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강가마을에서 여름이면 물장구를 하루 일과처럼 어린 시절을 보냈다. 산 넘어 여울목 모래톱에서 수영하는 것도 배웠고 백사장을 걸으며 이름 쓰는 것도 배웠다. 친구 욕하는 것도 다 강가 백사장에 낙서하며 배웠고 덕분에 한글도 절로 익히게 되었다. 도시 사람들이 여울의 모래를 다 퍼갔고 댐이 생기며 규제도 강해져 지금은 금빛 백사장 대신 갈대와 잡목이 숲을 이뤄 이미 산짐승들의 은신처로 다 변해버렸다. 우리는 댐의 수혜자인가. 아님 피해자인가. 타지 생활을 접고 고향에 돌아와 바라보는 강이 그리 유쾌하지마는 않다. 해서 내가 사는 동이면에서는 강을 준설하여 범람에 대비하고 강가마을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크게 일고 있다.
'대청호 지명 바꿀 기회 왔다'(2018.01.16)는 옥천신문 기사를 봤다. 왜 대청댐인지도 처음 알았다. 이웃 대전광역시에서는 오래 전부터 대청호를 관광자원화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들었다. 기사를 보면 다행스럽게도 국토정보지리원 국가지명위원회에서 대전시의 요구를 보류했기에 망정이지 참으로 가슴 철렁한 일이었다. 호수의 피해를 가장 많이 보는 즉 호수의 면적이 가장 큰 옥천의 호수가 영원히 대전 청주의 호수로 기억될 수밖에 없을 뻔했다. 전화위복할 수 있는 기회라 여겨진다. 우리는 이번 일을 통해 옥천군민이 호수의 이름 등록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자치단체장을 중심으로 군민 모두가 결집해야 할 때라 생각한다.
대청호 옥천호 금강호 등 그 무엇이 되었든 지자체는 군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홍보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공모가 됐든 광고가 됐든 모든 역량을 모아 공감대가 형성되도록 뛰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때 애들 많이 썼지, 덕분에 우리 옥천을 대표하는 호수 이름이 되었잖아.' 하며 회자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훗날 우리 옥천을 굽이굽이 흘러가는 호수가 우리 옥천의 소중한 자원으로 작용하고 또 호수 주변의 모든 마을이 피해지역이 아닌 수혜지역으로 불려도 섭섭하지 않을 멋진 이름 - 관과 민의 소통을 거친 뜻 깊은 이름이 만들어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