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이것은 청과 일본의 힘을 빌려 백성들의 목소리를 잠재우려 했던 못난 조선말 우울한 우리의 시대상이기도 하다.
‘동학’이 던져주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 공공연하게 상존해 있는 여러 비 인권적인 차별에 대한 경종을 울려준다. 동학은 장애인과 외국인 노동자들, 그리고 땅에 뿌리박고 있는 우리 농민들 등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외면받고 있는 것들에 대해 그들과 같이 전선에 설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 준다.
이인석 문화원장이 말했듯 동학은 군민이 주인되는 참 민주주의 세상으로 해석될 수 있고, 채길순 교수가 말했듯 아직 남아있는 보이지 않는 차별까지 없애고 서로가 존중하는 사회를 희망하는 발원일수도 있다. 군이 뒤늦게나마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이 곳은 사람이 사는 기본권리를 되찾으려는 역사가 살아 움직이는 소중한 장소이다. 보존과 관리는 선현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예의이다. 그것을 넘어 다시 역사 속 한 페이지에 숨겨진 그들의 목소리가 재현되길 기대한다. 이 곳이 옥천 주민 인권의 성지로 재탄생하기를 바란다.
동학군들이 110년 전 갑오년 봄에 부조리한 억압과 외세의 침탈에 항거하며 재기포를 선언했던 것처럼 바로 그 곳에서 억눌렸던 불평등을 목놓아 외칠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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