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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길> 군서면 은행리 다리독길, 백제인 머물던 느티나무 아래
  • 이안재 기자
  • 승인 2017.08.0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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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서면 은행리 다리독길
군서면 은행리 상은마을 마을회관-성티산성-마을회관-상은교-사정리 향정마을-평곡리 곡말-증산리 시름뜰-김영복 효자각-증산리 음지서화 고려관아터 구간 5km

7월15일, 새벽부터 오는 비가 심상치 않습니다. 장맛비 예보가 있기는 했지만 일단 출발 시간만 안오면 진행하고자 했는데 새벽 6시가 넘어도 빗줄기는 여전히 굵습니다. 기존 여울길 탐방단은 물론이고, 옥천중학교 학생들도 참여하고 있는 터라 적이 걱정이 됩니다. 그리고는 급하게 이곳저곳, 새벽같이 전화를 돌렸습니다. 여울길을 한 주 미루겠다고요. 그때는 그래야 할 것 같았습니다.

오전 9시 옥천읍사무소 주차장. 비가 그쳤습니다. 새벽까지 내리던 비가 7시쯤부터 잦아들더니 여울길 출발 시간쯤 되자 그쳤습니다. 혹여 주차장에 나와 기다리는 분들이 있을까봐 옥천읍사무소 주차장에 나갔더니 4명의 탐방단이 나와 있습니다. 설명을 하고 돌아서는데 아쉬움이 교차합니다. 오늘 출발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비는 오지 않고 비교적 시원한 하루가 지속됐습니다. 오히려 오후들어 비가 오는데 거꾸로 위안이 되는? 이건 무슨 마음인가요?

7월22일, 참가인원이 팍 줄었습니다. 15일 원래 계획했던 대로 갔더라면 혼선이 덜 했을텐데 하는 아쉬움 속에 읍사무소에 모였습니다.

옥천중학교 학생들도 마침 방학을 시작해서 인원이 줄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날이 참 좋습니다. 뜨거운 여름철에 여울길을 걷자니 여기저기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리긴 합니다. 그래도 그거 아시나요? 한여름에 작정하고 나서면 오히려 무더위도 참을 만하고 거기에 숲에라도 들어가면 그늘이 드리워 더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을요.

 

백제시대에 쌓은 백제 성. 골짜기를 걸쳐 쌓은 성벽에는 두 개의 수구가 있어 특이함을 주고, 일행들은 성벽 위에 섰다.

■ 1500년 전 백제 성터 흔적 따라 산행

장맛비가 오는 바람에 한 주 늦춘 금강여울길. 버스에서 내린 곳은 군서면 은행리 상은마을.

상은마을 마을회관 둥구나무 앞에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앞에 보이는 성티산, 또는 말동산에 오를 준비를 한다.

이 더운 날 굳이 산을 올라가려 함은 그곳에 특별함이 있기 때문이다.

해발 342m인 그 곳에는 성티산성이 있다.

벌써 1천500년 전 백제 성의 흔적을 잘 볼 수 있는 기회. 옥천의 그 어느 성보다도 백제 성의 형태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성이기에 함께 보고 싶은 마음으로 정한 코스다.

2003년 충북대학교 중원문화연구소에서 신라·백제 격전지 지표조사를 하면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 성은 둘레가 400m이고, 이 성의 서쪽으로 대전으로 통하는 계현성과 곤륜산보루가 위치하고 있어 대전 방면으로 통하는 길목과 계현성을 넘어 대전 남부를 거쳐 대전 사정성으로 통하는 길목을 지키기 위한 백제계 산성으로 밝히고 있다.

특히 성벽이 많은 부분에서 무너져 내렸으나 성문의 형식이 백제 석축산성으로 발굴조사를 거친 대전시의 보문산성, 부여 성흥산성 문터, 전라도 지역의 전형적인 백제 석축산성의 문터 형식을 따르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 곳에서 발견된 토기 조각도 백제 것이라 밝힌다.

