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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쉬운 일 없다지만 요리(料理)는 만만하지 않은 영역이다.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은 말할 것도 없다. 힘들고, 손 많이 가고, 보통 부지런하지 않으면 제대로 운영하기 어렵다. ‘헤아려 다스린다’는 뜻을 지닌 요리. 궁합이 맞는 식재료를 골라 먹는 사람 입맛에 맞게 조리법을 찾는 과정은 창조에 가깝다. 음식에 값이 매겨진다지만 먹고 사는 일은 그 자체로 숭고하면서도 한편으론 처절하다. 음식 만드는 이의 수고로움을 떠올리면 감사한 마음이 든다.다양한 찬을 만들어 판매하는 반찬가게는 실은 고되고 힘들다. 삼시 세끼를 다 차리기 어려운 가정집에게 반찬가게의 존재는 축복이다. 날마다 달라지는 찬의 화려함 이면에 보이지 않는 고뇌와 값진 노동의 흔적들이 남는다. 그날그날 새롭게 메뉴를 선정하고, 식재료를 찾고, 손질하고, 조리하고, 예쁘게 포장까지 나아가는 지난한 과정이다. 쉴 틈 없는 빡빡한 하루의 연속이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삶의 보람과 노동의 가치를 반찬가게에 가면 만날 수 있다.울산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면서 힘에 부쳤다고 그랬다. 반찬 30~40개를 매일 같이 만드니 몸이 축날 수밖에 없었단다. 게다가 자녀 셋을 키우려 하니 몸이 열 개라도 부족했다. 타지에서 가게와 집만 오고 가는 단조로운 일상은 고향 옥천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부추기게 했다. 마음이 편해지려고 재작년에 짐 싸 들고 남편보다 먼저 옥천에 돌아왔다고 했다. 카페토닥 2호점에서 1년간 샐러드 파스타를 만들어 팔았고, 결국 돌고 돌아 반찬가게를 열었다고 했다.읍내 마암현대아파트, 삼양초등학교 인근에 새로 생긴 반찬가게가 나타났다. 이름하여 ‘토닥반찬가게’. ‘토닥’은 옥천 사람들에게 친숙한 상호다. 그는 안내면 현리에 있는 카페토닥 1호점은 동생이, 읍내 2호점은 언니가 한다고 알렸다. 2월1일 가오픈한 뒤 2월6일 정식 개업한 토닥반찬가게는 안내면 월외리가 고향으로 안내초, 안내중, 옥천고를 졸업한 옥천토박이 이현주(42, 읍 성암리) 대표와 울산이 고향인 남편 안승주(40) 씨가 운영하고 있다.'토닥반찬가게'가 6일 정식 개업했다. 가까운 거리에 마암현대아파트, 다인헤어, 금구어린이공원이 있다.■ 마음이 편하려고 찾은 옥천지난 16일 오후 5시 토닥반찬가게에 다다르자 간판에 ‘영양사가 직접 조리하는 건강하고 맛있는 식탁’이라는 문구가 보였다. 맛도 맛이지만, 건강을 생각하는 균형 잡힌 반찬을 제공해줄 것만 같다. 가게 앞은 유리문으로 돼 있어 안에 조리하는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줬다. 아담한 크기의 가게 내부는 인덕션이 설치된 오픈 주방 형태로 탁 트인 느낌을 줬다. 위생 면에서 정직함이 느껴졌다.가게 벽면엔 이 대표가 취득한 한식·양식조리사, 영양사 자격증이 걸려 있었다. 걸어놓진 않았지만 위생사 자격증도 있다고 했다. 반찬이 진열된 냉장고 안은 이미 많은 사람이 들렀는지 비어 있는 공간이 많았다. 보통 3시가 되면 반찬 준비가 끝난다고 한다. 케이스 안에는 저녁 식사를 위해 예약 주문한 포장 봉지들이 꽤 있었다. 