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대출금리 12.5% 이하로 내린다
농협 대출금리 12.5% 이하로 내린다
  • 이안재 ajlee@okinews.com
  • 승인 1999.03.27 00:00
  • 호수 4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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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군내 각 단위농협 상호금융 대출금리가 3월말 안에 12.5% 이하로 내리게 되었다. 또 연체금리는 18% 이하로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11일 단위농협 대출금리를 11%대로 인하할 것을 요구하며 이날 오후부터 옥천농협에서 농성을 벌인 농민회(회장 이청록)는 12일 0시40분께 한용택 농협 군지부장의 중재로 상호금융 대출금리를 12.5% 이하로 인하하고 연체금리는 18% 이하로 인하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아 농성을 풀었다.

농민회와 농협군지부에서는 이외에도 12.5% 이하로 대출금리를 인하하되 추가 인하요인이 발생할 때에는 추가로 금리를 인하하기로 합의했으며 각 단위농협 금리조정위원회에 농민회 등 농민단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도 받아냈다.

12일 농성장에서 농민회원들과 한용택 군지부장과의 약속에 따라 농협군지부에서는 합의 내용을 단위농협 조합장들과 다시 협의, 이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13일 오전 10시 농민회원들에게 확정, 통보함으로써 이날 합의사항이 공식화되었다.

이로써 옥천군 농민회 회원들은 지난 3일 농협군지부를 찾아가 한용택 군지부장과의 간담회를 통해 상호금융 대출금리를 인하해 줄 것을 요구한 이후 10일 만에 대출금리를 2% 끌어내리는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군내 각 단위농협에서는 3월말까지 금리조정위원회를 각각 개최, 12.5% 이하로 금리 인하를 결정하고 시행하게 되지만 12.5% 이하의 금리를 적용하기보다는 대부분 12.5% 선에서 대출금리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관련기사 면>

김석호 농민회 사무국장은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대변하는 역할을 했다는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농민 문제에 대해 좀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활동해 나간다는 것이 회원들의 뜻"이라고 말했다.

<해설-농협 대출금리 인하까지>

지난 3일 옥천군 농민회 회원들이 농협 군지부장을 찾아 상호금융 대출금리를 낮춰 줄 것 등 5개항의 조건을 수용해줄 것을 요구했다.

농민회원들이 요구한 금리는 11%대. 연체금리도 14%대. 이들 회원들의 요구는 전날 조합장 회의를 통해 조합장들이 대출금리를 12.95%로 하자는 데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시화되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농민회원들이 대출금리가 11%로 낮춰질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당시 충북도내 각 농협들이 농민회 등 농민단체의 요구에 맞춰 대출금리를 12.5%대로 낮추는 작업을 하고 있었던 상태여서 이청록 회장도 도내의 각 농협에서 얻어낸 결과보다 0.1%라도 더 낮으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을 뿐 대략 12.5% 선에서 수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 간담회는 11일까지 조합장 회의를 통해 협의를 한 후 답변을 주겠다는 한용택 군지부장의 답변에 따라 일정이 미루어졌고 농민회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한 수준에서 조합장들의 합의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11일 오전 11시 농민회원들과 한용택 군지부장이 만난 안내농협 회의실에서는 조합장들이 협의를 통해 대출금리를 12%대에서 하되 각 농협 금리조정위를 열어 결정하도록 하겠다는 결정사항이 전해졌다.

이에 농민회원들은 즉각 반발했고 최소한 충북도내 대부분의 다른 시군에서 합의된 12.5% 이하로 인하하겠다는 점을 명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농민회원들은 특히 농협의 대출금리를 더 내릴 경우 예금 대 대출금리의 마진폭이 줄어들어 농협의 운영에 문제점이 발생하고 결국은 농협 조합원들의 부담으로 전가될 수 밖에는 없다는 농협 조합장들의 논리 전개에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농협의 구조조정으로 경영합리화를 이끌어내 운영을 하려는 의지가 아니라 '돈장사(신용사업)'를 통해 손쉽게 농협을 운영하려는 데에 논리 전개의 핵심이 있다는 지적과 아울러 '다른 곳은 대부분 12.5%로 대출금리를 낮추었는데 옥천만 특별히 12.5%로 인하하면 농협이 망한다는 얘기냐' 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농협이 '농민의 조합'이 아닌 '직원들의 조합'으로 변질되어 있다는 비판이 나온 것도 이 자리에서였다.

회원들은 옥천농협을 찾아와 농성을 벌이며 송재주 조합장과 대화를 나누었으나 서로의 입장을 좁히지 못하고 송 조합장이 약속 때문에 자리를 떠나는 바람에 결렬되는 분위기를 맞았다.

이에 농민회 회원들은 옥천농협에서 장기전을 준비하며 철야농성에 나섰고 대출금리 인하 문제는 여전히 평행선을 긋는 것처럼 보였다.

농민회원들의 농성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한용택 농협 군지부장은 밤 10시가 넘은 시간 농민회와 단위농협과의 중재를 위해 정용석, 이찬규씨 등 옥천농협 이사들과 함께 다시 옥천농협을 찾았고 12일 0시40분께 타협안을 이끌어냈다.

이날 타협안은 각 조합장들과의 협의를 통해 13일 농민회 측에 전달됨으로써 금리인하는 공식화되었다.

이번 대출금리 인하 합의과정은 이제 시대의 변화와 함께 농민들의 현장의 목소리가 구체적으로 농협 운영과정에 전달되었다는 의미를 가진다.

특히 이번 농민회의 대출금리 인하요구와 농성 등을 통해 나타난 것은 농민 협동조직인 농협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 요구이기도 해서 앞으로 군내 각 농협들의 구조조정이 어떻게 진행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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