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 회복이 의미하는 것
도덕성 회복이 의미하는 것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1989.09.30 00:00
  • 호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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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참 뒤숭숭하고 무서운 얘기들이 많이 들리는 세상에서 살고있다. 가끔은 길을 가다가도 문득 소름으로 오싹해지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세상은 이미 삭막함에 익숙해져 있는 것 같다. 고대사회에서는 족장이나 왕들이 자연적인 천재지변이 일어나거나 해괴한 일이 있을 경우 손수 제물을 바쳐 하늘에 제사를 지내곤 하였다. 물론 과학이 그만큼 발달하지 못했고 사람들의 인식능력에도 한계가 있었으니 당연한 일일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러한 천재지변이나 해괴한 일이 국가적인 재앙으로 취급되어 왕이 직접 주관했다는 것으로 보아 나라의 백성을 염려하는 민본사상의 단초라고 생각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아무튼 사람을 가치없게 여기는 현시대에서 보면 이상한 일일수도 있겠다.

요즘같이 부모들이 자식들을 특히 딸자식을 집밖으로 내보내기 겁나는 때가 없었던 것 같다. 한결같이 신문 사회면을 채우는 큼직한 기사는 언제부터인가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된 인신매매 사건과 성폭행, 마약사범 등이다. 자본주의가 성장함에 따라 물질문명이 크게 발달한 만큼 의식의 변화가 뒤따르지 못했다는 데에 결국 인간성 상실의 원인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에 따라 인간의 상품화가 진행되기도 하였으며 그것은 자본주의 병폐의 하나인 공공연한 매춘과 매매춘으로 깊이 뿌리박기도 하였다. 이는 물론 남성우위의 사회구조속에 알게 모르게 나타나게 되는 성차별 의식에서 기인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매춘의 구조는 현대 사회구조가 아무리 남녀평등을 지향하고 있다 하더라도 경제권을 쥐고 있는 남성들이 돈만주면 여성의 몸을 살 수 있다는 돈의 논리에 편승한 결과이며 그것은 곧 한 사회의 퇴폐적인 타락상을 확연히 드러내주는 한 단면이다.

이렇듯 성의 상품화가 이루어져 오면서 결국 상품(?)의 재생산이라는 문제가 크게 대두되리라는 것은 자명한 얘기가 된다. 때문에 좀더 젊고 예쁜 처자들이 더욱 상품가치를 인정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것 때문에 마지막 일말의 인간성까지 버려가면서 자행되는 인신매매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근본적으로 사회구조적인 문제이겠지만 당장 한 번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에 지속적인 민생치안력의 강화로 막을 도리밖에 없을 듯하다.

정부의 민생치안 강화발표가 있은 후 여러면으로 단속과 검문 등을 강화하여 법질서 확립에 일단의 성과는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이와 더불어 지난 8월4일에는 가정파괴범, 유괴범, 조직폭력배 등 7명에 대한 교수형을 집행해 정부의 민생치안 확립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것만으로 주민의 불안이 가라앉은 것은 아닌 것 같다.

물론 허위임이 밝혀졌지만 밑도 끝도없이 봉고차로 실려간 부녀자들에 대한 소문과 심지어 사람을 끌고가서 기름까지 짜내어 팔았다고 하는 식의 악성유언비어가 옥천읍 뿐만 아니라 청산·이원 등 옥천군 각 지역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렇게도 흉흉한 민심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정부가 이 민생치안 문제에 생명을 걸고라도 민심을 달래야 한다. 물론 치안확보라는 문제는 단순히 말로만 해서 될만큼 쉬운 것은 결코 아닐 것이며, 연일 민생치안 확보를 위해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경찰들의 노고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아니 앞으로 더 잘해달라는 뜻으로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그런 의미에서 더불어 사는 지역사회를 밝게 만들어 나가고 민심을 안정시킬 수 있는 길은 확실한 민생치안의 확보와 더불어 사회 전체의 도덕성 회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도덕적인 타락을 겪지 않았던 시대는 없었겠거니와 한 사회의 도덕적 타락의 문제는 예로부터 수없이 거론돼 왔다.

그래서 흑자는 현 사회를 일컬어 「병든 사회」라고 말하기도 했으며 옛날 같으면 당연시 됐을 일들이 현 세태의 각박함을 반영이라도 하듯 과대 포장되기도 하는 것 같다. 세상에 그래도 옳은 일을 위해 힘쓰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으니까 당장 지구의 종말이 오지는 않는다고 하는 말을 들으면서 휴! 하고 안도의 숨을 쉬었다면 한편 서글픈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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