성티산성은 또한 계곡 사이로 쌓은 성벽 오른쪽이 무너져 내리고는 있으나 그 성벽에 물구멍(수구)이 그대로 남아 있어 보는 사람들마다 1천500년 전의 모양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백제의 최전방 요새로 본다면 틀림이 없겠다.

그런데 문제는 성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급경사로 매우 가파른 구간이 많다는 점이다. 일행들의 숨이 턱에 다다를 즈음이 돼서야 등성이로 올라서고, 조망할 여유를 갖는다.

2006년에 세운 안내판과 아울러 올해 다시 세운 성 안내판이 있어 사람들을 반긴다. 그래. 잊지를 말아야지. 조상들의 흔적을.

계곡을 걸쳐 쌓은 성벽이 가장 온전하게 남은 성벽으로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며 찍은 사진은 볼 때마다 어떤 영감같은 것을 준다.
 

상은마을 빨래터. 상지리 상보에서 용수로를 통해 내려온 깨끗한 물에 주민들은 빨래를 한다.


■ 상은마을 느티나무와 김영복 효자문

백제 산성의 위용을 눈으로 확인한 일행들이 마을로 내려서자 점심 시간이다. 지난 4월에 걸었던 서화천 상류 상지리 상보에서 이어온 농업 용수로가 마을 한가운데를 지나고 일행들은 시원하게 그늘을 만들어준 느티나무에 감사하며 등멱도 하고, 점심도 먹는다.

느티나무는 여러 가지를 마을에 준다.

마을 정자를 거느리고 있고, 맑게 흐르는 봇물에 빨래를 풀어 하는 빨래터며 한여름 더위를 식히는 그늘을 주니 참으로 고마운 존재다.

예부터 서화천을 건너는 다리독은 군서 들판에는 여기 저기 많았다.

은행리 앞에도 당연히 다리독이 있었고, 상은교를 중심으로 상하류에 다리독이 있었다니 주민들의 기억을 다시 되새겨볼 따름이다.

이제는 4차선 자동차 전용도로에 국도를 내준 도로는 차량 통행이 한적해졌고, 군서 8명당 중 하나라는 '작약미발형' 함박꽃 지형이 있다는 사정리를 지나 평곡리 골말과 증산리에 다다르니 김영복·김건 효자각과 함께 옥금 효녀각이 일행들을 기다린다.

조선 초기 아버지의 병환이 위독하자 멀리 이원면 원동리 적등강(금강)까지 가서 잉어를 잡아 드려서 병을 낫게 하고 아버지의 신주를 모신 곳이 불에 타자 뛰어들어 같이 타죽고 말았다는 함창김씨 김영복·김건 효자 얘기가 일행들을 발걸음을 잡는다.

옥금 효녀문은 어떤가?

아파서 거동을 제대로 못하는 어머니가 있는 집에 불이 나자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다가 같이 타죽은 효녀 옥금을 기리는 효녀문. 양반네들의 충효정신을 기리는 기념물은 많은데 하층민을 기리는 기념물은 옥금 효녀문과 송시열 선생의 아버지 송갑조 선생의 유모 헌비의 비석 뿐이어서 옥금 효녀문은 더욱 눈길을 끈다.

7월 탐방의 끝 여정은 고려시대에 옥천의 관아가 있었다는 군서면 증산리 음지서화다.

증산리 뒷산이 시루봉이어서 들 이름이 시름뜰이라면 금천천 건너 음지서화 마을은 고려시대 관아터가 있는 곳으로 전해져 온 곳이다.

별다른 유물이 발견되지는 않지만 고려시대 관성현 관아터가 있었다는 음지서화 마을에서 일행들은 8월 여울길을 다시 기약한다.

사실 너무 무더운 날이기에 일부 구간을 걷지 않고 생략했다. 애초 계획했던 구간은 7km였지만 일부 구간을 생략하면서 5km 일정으로 대신했다.

힘들다 힘들어!. 성티산성은 그리 높이가 높지는 않으나 등산로는 가파르다. 일행들이 중간에 쉬고 있다.
군서면 은행리 상은마을에서. 일행들이 인사를 나누고 여울길 일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이안재 기자  ajlee@o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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