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고장에 많은 외부 손님들이 찾아오고 있다. 김두관 행정자치부장관을 비롯해 이철우 한탄강네트워크 전 사무처장, 대통령직속기구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진혁 팀장 등. 두 명의 강사는 본사에서 주최한 `주민교양대학' 강사로 방문했고, 진혁 팀장은 지역의 사회단체에서 초청하는 형식으로 우리 군을 방문했다.

그러나 이 세 명의 손님이 방문할 때 들고 온 꾸러미에는 모두 비슷한 것들이 들어 있었다. 듣는 사람에 따라,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지방분권의 시대 주인공은 주민입니다' 정도로 정리하고 싶다.

이들이 풀어놓은 내용물을 보면서 든 생각은 우습게도 `과거 새마을운동이 시작되었을 때 우리 선배들의 마음은 어땠을까?'였다. 그만큼 현 정부의 지방에 대한 정책이 혁명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이 사실이다.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 관 주도로 `개발과 성장'이라는 것을 중심에 놓고 광풍처럼 휘몰아쳤을 새마을 운동의 시대와 지금 우리 앞에 놓은 `지방분권의 시대'는 큰 차이가 있다.

운동의 중심에 `관'이 아닌 `민'이 놓여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내용을 채우며 변화의 물결을 주도해야 하는 것은 지금까지 중앙으로 불렸던 그 곳이 아닌 지금 발 딛고 선 이 곳이며 `관이 아닌 민'이다. 

이런 상황을 짐작케 해 주는데 최근 우리 군을 방문한 손님들은 분명 기여를 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자 이제 남는 문제는 지방분권의 주체가 되어야 할 우리 군과 `주민'이다. 이들의 강의를 들으며 우리 군의 현실에 애써 눈감을 수밖에 없었다. 경쟁력 있고 설득력 있는 우리군의 미래 모습을 그리고 그 그림을 완성해 나갈 `민의 영역'을 누가 어떻게 담당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자∼ 출발!'이라는 소리와 함께 바로 출발할 수 있을 만큼 우리는 아직 준비되어 있지 않다. 옥천군농민회와 한국농업경영인옥천군연합회에서 우리 군 농업의 미래에 대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농민과 군을 비롯한 관련 단체로 `위원회'(가칭)를 구성하자는 제안을 2년여에 걸쳐 했지만 아직도 받아들이고 있지 않은 현실로 대표되는 것이 지금 우리 군의 모습이다.

수영장건립추진위원회의 간담회 요구가 받아들여지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딱 우리 군의 현실이 거기까지다. 국가균형발전위 진혁 팀장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대전 주민들의 유입을 위한 학구제 폐지'와 `대전지하철 옥천까지 연장' 등의 얘기가 거론되고, `그 것은 지역 주민들이 의견을 모으고 건의해야 한다'라는 답변을 듣는 상황이 지금 우리의 현실이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현실의 인식이 되었다면 이제는 `민의 영역 확대'를 위해 군과 주민이 함께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이는 시대의 요구이며 주체적인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관과 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시스템의 연구부터 `민의 영역'에서 주도적인 구실을 수행할 수 있는 `일꾼'을 기르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필요하다.

조만간 `지방분권의 시대, 참된 자치의 시대 옥천군은 무엇을 준비했는가?'라는 질문에 우리 스스로 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