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굴" 어떻게 봐야 하는가?
"강정굴" 어떻게 봐야 하는가?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1989.09.30 00:00
  • 호수 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고장 옥천에도 6억년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자연 석회동굴이 있다. 옥천읍에서 청산행 버스를 타고 청성농협앞 정류장에서 하차하여 산계교를 건너 장수리로 향하면 행정구역상 무회리로 불리는 20여가구의 산중마을에 도착한다. 마을앞 성황당 고개에는 수령이 400여년으로 되어 보이는 성황나무인 느티나무가 우뚝 버티고 서 있다.

지난 5월초순 이 나무가 운다고하여 흉사를 두려워한 온 동네 주민들이 모여 제를 지내어 나무를 달래 주기도 하였다. 초여름의 잡목을 헤치며 일명 삿갓산이라 불리는 광주리산 중턱에 이르러 보존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낯선 굴을 발견할 수 있다.

굴의 입구는 너무 작아서 한사람이 겨우 들어갈 정도로 비좁았지만 기어서 3m정도 들어서면 일어설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난다. 주위를 둘러보면 종유석 등 채취의 흔적이 보이며 좌우와 천정으로부터 태고의 신비를 느낄 수 있는 자연품들을 접하게 되고 10여m를 다시 비집고 기어서 더 들어가면 두 개의 통로가 나타난다.

좌측 아래로 향하는 굴을 따라가면 호흡이 가빠지고 또 질식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보아 좌측굴은 막혔을 것으로 보고있다. 밑바닥은 습하고 내부는 경사가 심하며 여러곳으로 작은 굴이 많으나 석순 때문에 들어갈 수가 없다. 앞으로 계속 나아가면 넓다란 장소가 곳곳에 있어 둘러앉아 휴식을 취하기에 좋은 장소로 보인다.

난코스를 350여m 계속 전진하여 가면 큰 광장이 나오는데 넓은 방과 같아서 모래방이라 일컫는다. 방의 넓이는 21m쯤되며 20여명 정도 쉴 수 있는 넓은 모래방은 석회석이 물에 씻기어 된 것으로 보인다. 가운데에는 사방 비치되는 철판에 청룡을 조각한 것이 있고, 이 모래방에는 옹달샘이 있는데 물맛이 차고 시원해 약수로 알려지고 있으며 자연의 신비한 맛을 보여주고 있다.

광장 좌측으로 자일을 타고 28m쯤 내려가면 호수가 나타나는데 호수의 폭은 약 3∼4m이고 수심은 대략 6∼7m가 된다. 1975년 보도진에 의하여 이 강절굴이 세인에 알려졌지만 개발가치가 없다는 답사결과와 함께 그 신비함을 자랑하던 내부의 천연적 자연품은 수난을 겪어왔다.

석순을 약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따러오는 사람들과 종유석을 도회지로 반출하려는 석수쟁이들로 인하여 훼손되어 졌으며 구석구석에는 빈봉지와 그릇이 널려져 있다. 도청 문화재 관리국의 한 관계자에 의하면 『강정굴은 내부에 낙반의 위험이 있고 또 너무 오래되어 개발의 가치가 없다』고 말했는데 이 마을에 사는 김모씨는 『이 동굴이 서울 근교에만 있었다면 벌써 개발이 되어 관광명소가 되었을 것이다』고 반문한다.

이 지역 유일의 자연동굴, 도내에서도 보기드문 이 석회동굴에 대하여 우리주민들과 관계자들은 너무 무관심하지 않았던가? 아직은 입구의 길도 험하고 굴속의 시설도 전혀 없지만 계획적이고 심도있게 개발하면 옥천의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을 이 미로의 동굴을 더이상 방치해 두어서는 안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