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탐방] 우리꽃방
[상가탐방] 우리꽃방
  • 이용원 기자 yolee@okinews.com
  • 승인 1999.05.29 00:00
  • 호수 47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이 제대로 안 풀리면 책상에 예쁜 꽃을 놓아 보세요"

'우리꽃방' 문을 열고 들어서자 주인이 배달을 갔는지 아무도 내다보지 않는다. 여기 저기 놓여있는 원색의 꽃들과 우아한 자태로 조용히 앉아있는 동/서양 난만이 찾아온 이방인을 맞는다.

잠시 후 배달을 다녀오는지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 주인 아주머니가 들어선다.

"꽃을 받는 사람들은 항상 좋은 일로 기뻐하면서 받잖아요, 꽃이나 화분을 받고 기뻐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꽃을 사면서 기대하는 웃음을 짓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힘든 것도 모두 잊어요."

일하는 사람도 없이 혼자 커다란 화분을 배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은데 주인 김은령(42)씨는 얼굴에 웃음이 사라지지를 않는다.

아침 6시30분에 가게문을 열고 밤 11시나 되어야 가게문을 닫는 김씨. 그래서 주변에서 똑순이로 통한다.

힘든 경제위기 속에서 꽃집도 다른 서비스 업종과 마찬가지로 어렵지만 김씨는 긍정적인 사고와 배우는 자세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그 높은 파고를 헤쳐나가고 있다.

올 12월이면 꽃집을 시작한지 만 10년이 되고 지금의 위치에 문을 연 것은 4년째다.

김씨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소비자에 대한 친절이란다. 그 덕분인지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옥천에 취직을 하고 꽃이나 화분이 필요하면 잊지 않고 우리꽃방에 주문을 해준단다.

학생들이 찾는 것이 주로 동전으로 해결할 수 있는 꽃 한 송이 정도지만 김씨는 꽃 한 송이에도 온갖 정성을 기울이고 친절을 베풀었다.

작은 고객인 학생들에게 베풀었던 친절은 잠재 고객 육성뿐만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광고로 까지 이어졌다. 좋은 이미지를 받은 학생들이 집에 가서 최대 고객인 어머니에게 '우리꽃방' 자랑을 했기 때문에,

"꽃은 인간들 사이에 사랑을 더욱 값지게도 해주지만 건강과 부를 가져다주기도 한대요. 사업이 제대로 안 되는 사무실을 아름다운 꽃들로 장식을 하면 의외로 일이 잘 풀릴 수도 있을 거래요"

김씨가 더 좋은 서비스를 위해 가르침을 받고 있는 모 대학 사회교육원 교수가 해준 말이란다.

김씨는 자신이 표정이 밝고 항상 긍정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된 것도 항상 가게 안에서 아름답고 향기 좋은 꽃들과 함께 생활을 하기 때문인 것 같다며 환하게 웃는다.

김씨는 남편 이훈(46)씨와의 사이에 딸 상미(17), 선민(15), 아들 상현(10)군을 두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