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유출,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1999-06-12 1:29
지역경제 유출,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1999-06-12 1:29
  • 이안재 ajlee@okinews.com
  • 승인 1999.04.10 00:00
  • 호수 4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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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8시50분 옥천읍 옥각리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옥천읍으로 가려던 이아무개(37)씨는 한동안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느라 무려 25분간을 기다렸다. 배차간격이 원래 7분이니 간격만 맞는다면 적어도 세 번은 왔어야 할 시내버스는 이씨가 기다리다 못해 택시를 타는 순간에도 보이지 않았다.

옥천-대전간을 운행하는 시내버스의 배차간격이 들쭉날쭉한 데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거기다 아직도 불친절한 운전자에 대한 민원성 항의도 심심찮다.

그럼에도 시내버스를 이용해야 하는 서민들은 안탈 도리가 없다.
대부분은 대전시내버스 회사명을 부착한 버스다. 그나마 옥천 시내버스는 가물에 콩나듯한다.
옥천-대전간을 운행하는 대부분의 시내버스가 대전 시내버스 회사이기 때문이다. 현재 운행되고 있는 총 18대의 시내버스 가운데 15대는 대전버스, 3대만 옥천버스 소속이다.

문제점은 또 있다.
지난 1일 대전시내버스가 전면 파업에 돌입했을 때 옥천 주민들은 덩달아 파업의 피해자가 되었다. 어느 주민은 한 시간을 기다려도 버스가 안와 택시를 타고 왔고 영문도 모른 채 시간과 택시 타는 경비를 길바닥에 뿌렸다.

우리가 선택하지도 않았지만 대전 시내버스의 노선에 위치해 있다는 죄(?) 때문에 소중한 시간·경제적 피해를 감수해야 했던 것이다. 그것 만으로도 억울하다.
어디에 보상이라도 요구해야 속이 풀릴 일이었다. 시내버스 기다리느라고 아이 등에 업고 걸리면서 기다렸던 시간이 너무 아깝고 분하기까지 하다.

한꺼풀 더 벗겨보자.
우리는 이미 대전 시내버스와 옥천 시내버스의 운행대수 비율이 이미 20년 전에 정해진 것으로 지방화시대를 맞아 형평성있게 조정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었다.
그러나 아무리 관대하게 봐주어도 현재 운행되고 있는 대전 시내버스 대 옥천 시내버스의 운행대수 비율 5대1은 지역경제를 감안할 때 도저히 얘기가 안되는 대목이다.

하루 이 구간을 운행하는 옥천 시내버스의 수익은 평균 30만원에서 35만원선.
옥천-대전간 버스를 이용하는 주민들 중 절반을 옥천 주민이라고 본다면 한 달에 6천7백만여원, 1년이면 8억1천만원의 지역 돈이 대전으로 유출되고 있음을 손쉽게 알 수 있다. 그것도 서민들의 돈이.

지역경제의 유출은 심각한 상황이지만 시내버스 업자들끼리의 민감한 문제라 함부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쉬운 대답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몰라서 하는 말이 아니다.
최근 옥천버스가 운행되는 시간대에 버스를 더 증차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는 한다.

그러나 좀더 근본적으로는 행정적 차원에서의 접근이 필요한 시점은 아닐까?
현재는 광역권 행정협의체가 구성되어 있고 그 속에서 자치단체의 이해관계를 협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충북도내 청주와 인접한 지역에서의 시내버스 운행대수 비율도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쉽게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자치단체나 주민 대표기구인 군의회가 얼마나 노력해주느냐에 따라 주민들은 다른 시각으로 공직자들을 볼 것이다.
어려운 상황을 조정해 내고 지역에 조금이라도 이득이 돌아오도록 조정하는 것은 그 해당 자치단체로서는 당연히 해야 할 몫임을 주민들은 침묵으로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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