이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는 한 시간 동안 손님 7팀이 다녀갔다. 개업하고 일주일이 지난 토닥반찬가게가 서서히 알려지는 중이었다.오픈 주방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토닥반찬가게 내부 모습. 가게 냉장고 안에 당일 만든 다양한 반찬들이 진열돼 있다. 반찬 앞에 이름, 주재료, 제조일, 소비기한을 확인할 수 있다. 반찬 구성은 전날 밤 토닥반찬가게 인스타그램 또는 밴드에 올리고 있다. 가급적 문자(010-2782-6450)로 예약 주문을 권하며, 반찬 여분에 따라 방문 주문도 가능하다.“울산에 살다가 재작년 10월에 옥천에 왔어요. 울산에 10년 살면서 반찬가게를 6년 했는데요. 고향이 옥천이라 향수 그런 게 생겨서 무작정 올라왔어요.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 중간에 경력단절이 좀 있었죠. 어느 순간 외롭더라고요. 일, 집, 일, 집 하다 보니 고향에 가고 싶다는 생각에 5년 전부터 신랑을 설득했어요. 그러다가 저와 아이들이 먼저 옥천에 왔고요. 작년에 신랑이 합류했죠.”■ 요리강사, 영양사 그리고 반찬가게안내면 월외리에서 5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이현주 대표. 위에 언니 둘이 있고, 밑에 남동생 둘이 있어 딱 중간에 자리했다. 돌아보면 공부도 중간, 음악도 중간, 체육도 중간이었다. 나고 자란 환경 때문인지 몰라도 일찍 철이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집에서 스스로 밥 해먹고, 산에 가면 냉이 캐고, 도라지 캐러 다녔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어도 음식에 재미를 느꼈다. 초등학생 땐 친구 생일날 샌드위치를 만들어 선물로 주기도 했다. 대학 전공도 자연스레 식품영양학. 대학 졸업하고 나서 줄곧 요리를 업으로 삼았다.서울서 일을 시작했다. 영양사 자격증 따기 전엔 요리 강사를 했다. 영양사를 따고 나선 회사 구내식당에서도 일하고, 초등학교 영양사도 했다. 그러다 신랑을 만나 결혼하면서 울산으로 갔다. 신랑은 울산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다 옥천에 와서 더쎈짐에서 헬스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다. 오전에 수업하고, 반찬가게 일을 도와줬다가 다시 출근한다. 이번에 가게 인테리어는 건축 쪽에 발을 담갔던 신랑이 많이 도와줬다. 페인트칠, 바닥 작업하는 데 한 달이 걸렸다.토닥반찬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오른쪽부터) 이현주·안승주 씨 부부가 가게 안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영양사 출신인 이현주 씨는 좋은 식재료로 그날 만들어 신선한 반찬을 만들고 있다. 옥천에서 헬스 트레이너로 활동하는 안승주 씨는 식재료를 구매하고, 인스타그램·밴드를 통해 반찬가게를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무작정 부모님이 있는 옥천에 가고 싶었죠. 신랑 고향이 울산인데요. ‘당신 고향에 10년 살았으니 어머니 고향에서 10년 살게’ 이렇게 된 거예요. 울산은 공업단지라 공기가 되게 안 좋거든요. 그게 싫었어요. 고향에 와서 뭐든 하면 되겠지 싶었죠. 옥천에 오고 한 달 뒤부터 카페토닥 2호점에서 일했어요. 신랑이 헬스 트레이너라 샐러드를 추천해주더라고요. 