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돌아갈 곳은 고향밖에 더 있나요?"
"마지막으로 돌아갈 곳은 고향밖에 더 있나요?"
[내고향 옥천] 군서면 은행리 출신 김영수씨
  • 이안재 기자 ajlee@okinews.com
  • 승인 2002.10.25 00:00
  • 호수 6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원농협 상무 김영수씨

"아마도 영수 형님이 없었으면 은행리 향우회는 꾸려지기가 어려웠을 지도 모릅니다. 출향인들에게 일일이 확인하고 컴퓨터도 많지 않았던 때인데 디스켓을 한 가득 가져다 주시고 정관에다, 다른 지역의 향우회 모임 운영 참고사항까지 꼼꼼이 챙겨주셨던 분이 바로 이 분입니다."
 
인터뷰 약속을 하고 김영수(44·이원농협 상무·대전시 동구 효동)씨를 만나러 간 장소에 군서면 은행리에 거주하는 김영권씨가 자리를 함께 했다. 김영권씨는 은행리향우회를 조직할 당시 기획을 했고 초대 총무를 맡아 기반을 다지는 등 향우회의 오늘이 있게 한 사람 중의 한 명으로 김영수씨를 꼽았다. 사람좋은 웃음에 수더분한 인상이 보통 우리가 만나는 이웃이다.
 
김영수씨는 조금 특이했다. 고향이 군서면 은행리이고 대전에 살고 있는 틀림없는 출향인인데 항상 고향과 가까이 있다. 따지고 보니 그가 군내 농협에서 오랫동안 근무해왔고 현재 부모님이 살고 계신 탓이다. 그가 이원농협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올해 농협의 전반적인 인사가 단행되고서다. 이전까지는 군서농협에 있었다.
 
그의 직장 생활은 농업기반공사의 전신인 농지개량조합에서 시작되었다. 농조에 다니던 그는 농협 시험에 응시했고 합격했다. 그가 태어난 고향 군서농협에서 84년부터 첫 근무를 시작했다. 처음에야 출향인이 아니었던 그는 89년 대전에 새 터전을 잡았다. 89년에야 출향인 자격을 획득했다.(?)
 
그리고 90년에는 옥천농협으로 자리를 옮겼다. 4년을 옥천농협에서 근무한 그는 94년 다시 군서농협으로 돌아가 이원농협으로 자리를 옮길 때까지 근무했다.  90년부터 옥천농협에 나와 있던 4년간은 아버지 김창선씨가 군서농협 조합장으로 당선되어 조합장 직을 수행하던 때였다.
 
"어떻게 아버지와 한 직장에서 근무할 수 있겠느냐"며 전근을 요구, 별도 근무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 김영수씨의 말.  "다른 동네, 특히 평곡리를 보니까 마을 사람과 출향인들이 서로 잘 화합하면서 향우회 모임을 잘 갖고 있더라고요. 부러웠어요. 그래서 향우회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향우회가 마련해놓은 집기나 그릇 등이 아직까지 마을에서 긴요하게 쓰일 때 김씨는 일종의 기쁨을 느낀다. 향우회와 청년회가 중심이 되어 백혈병 청년 김영범 구하기를 함께 했던 기억이 가장 남는다는 김씨는 고향에 살지 않고 있지만 `죽으면 돌아올 고향에 대한 애정을 항상 간직하고 있는' 출향인이다.
 
90년 옥천농협에서는 농산물가공공장 설립에 분주했고 286시대부터 컴퓨터란 컴퓨터는 모두 자비를 들여 구입하고 연구한 끝에 지금은 김영수씨에게서 컴퓨터를 배워야 할 정도가 되었다.  군서초 49회 졸업생들이 지난해 처음으로 모임을 가졌다. 그 저변에는 인터넷 모임방을 개설하고 동창들이 언제든 들어와 추억을 나누도록 한 김씨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도 대전과 옥천에서 한 달에 한 번 동창 모임을 갖고 있단다.
 
`언제나 시작을 즐겨 하는 사람'이라는 별명을 달아야 할 정도로 어떤 일을 도모하는 데 열성인 김씨. 한 군데 머물면 우물안 개구리가 되기 십상이라는 김씨는 그래서 오늘도 `배우는 인생'을 즐기기 위해 사람을 만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