도 제때 챙겨먹지 못하고 하우스도 넘어지는 판에 우리 같이 인삼 농사짓는 사람들은 어떻겄어요. 그대로 우리 식구들 몽땅 다 굶어 죽는 줄 알았다니께요.” 

폭설로 인해 피해 입은 김우진(67)할머니는 우리를 보더니 한탄하기 시작했다.  안남면 종미리 종배마을은 100년 만에 내린 폭설로 인해 피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직접 현장을 찾아가 보니 내 마음이 다 착잡할 정도였다. 

비닐하우스는 주저앉았고 씌운 비닐은 몽땅 날아가 버렸고 나뭇가지들도 여기저기 부러져 있고 일손마저 많이 딸려 사람을 사서 일을 해야 할 정도였다.  간혹 경찰이나 공무원 노조 그리고 직업훈련원 등 많은 곳에서 도움을 주었지만 아직도 피해 현장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학생이라고 가만히 있을 수 있으랴. 지난 24일 옥천상업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들은 심영석 선생님의 지도 하에 피해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학생들의 마음을 알아서였는지 마을 주민들도 많이 고마워했다. 남학생들이 한참 복구 작업을 하는 동안 종배마을 이장님이신 박백현 이장님을 만나보았다. 첫 만남부터 한숨을 푹∼내쉬는 이장님.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몰라요. 아는 사람이 비닐하우스에서 키워낸 복숭아 농사가 잘 되어 나도 한 번 해보려고 했건만 그렇게 돈을 많이 들여 열심히 해왔건만 이렇게 허탈할 수가 없어요.”

 이장님이 피해보신 돈은 무려 1억 5천만원이나 된다고 한다. 

“아직 자식 놈들이 대학생이라 가르칠 길이 막막한데 다시 빚이라도 져서 복숭아 재배 해야죠. 정부에선 피해 입은 가정에 한해서 도와준답시고 57만1천원씩 밖에 안 들어왔어요. 이걸로 어떻게 복구 작업을 할 수 있겠어요. 하는 수 없이 사비를 들이고 빚을 질 수 밖엽 

걱정을 하시며 말씀하시는 이장님의 이마엔 벌써 주름살 하나가 더 생긴 듯 했다.  복구를 도운 박진호(옥천상고 2학년) 학생은 “생각보다 직접 현장에 와서 보고 일을 해보니 정말 심각하고 안타깝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네요” 라고 말했다. 

또, 심희복(2학년)학생과 송명범 학생(2학년)은 “사람들은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는 줄 알고 거만하게 있다가 자연에게 무서운 경고를 받은 것 같다”라며 “우리가 사는 자연환경에 역행을 하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우리 인간은 자연에 비하면 보잘 것 없이 약한 존재인데 사람들이 자연을 무시한 대가로 자연이 인간에게 준 첫 번째 경고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하루 빨리 종배마을 복구 작업이 끝나 주민들이 예전같이 평화로운 생활을 하며 지냈으면 좋겠고 정부 측에선 확실한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     

 /금효정(옥천상고2)   god133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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