아무래도 샐러드는 계절을 타는 음식이라 겨울에는 안 드시다 보니 파스타도 같이 한 거고요. 그런데 카페 공간이라 주방이 협소해서 쉽지 않았어요. 단체 주문이 오면 머리가 하얘지더라고요. 하다 보니 내가 돌아갈 길은 반찬가게가 아닐까 싶었어요.”■ 날마다 다른 구성, 메뉴는 전날 공지토닥반찬가게는 인스타그램(@todak_banchan)과 네이버 밴드를 운영해 반찬이 나오기 전날밤 미리 메뉴 구성을 올리고 있다. 반찬 주문은 문자나 전화로 예약해 다음 날 가게에 찾아갈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 직접 방문해 사 가도 좋지만, 원하는 반찬이 없을 경우를 대비해 예약을 권하고 있다. 배달은 따로 안 하고 있다. 반찬은 키즈찬(어린이찬)부터 어른찬까지 하루 15가지 이내 반찬으로 구성했다. 최근엔 연세 있으신 분들이 가게에 찾아와 무른 반찬을 같이 넣을까 구상 중이다.토닥반찬가게 인스타그램. 반찬 사진과 함께 다음 날 나오는 반찬 구성과 가격을 올려놓고 있다.2월28일 토닥반찬가게 일일 반찬 구성표. 메뉴에 따라 반찬 수령 시간이 다르다.반찬가게를 오래 했어도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초등학생을 염두에 둔 키즈찬이지만, 2~5살 아이를 위한 반찬이 없어 애기찬을 만들어야 할지, 어떻게 다르게 나가야 아이들이 먹을지 고심하고 고심한다. 밤늦게까지 고민하다 보면 자정이 되어서야 다음 날 메뉴 구성을 올릴 때도 있다. 식재료는 대전 농수산시장이나 가까운 마트에서 사 오거나, 배송을 받아오기도 한다. 안내면 월외리에 상추, 딸기농사를 하는 부모님에게 쌀, 고춧가루, 콩을 받아쓰기도 한다.“반찬은 날마다 다르게 나가고 있어요. 음식 사서 쓰는 건 없고요. 당일 만들어서 당일 판매해요. 고정된 메뉴는 아직 없는데요. 메뉴가 많이 없다고들 하셔서 마른반찬을 넣을까 싶어요. 저는 그래요. 조금만 만들어서 더 맛있게 찬을 만드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싶어요. 더 많이 만들 순 있죠. 하지만 정신없이 만들면 대충 파는 게 돼 버리잖아요. 그건 아닌 거 같아요. 이왕 할 거면 맛있게 해보자 해서 시작했어요. 울산에서 해보니까 욕심내서 하면 금방 지친다는 걸 알았어요.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하는 게 오래 가는 길이더라고요.”지난 19일에 나온 소고기잡채(6천원).지난 19일에 나온 소고기 강된장(6천원). 지난 19일에 나온 닭가슴살샐러드(5천500원).지난 19일에 나온 햄에그샌드위치(5천500원).■ 아이 셋 키우는 부모가 바라본 옥천새벽 6시, 가로등 없는 컴컴한 길을 뜀박질해 출근한다. 그리고 모든 반찬이 다 나오는 오후 3시까지 시계가 바쁘게 돌아간다. 중간에 가족 아침밥 챙겨주러 집도 들러야 한다. 4년 터울인 중학교 1학년 올라가는 아들 준서(14), 초등학교 3학년 딸 민하(10), 막내딸 현하(6)가 있어서다.아이를 셋 데리고 옥천에 돌아왔지만, 아쉬운 점들이 많았다. 인구 늘리기에 나름 일조했지만 전입장려금 말고는 혜택이 적어 보였다. 시내는 신호등이 별로 없어 차들은 쌩쌩 지나가고, 시내 주차를 아무 데나 대니 아이 키우는 부모로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고향 옥천이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다. 장사도 장사지만, 주변에 어려운 이웃과 함께 살고 싶었다. 