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탐방] 여토도예
[상가탐방] 여토도예
  • 이용원 기자 yolee@okinews.com
  • 승인 1999.06.12 00:00
  • 호수 4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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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

어릴 적 뒤꼍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투박하고 거친 느낌의 장독 또한 옹기였다. 옹기에 어머니가 담근 장맛은 일품이었다. 백자류의 도자기는 다른 나라에도 많이 있지만 순수 황토 흙을 구워낸 옹기만큼은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것이 군북면 소정리에 위치한 여토도예 정진철(43)씨의 설명이다.

1982년 6월부터 88년 5월까지 한국도자기(주) 디자인 개발실에서 형태디자인(SHAPE)팀장으로 일했던 정씨는 이후 줄곧 작업실을 운영하며 도자기 공예를 해오고 있다.

한동안은 각종 사회단체와 대학 부설 교육기관에서 생활도자기 강습을 했지만 지금은 작품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자제를 하고 있다.

현재 정씨의 작품은 서울 인사동의 '예당'이라는 전통 공예품 판매점이나 개인 주문, 혹은 전통 음식점으로 주문 판매되고 있다.

"전통 옹기를 이용한 생활도자기를 시작하면서 디자인이나 실용성에 대한 아내의 조언과 도움은 정말 컸죠"

한국 도자기 근무시절 같은 회사 연구실에 근무하던 아내 손영미(38)씨는 지금은 정씨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반려자이면서 작업 친구가 되었다. 현재 손씨는 대전광역시 여성회관에서 도예강사로 6년째 활동하고 있다.

정씨의 안내로 들어선 작업실 옆에 마련된 작품 전시실에는 짙은 흙빛을 내고 있는 친숙하고 익숙한 느낌의 생활 도자기와 정씨가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아름다운 상감무늬가 새겨진 작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우리의 전통 옹기를 만들기 위해서 유약은 다른 나무나 잡 재가 섞이지 않은 참나무, 소나무의 재를 사용해야 한다고 정씨는 말한다. 정씨가 청주나 대전에서 작업을 하다 옥천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바로 최상급의 재를 안정적으로 얻기 위해서였다. 아직까지 옥천에는 아궁이를 사용하는 농가가 있어서 몇몇 농가에 참나무와 소나무만을 사용하도록 계약을 맺고 그 재를 공급받는다고 한다.

"자연산 참나무, 소나무 재를 사용하지 않고 잡 재를 사용하면 제 색을 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화학약품이 첨가된 불투명 유약을 사용하면 옹기그릇이 숨을 쉴 수 없게 코팅이 되고 상감 무늬를 새겨 넣을 수가 없습니다."

여토도예의 여토(如土)는 도예인 정진철씨의 호이기도 하다.

'흙과 같다'라는 뜻인 정씨의 호. 정씨는 흙을 좋아한단다. 특히 옹기를 만드는 옹기점토를.

"옹기의 원료가 되는 황토에는 다른 불순물은 전혀 넣지를 않아요, 그런 순수한 황토 흙을 불에 구워 내면 숨을 쉬는 옹기 그릇이 나오죠."

정씨는 부인 손영미씨와의 상이에 현우(10), 유진(7)남매를 두었다. (연락처 733-6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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