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애의 '소리없는 아우성' 강연회
구성애의 '소리없는 아우성' 강연회
  • 이용원 yolee@okinews.com
  • 승인 1999.06.05 00:00
  • 호수 4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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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성회관에 자그마한 체구의 구성애(내일신문 청소년을 위한 내일 여성센터소장/43)씨가 모습을 보이자 관객석을 꽉 메우고 통로에까지 들어찬 천여명의 중고생들은 큰 박수와 환호성을 질러댔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반응이다. 마치 10대 스타 연예인을 본 것처럼 청소년들은 열광하고 있었다.

"공감대를 느낄 수 있잖아요. 다른 어른들처럼 숨기고 감추는 것이 아니라 솔직하고 정말 저희들을 이해해 주시는 분이잖아요"

한 청소년이 말한 환호성의 이유다.

마이크를 잡은 구성애씨는 그 솔직하고 걸죽한 입담으로 시종일관 청소년들을 사로잡았다.

구석구석에 앉아있는 어머니들의 표정도 금기시 되어왔던 성에 대한 이야기 앞에서는 청소년들의 표정과 똑같았다.

조금은 민망하지만 충분히 공감한다는 표정.

"아이를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왔어요. 지역사회에서도 감추려고만 하지 공개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어린 아들을 데리고 강연을 들으러 온 한 아주머니의 얘기다.

음란물의 악영향과 유아 성폭행, 낙태가 범죄인 이유 등의 강의가 이어지는 동안 간혹 청소년들은 쑥쓰러움에 곤혹스러운 표정도 지었지만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겠다는 표정도 보였다.

아우성(아름다운 우리 아이들의 성을 위하여) 운동을 벌이고 있는 구성애씨는 강의 중간 중간에 아우성 운동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성을 보는 관점이 행위 중심이 아닌 관계로 바뀐다면 성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거예요"

여성이나 남성을 성행위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생명, 사랑, 쾌락이 함께 추구될 때 아름다운 성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구성애씨의 주장이었다.

청소년들은 감싸고 숨기는 것보다는 공개화 되고 솔직한 것을 원했다. 구성애씨의 강연이 청소년들에게 깊게 각인이 될 수 있었던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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