지역사회에 도움이 필요한 곳에 음식을 나누고 싶었다.“한부모 가정이나 홀몸어르신 분들 계시잖아요. 복지 쪽에 문의해보니까 보통 돈으로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반찬을 지원해주고 싶은데 탈이 난다는 이유로 안 된다고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울산에 살 때도 학교 방학 되면 급식을 안 하니까 한부모 가정 아이에게 반찬 지원을 해준 적이 있거든요. 옥천에 와서 카페토닥에서 샐러드 만들 때도 반찬을 만들어 중학생 몇 명 지원해줬거든요. 그렇게라도 도와드릴 수 있다면 좋겠어요.”주소: 옥천읍 성신로 50전화: 010-2782-6450영업시간: 오전9시~오후7시주말 및 공휴일 휴무인스타그램: @todak_banchan  토닥반찬가게 음식 사진  

경제 | 윤종훈 기자 | 2024-02-28 10:54

젊은 사장 부부가 깍듯하다고 소문났다. 인사성 밝고, 예의 바르단다. 마트 안에 둥그렇게 앉아 주전부리를 먹으며 담소 나누던 동네 어르신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원 시내에서 두터운 신뢰를 토대로 자리 잡아가는 듯 보였다. 여기는 ‘이원농약농자재마트’다.이제 슬슬 농번기 준비에 들어갈 지난 23일 오후 3시 상가에 들어서자 손님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었다. 말 그대로 장사진을 이뤘다. 말을 걸 틈이 없을 정도로 분주했다. 인근 농원이나 농가에 일하는 손님들이 쉴 새 없이 들러 필요한 물건을 찾아달라는 요청이 줄을 이었다.이원농약농자재마트가 지난 1월30일 확장 이전했다. 가까운 거리에 지에스편의점, 새마을석재가 있다.그때마다 서정호(44, 이원면 강청리), 권윤희(40) 씨 부부는 힘든 기색 없이 밝고 활기찬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했다. 목소리가 쩌렁쩌렁해 시원시원했다. 농사로 인한 답답한 속이 여기 오면 풀릴 것만 같다. 일한 지 1년 6개월 된 직원 김진규(31, 이원면 포동리) 씨도 함께하고 있었다.없는 물건이 없다. 마트 안에도 있고, 앞마당에도 농사에 필요한 물건들이 줄지어 늘어섰다. 농약, 비료, 씨앗, 모종, 비닐, 친환경·농자재 일체를 판매한다. 2019년부터 개업한 이원농약농자재마트는 원래 이원부동산 옆에 있었다. 그러다 지난 1월30일 지에스편의점, 새마을석재 건너편으로 확장 이전했다.이원농약농자재마트를 지키고 있는 (오른쪽부터) 권윤희·서정호 씨 부부와 직원 김진규 씨.■ 필요한 농자재를 가까운 이원에서“정신없으시죠? 농사 일이 시작돼서 저희도 조금씩 바빠지고 있어요. 주로 농약이랑 비료를 팔았는데요. 지금은 농자재나 철물도 같이 해보려고 품목을 늘리는 중이에요. 농가 분들이 농자재나 철물이 없어 대전이나 읍내까지 나가셔야 했는데요. 그런 것까지 갖춰놓고 하려다 보니 확장 이전을 하게 됐죠. 구색을 많이 갖춰놓으려고 해요.”서정호, 권윤희 씨 부부는 청주에 살다 이원에 귀촌한 지 어느새 5년 됐다. 자녀도 이원초등학교에 다닐 만큼 가족 구성원 모두 이원사람이 됐다. 서정호 씨는 이원청년회, 이원의용소방대, 옥천로타리클럽에 소속돼 있고, 아내 권윤희 씨 또한 이원의용소방대, 이원풍물단에 활동하며 이원에 스며들고 있었다.충북대 농대 연초학을 전공한 서 씨는 농약회사 경농, 바이엘에 15년 동안 다녔다. 영업직으로 일하며 옥천, 보은, 청주, 영동 등 여러 지역을 관할한 서 씨는 이전부터 농약 분야에 빠삭했다. 6년 전 옥천을 담당하던 그는 아내 권윤희 씨와 귀촌을 결심했고, 오래전부터 개인 농약사를 차리고 싶은 꿈을 이루고자 이원에 정착했다.