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시즌, 발렌타인 대목 실종 '장사 안된다
졸업시즌, 발렌타인 대목 실종 '장사 안된다
  • 이안재 ajlee@okinews.com
  • 승인 1999.02.13 00:00
  • 호수 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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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시즌과 발렌타인 데이 등 소위 대목이 실종되었다.

옥천읍내 각 선물코너 매장 상인들에 따르면 이번주 들어 군내 각 중·고교의 졸업식이 있었으나 올해의 경우 졸업시즌을 대비해 미리 사둔 상품이 판매되지 않아 평소와 같은 매출만 기록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같은 선물코너의 대목 실종은 IMF 체제가 시작돼 큰 혼란을 겪었던 지난해보다도 매출이 훨씬 감소한 것이란 분석이어서 이들 상인들의 얼굴을 펴지 못하게 하고 있다.

실례로 옥천읍 금구리에서 선물코너를 경영하고 있는 전아무개씨의 경우 졸업시즌임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이 평소와 다름없는 평이한 수준으로, 미리 사둔 물건이 재고로 남게 되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지난해보다도 물건 판매량이 30% 이상 줄었고 그나마도 값이 비싼 물건은 팔리지 않는다"는 김아무개씨는 1년 중 가장 바쁜 철이 지금이지만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또 이런 현상에 대해 지난해 IMF로 인해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었을 뿐만 아니라 고가품보다는 저가품이나 실용적인 선물을 고르는 경향이 많아진 탓이라는 나름대로의 분석을 하고 있다.

그나마 현재 문구를 함께 취급하는 이 선물코너에서 가장 잘 나가는 상품은 노트나 볼펜 등 3천원에서 5천원 사이의 상품이 대부분이고 옛날과 같이 액자나 앨범 등은 나가지 않는 물건이 되었다는 설명.

옥천읍 금구리의 또 다른 상인 신아무개씨는 이런 현상에 대해 주로 선물을 사는 나이대가 중고교생들이라는 점을 감안, 학생들의 씀씀이가 나름대로 건전해졌다고 전한다.

학부모들로부터 받는 용돈이 줄어든 탓도 있겠으나 몇 년 전부터 액자나 향수, 앨범 등 값이 비싸거나 장식품은 서서히 소비가 줄고 핀이나 실용적인 화장품류의 소비가 늘었다고 자체진단하고 있다.

신씨는 또 군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삼양초등학교의 졸업식이 있기 전날인 11일에도 매장은 한산하기만 했다고 분위기를 전하고 "요즘은 서로에게 부담이 가는 선물 주고받기보다 부담이 가지 않도록 서로에게 선물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변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의 경우 발렌타인 데이 대목도 설 전에 있게 돼 발렌타인 데이 대목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상인들의 한결같은 말.

"세나 조금 내고 밥이나 먹고 살 수 있으면 되지, 욕심 부리면 스트레스만 받고 오히려 장사만 더 안돼요. 마음 비우고 웃으면서 장사하는 것이 제일 속 편해요"라는 이 한마디가 졸업시즌 대목을 놓쳐버린 상인들의 허허로운 마음을 읽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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