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탐방] 군북 증약막걸리
[상가탐방] 군북 증약막걸리
  • 이용원 기자 yolee@okinews.com
  • 승인 1999.07.10 00:00
  • 호수 4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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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약막걸리 맛으로 승부한다'

군북양조장 3층 옥상에 커다랗게 세워진 간판에 새겨진 문구다. 그 간판은 경부선 철도와 고속도로 사이에 위치한 양조장의 위치 때문에 기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이나 고속도로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잘 보인다.

그래서인지 간혹 간판을 보고 왔다며 찾아와 맛을 보고 조금씩 사가는 사람들도 있고 그런 사람들은 꼭 다시 찾아온다고 홍상경(57) 사장은 말한다.

구역제한제도 때문에 타 지역으로 유통망을 갖추고 판매는 못하지만 가끔 찾아와 맛을 보고 가는 손님들 덕분에 증약막걸리의 깨끗한 맛은 꽤 알려져 있다고 한다.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이전부터 지금의 자리에 있었던 군북양조장의 역사는 이미 50년이 다 되어가고 지금의 홍 사장이 경영을 맡은 것도 13년째다.

"흔히들 막걸리하면 농촌의 농부들이나 서민층에서 마시는 술로 생각하는데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이미 마한 시대부터 5월 밭갈이 할 때와 9월 농사를 거둘 때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사용했던 역사 깊고 대중적인 우리 전통의 술입니다."

홍 사장은 막걸리는 독주와는 달리 알콜도수도 낮고 단백질, 비타민, 이노시톨, 콜린 등 다양한 영양분을 모두 가지고 있는 우리의 전통 건강 장수 음료라고 설명한다.

홍 사장은 군북양조장을 인수하기 전 범식품 화학 주식회사 실험실에서 근무하면서 술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약품과 효소에 대한 연구를 했다.

그러한 경력 때문인지 홍 사장은 연구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양조장 한쪽에 실험용 독을 만들고 끊임없이 신제품에 대한 연구와 실험을 하고 있다.

그래서 나온 신제품이 '전안이 생술'

지금의 막걸리 생산방식을 조금 변형해 개발한 이 술은 여성들이 부드럽게 먹을 수 있도록 고안해 낸 술이다.

백미를 주원료로 만든 전안이 생술은 일반막걸리의 알콜도수인 6도에 비해 조금 높은 10도지만 시판에 들어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 구역제한이 철폐될 때를 대비해서 연구작업과 신제품 개발에 최선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상품들이 개발되면 옥천군에도 일조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홍 사장은 보존기한이 짧은 기존의 막걸리의 단점을 보완한 살균탁주를 연구 중이고 인근 대학교 미생물학과 등 관련학과와 산학협동차원에서 연계해 깊은 연구활동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다.

국순당의 백세주나 포천막걸리 같은 훌륭하고 전국민의 입에 맞는 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지금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홍 사장은 부인 최순자(47)씨와의 사이에 2남1녀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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