서정호 씨가 물건을 사러 마트에 들른 어르신 손님을 응대하고 있다.“연고는 따로 없었는데요. 제가 옥천에 영업할 적에 물건을 다 공급하다 보니 여기 계신 농원이나 농가 분들의 상황을 알게 됐어요. 다들 이원에서 농약이나 농자재를 구매하지 못 하시고 외부로 빠져나가는 실정이었죠. 영동이나 멀리 가시는 분들은 경북 김천까지 가시더라고요. 당시 이원에 있던 농약사 한 곳이 문을 닫던 상황이라 어떻게 기회가 잘 맞았죠. 이원에 묘목단지도 있고 시장이 크잖아요. 그때 오길 정말 잘 한 거 같아요.”최근 과수 월동기 방제약과 하우스 자재들을 찾는 손님들이 많다는 이원농약농자재마트. 이들 부부에게 마트를 운영한다는 건 먹고사는 일 그 이상일지 모른다. 장사도 장사지만 마트를 운영하면서 동네 주민들을 점차 알게 됐고, 귀촌하고 이원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이들 부부는 돌아봤다.이원농약농자재마트 안에 다양한 농약, 농자재가 진열돼 있다.이원농약농자재마트 안에 다양한 농약, 농자재가 진열돼 있다.땅콩, 옥수수, 들깨, 배추 등 다양한 씨앗을 판매하고 있다.■ 농사 정보 공유하는 자리가 여기!김장철이 되면 김장거리 갖다 주시고, 수확기가 다가오면 과일이랑 채소를 따로 사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동네 분들이 가져다주는 게 일상처럼 됐다. 어디 동네잔치나 집안 잔치가 있을 때 음식 거리를 챙겨주는 모습에 정을 많이 느꼈다고. 그만큼 서정호, 권윤희 씨 부부는 질 좋고 저렴한 물건들을 들여와 농사에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는지 모른다. 5년 넘게 이원에 사랑 받는 상가가 된 원동력으로 다가왔다.이날 마침 이원농약농자재마트 안쪽에 동네 주민들이 모여 앉아 있었다. 하루 이틀 마트에 온 것처럼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 모습이 자연스러웠다. 앞에 TV도 켜져 있고, 캔 커피를 꺼내먹을 수 있는 냉장고도 보였다. 언제든 손님들이 앉았다 갈 수 있는 휴식 공간인 셈이다. 동네 주민들에게 이원농약농자재마트는 어떻게 다가올지 궁금해 이야기를 들어봤다.이원농약농자재마트에 자주 놀러 온다는 손님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농사짓거나 농사 안 짓는 사람도 많이 와요. 젊은 부부가 인사성이 밝아서 오는 거예요. 싫어하면 오겠어요. 여기는 농사짓는 사람들 좌담회 하는 자리예요. 정보 공유를 많이 혀. 어디가 싸고 어디가 비싼지 정보를 나누려고 여기로 전부 다 와요.”“이원 사람만 오는 게 아니라 영동 심천에 있는 장동리나 동이면, 심지어 읍내에서도 궁금해서 와요. 상담을 잘 해주거든요. 뭐가 좋다, 어떻게 해야 한다고 일러줘요. 쓰라고 강요 안 해요. 물건의 장단점만 알려주고 우리가 선택하게 해줘요. 그런 게 좋죠.”“우리 같은 노인네들이 깜빡할 때가 있어요. 해마다 농사하는 게 조금씩 다르잖아요. 여기는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컴퓨터에 입력해 놓거든요. 뭘 써야 한다고 알려줘요. 두 부부가 그런 걸 잘해요. 그래서 인정을 받는 거예요. 거의 매일 오다시피 해요. 여기가 최고여. 어떤 정보든 다 나누기 때문에 여기로 다 모여요.”■ 농산물 고품질화, 농가소득 향상을 위해커피 마시고 떡을 먹으면서 담소를 나누던 어르신들의 이야기는 한결같았다. 