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학생들은 모두 효행상 탔어요
우리 학교 학생들은 모두 효행상 탔어요
  • 이용원 yolee@okinews.com
  • 승인 1999.05.15 00:00
  • 호수 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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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이 90명 남짓한 작은 시골 학교, 하지만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아름답고 순수한 마음만은 너무나 큰 안남초등학교(교장 최영근).

이 작은 학교에서 지난 8일 학교에서 주는 효행상을 전교생이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6일 어린이적십자단(담당교사 이동수/석경옥)에서 주관한 알뜰시장은 학생들이 가지고 온 책, 옷, 학용품, 인형, 가방, 가전제품 등으로 가득했고 물건을 팔고 사며 떠드는 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했다.

이번 행사는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들의 선물을 스스로 마련할 수 있는 재정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아이들이 생각해 낸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결과는 재정확보 외에도 오래 동안 사용해 싫증이 난 물건들을 서로 바꿔 사용할 수 있게 돼 자원 절약에 한 몫을 했고 시장경제의 흐름도 아이들 스스로 깨우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것이 임만재 교감의 설명이다.

이번 알뜰시장을 통해 들어온 수익금은 전교생에게 1천원씩 지급됐다.

아이들은 이 돈으로 들에서 힘들게 일하고 돌아오신 부모님을 위해 파스나 드링크제품을 사드리기도 했고, 담배를 많이 피우시는 아버지를 위해 사탕과 껌을 사다드리기도 했다.

어린이 적십자단 유지혜(6학년)단장은 "직접 준비하고 아이들이 싸게 갖고 싶은 것을 사는 모습이 기뻤고 선물을 받은 부모님이 기뻐하시는 모습도 좋았다"고 말했다.

열린교육시범학교로 지정된 안남초등학교에서 펼쳐진 이번 행사는 부모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일으켰다.

한 학부모는 "자녀가 처음으로 자기스스로 번 돈으로 해주는 어버이 날 선물이기에 어떤 선물보다도 값지다"며 "계속 보관하면서 아이에게 보여주겠다"고 기쁨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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