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탐방] 또와수선
[상가탐방] 또와수선
  • 이용원 기자 yolee@okinews.com
  • 승인 1999.05.01 00:00
  • 호수 4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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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와수선'의 벽과 출입문은 지저분하다.

아파트를 매매 하거나 전세를 놓는다는 공고부터 일일관광열차 타고 나들이 가자는 광고지까지 이런 저런 광고문들이 붙어 있고, 유리로 된 출입문에는 유리테이프자국이 여기 저기 나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 그렇다는 것이 사장 노애순(42)씨의 설명이다.

"거의 복덕방이에요, 지금은 봄이니까 사람들이 일하러 나가서 한가하지 겨울에는 항상 사람들로 득실득실해요."

브라우스를 들고 와 다리미질을 하던, 옆에서 가게를 하고 있다는 한 아주머니의 말이다.

옥천읍 가화리 현대아파트 앞 상가에 위치한 수선집은 마을 사람들의 옷을 수선하는 것 말고도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마도 '또와수선'을 시작한지 3년이 됐다는 노씨의 사람 좋은 웃음과 소탈한 성격 때문이 아닌가싶다.

결혼하기 전부터 재봉 일을 했다는 노씨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썩히고 싶지 않아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금산이나 대전에서도 소문을 들었다며 옷을 갖고 오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때는 정말 보람을 느끼죠, 하지만 수선을 힘들게 했는데 제 가격을 쳐주지 않을 때는 정말 섭섭해요"

수선은 엄연히 기술이기 때문에 정당한 기술력의 대가는 받고 싶다는 것이 노씨의 생각이다.

아침 10시부터 밤9시까지 재봉틀 앞에 있으면 피곤하지만 아직까지는 오래된 재봉 일이 지겹기보다는 즐겁다는 노씨.

노씨는 가게를 운영하면서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이기 때문에 일은 꼼꼼하게 하고 서비스도 최대한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경영방침이라고 말한다.

"저희 집에 들어왔다 나가는 옷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림질을 해서 내보내요, 그래야 속이 시원하니 어쩌겠어요."

아직까지도 남편과 가족의 옷에 반듯한 줄이 서지 않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고 말하는 노씨는 가게에 들어오는 옷가지도 줄이 제대로 서야만 마음이 놓인다고 한다.

노씨의 얘기를 들으며 '진정 옷과 인연이 있는 사람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씨는 처음에는 반대했다가 이제는 집안 일도 많이 도와주는 남편과 두 아들이 고맙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문의전화 731-2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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