여기 오는 게 좋아서 자주 온다는 것. 농사하면서 어려운 점이나 답답한 점을 서로 나누는 장으로 이만한 공간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두 부부가 손님들이 언제든 머물다 갈 수 있는 공간으로 분위기를 만들어준 게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원농약농자재마트는 사랑방과 다름없다.마트 앞마당에 다양한 농자재가 놓여 있다.마트 앞마당에 다양한 농자재가 놓여 있다.마트 앞마당에 다양한 농자재가 놓여 있다.이원농약농자재마트 영업시간은 성수기 기준으로 오전7시~오후7시까지다. 동절기(11월~2월)는 매주 일요일에 쉬지만, 3월부터 11월까지는 쉬는 날 없이 운영한다. 이제 바쁜 철이 다가왔다. 서정호, 권윤희 씨 부부는 지난 5년 동안 마트에 찾아온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이원이나 옥천 농산물이 조금 더 고품질화해서 농가 소득이 높아질 수 있게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조금 더 좋은 물건을 가져오도록 할 거고요. 저희가 아는 지식으로 컨설팅도 많이 해드리고 있거든요. 수익도 중요하지만, 오시는 분들이 고맙다고 해주실 때 보람을 많이 느끼는 거 같아요. 지금 일하는 거 정말 재미있고요. 소득도 늘어나시고, 농사도 잘 되시면 덩달아 기분 좋은 거죠. 이번에 확장 이전한 이원농약농자재마트에 많이 들러주셔요.”이원농약농자재마트를 알리는 입간판이 있다. 마당에 주차할 공간이 있다.이원 시내에 이원농약농자재마트를 알리는 입간판이 있다.주소: 이원면 건진리 180-1전화: 732-9495영업시간: 오전7시~오후7시

경제 | 윤종훈 기자 | 2024-02-28 10:54

구일농공단지 인근에 희귀한 식당이 생겼다. 올갱이해장국과 순대국밥을 같이 한다. 서로 다른 재료를 넣고 맛을 내는 음식들이라 손이 많이 간다. 그만큼 정성이 두 배로 든다. 이 집은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육수를 직접 다 뺀다. 국물이 진국이다. 밥도둑이 따로 없다.순대국밥은 장시간 이상 우려낸 진한 육수를 쓴다. 순대는 사다 쓰지 않고 매일 수제로 만든단다. 순대가 부드럽고 감칠맛이 난다. 국물에 얼큰한 맛을 원한다면 다대기를, 느끼함을 잡고 싶으면 부추를, 간을 내고 싶으면 새우젓을 넣으면 된다. 서비스로 간, 편육, 소면이 덤이다. 요청하면 더 갖다준다. 한 그릇 뚝딱이다.올갱이해장국은 생올갱이를 갈아 육수를 내 입 안에 착착 감긴다.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올갱이 식감이 일품이다. 눈과 간에 좋다고 알려진 올갱이인 만큼 건강 음식으로 어울린다. 식당 앞에 올갱이 껍데기가 포대로 쌓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청정지역에서 길어 올린 국산 올갱이를 갖다 쓴다는 걸 손님들에게 알리려는 뜻이다. 거름 용도로 껍데기가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식당 주인과 상의해 가져가도 좋다고 한다.‘가마솥병천순대 옥천향수올갱이’ 식당 앞에 올갱이 껍데기가 포대째 쌓여 있다. 국산 올갱이를 쓰고 있다는 홍보 겸 껍데기가 필요한 이들에게 나눔하기 위한 용도다.매화리에 4년간 순대국밥집으로 운영했던 이 자리는 유경일(51, 읍 매화리) 대표가 최근 인수해 리모델링했다. 그러면서 상호가 바뀌었는데 이름이 좀 길다. ‘가마솥병천순대옥천향수올갱이’다. 주 요리인 순대와 올갱이를 상호에 앞세웠다. 이웃동네 금산 진산면이 고향인 유 대표는 지난해 12월21일부터 식당 문을 열고, 옥천에 정착하면서 이전 식당과 달라진 모습으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맛과 위생에 신경 쓰는 식당“이전에 계셨던 사장님은 구읍으로 이사하셨어요. 제가 이 자리를 인수했죠. 순대국밥이랑 올갱이국밥을 같이 하는 데가 많지 않은데요. 옥천에 올갱이 하는 식당들이 꽤 있잖아요. 올갱이 전문점을 하려면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순대를 같이 넣은 거예요. 세 달 이상 문이 닫혀 있다가 다시 열었는데요. 전에 식당 사장님 덕을 봤죠. 손님들이 물어보시면 이사하신 집을 알려드리고 있어요.”지난해 12월21일 매화리에 '가마솥병천순대 옥천향수올갱이' 식당이 열렸다. 가까운 거리에 시골막국수, 정한식뷔페, 카페마루가 있다.유 대표는 지금까지 30년 넘게 요식업을 했다. 그는 대전 유성구에 있는 자운대에서 군 생활할 때 취사병으로 일한 게 음식과 연을 맺은 계기가 됐다.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관련 자격증도 여러 개 따며 전문성을 살렸다. 그래서 그런지 음식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위생적인 면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었다.가령 불순물이 들어가지 않게 제작된 무흡수 뚝배기를 사용한다. 또, 식기 세척 과정에 세제를 쓰지 않고 초음파세척기를 돌려 헹굼 작업만 거친다. 뚝배기 내 미세한 균열로 불순물이 스며드는 걱정을 던 것이다. 유 대표는 지금까지 골프장 클럽하우스 내 식당, 분식집, 뷔페 등 다양한 음식점에서 일하며 음식 내공을 쌓았다.“내세울 만큼은 전혀 아니고요. 음식은 그냥그냥 했는데요. 다른 일도 잠깐 해봤지만 결국 제 손에 익숙한 요식업으로 돌아오게 되더라고요. 식품영양학을 전공하다 보니 영양사, 위생사 교육도 받았고요. 그래서 제가 (음식에) 좀 까다로워요. 조리사 자격증도 몇 개 땄고요. 순대는 이번에 개업하기 전에 다른 집에서 배웠어요. 수제로 순대를 만드는데요. 왠지 손님들이 찾으실 거 같았어요. 오소리국밥(9천원)도 전에 식당에서 하시던 게 있어서 계속 찾더라고요. 최근에 메뉴판에 넣었어요.”유경일 대표는 이전에 있던 순대국밥집 자리를 인수해 리모델링을 거쳐 식당을 열었다. 금산 진산면이 고향인 유 대표는 순대를 직접 만들고, 옥천 인근 지역에 잡은 올갱이를 활용해 운영 중이다.■ 싱싱한 올갱이, 순대는 수제주 요리는 돼지국밥(8천원), 순대국밥(8천원), 올갱이해장국(기본 1만2천원, 특 1만5천원) 세 가지다. 올갱이해장국을 주문하면 뚝배기가 아닌 전골 형태로 나온다. 뚝배기로 나가는 것보다 양이 비교적 있는 편이다. 올갱이해장국은 손님이 직접 조리하는 방식이다.휴대용 가스버너 위에 전골그릇이 올라간다. 안에 된장 베이스에 생올갱이를 갈아 만든 육수가 들어있다. 육수를 한 번 끓이면 수제비 사리를 손으로 적절한 양으로 떼어 전골그릇에 넣고 한 번 저은 다음 또 끓인다. 다시 끓기 시작하면 준비된 아욱, 파, 부추, 마늘, 올갱이를 넣고 끓이면 완성이다. 기호에 따라 청양고추와 대파소금을 넣어 간을 맞추면 된다.전골 형태로 나오는 올갱이해장국(1만2천원). 육수를 끓여 수제비와 올갱이, 갖은 야채를 넣고 조리해야 하는 방식이다.올갱이해장국에 넣을 아욱, 파, 부추, 마늘, 올갱이가 따로 나온다.순대국밥, 돼지국밥은 한돈사골에 엄나무, 생강 등을 넣고 12시간 이상 우려낸 진한 육수를 쓴다. 육수는 내일 쓸 걸 오늘 빼는 방식이다. 돼지국밥은 순대·머릿고기, 순대국밥은 순대·내장이 들어간다. 특 사이즈를 주문하면 1천원이 더 추가된다. 술안주로 모둠순대(소: 1만3천원, 대: 1만8천원)도 인기다.“올갱이해장국 기본은 올갱이가 50g, 특은 90g 드리고 있어요. 제 지인 분들이 올갱이를 잡고 유통하는 일을 하거든요. 옥천이나 금강, 제원면, 괴산, 보은서 잡아 와요. 싱싱한 국내 자연산이라 자부해요. 수제비 사리는 원하는 만큼 드시게끔 셀프로 가져갈 수 있게 해놨고요. 밑반찬에 김치는 사다 쓰지만, 깍두기는 저희가 직접 담그고 있어요.”돼지국밥(8천원). 밑반찬으로 김치, 깍두기, 부추, 얇게 썬 청양고추, 소면, 간, 편육이 나온다.국밥 안에 통통하면서 부드러운 식감의 수제 순대가 들어있다.식탁에 다대기, 새우젓, 대파소금을 올려놨다.모둠순대(소, 1만3천원).■ 이른 아침 식사도 가능인터넷에 ‘가마솥병천순대옥천향수올갱이’ 식당을 찾아보니 누리꾼들이 호의적인 평을 올려놓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중 일부 내용을 추렸다.‘오늘 정말 행복한 식사를 했습니다. 올갱이국이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어요. 수제비 사리는 먹고 또 먹고 또 먹고 추가로 또 먹었습니다. 사리 추가는 공짜인데 사장님께서 마음껏 먹으라고 하셔서 정말 마음껏 신나게 먹었습니다 마지막에는 밥도 넣어서 뚝딱~ 몸이 마구마구 건강해지는 맛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갈게요^^’ (아이디: mih****)‘대박 순대국밥을 찾았습니다. 고기 반 육수 반. 국물은 완전 진국. 육수 맛이 끝내줍니다. 완전 싹싹 비우고 왔네요. 종종 올 것 같습니다. 사장님 대박나세요.’ (아이디: 수호******)홀 내부. 아침 식사를 지난달부터 시작했고, 음식 포장도 가능하다.최근 손님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아침 식사를 시작했다. 영업시간은 아침 7시부터 오후 8시까지며, 오후 7시30분에 주문 마감한다. 토요일은 오후 3시까지만 운영하고, 2시30분까지 주문을 받는다. 매주 일요일은 휴일이다. 음식 포장도 가능하다. 순대국밥과 올갱이국밥이 생각나면 이 집 권할 만하다. 오는 2월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설 명절을 맞아 휴무일로 잡았다 하니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내 가족이 먹는 것처럼 음식 만들고 있으니까요. 추운 날씨에 든든한 한 끼 드시고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찾아와주세요.”식당 벽면에 국밥육수, 올갱이육수를 만드는 과정을 적어 붙여놨다. 올갱이 효능과 올갱이해장국을 조리하는 법도 나와 있다.메뉴판. 돼지국밥, 순대국밥, 올갱이해장국 세 가지 음식이 인기다.오소리국밥, 오소리한접시 또한 주문할 수 있다. 구일농공단지 인근에 '가마솥병천순대 옥천향수올갱이' 식당을 알리는 입간판이 있다.주소: 옥천읍 매화리 13전화: 732-3330영업시간: 아침7시~오후8시 (7시30분 주문 마감, 토요일은 오후 3시까지)매주 일요일 휴무

경제 | 윤종훈 기자 | 2024-02-07 2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