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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_지난 7월19일부터 8월16일까지 옥천진로체험지원센터 주최로 ‘2023 청소년마을일터체험 프로젝트’가 열렸습니다. 옥천고, 청산고 1~2학년 학생 46명이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는 청소년들이 우리고장 내 일터 현장에 찾아가 직무체험을 했는데요. 이들은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어른들을 멘토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진로를 탐색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역 내 17개 사업장이 참여한 가운데 옥천고등학교 1학년 김민아 학생이 옥천읍 문정리에 있는 건축사사무소 지음(멘토 이대영)에 찾아가 3일간 체험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중학교 2학년 후반부터 건축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건축에 관한 영상을 따로 찾아보거나 책을 읽으며 꿈을 키웠습니다. 고등학교에 와서 이 꿈에 더 가까워지려고 여러 활동을 해보고 싶었는데 학교에서는 공학과 연관된 활동이 많지 않았습니다.그러던 참에 학교 선생님이 ‘청소년 마을일터체험 프로젝트(이하 청마프로젝트)’ 소식을 알려줬습니다. 안내문에 가장 첫 번째로 쓰여 있던 ‘건축사사무소’라는 글자가 눈에 확 들어왔고, 정말 기쁜 마음에 현장 체험을 간절히 바랐습니다.지원서를 내고 면접을 봐야 한다는 말에 조금 망설였지만 건축사라는 직업을 가까이 체험할 좋은 기회라 여겼습니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꿈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고, 내 생각에 확신을 얻을 거란 기대에 고민을 바로 접고 참여했습니다건축사사무소 지음 이대영(왼쪽) 대표가 옥천고 1학년 곽솔찬(가운데), 김민아(오른쪽) 학생과 함께 우리고장 내 건축 현장에 찾아가 설계도에 맞게 공사가 진행되는지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건축이론과 실무지식의 방대함체험 첫날에는 건축사가 하는 일을 전반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건축주 의뢰가 들어오면 부지를 먼저 살펴보고 어떤 식으로 건축을 해나갈지 상의합니다. 건축주가 원하는 방향과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을 조율해 설계에 들어갑니다. 끊임없는 대화와 수정을 거쳐 설계도를 완성하면 군청에서 허가를 받아 시공이 진행됩니다.시공하는 와중에도 건축사님은 현장에 주기적으로 찾아가 설계도에 맞게 작업하는지 건물을 실측하는 등 감리 과정을 거칩니다. 이러한 과정 끝에 건축물이 완성됩니다. 일련의 과정을 듣고 나서 책상에 있는 두꺼운 서류더미를 보는데 하나의 건축을 완성하려면 수없이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습니다.전반적인 건축 과정을 파악하고 실제 설계도를 그릴 때 쓰는 캐드(cad) 프로그램을 연습했습니다. 건축사님은 우선 캐드 단축키와 쓰임새를 알려줬습니다. 선을 그리는 것, 수직·수평 맞추기, 원 그리기, 삭제, 늘리기 등 하나하나 직접 해봤는데 캐드를 처음 써봐서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김민아 학생이 이대영 대표의 지도에 따라 캐드 프로그램을 활용해 평면도를 그리고 있다.이 수많은 단축키를 다 외워 빠른 속도로 설계도를 그려내는 건축사님 모습이 그저 놀라웠습니다. 이날 체험을 마친 뒤 청마 프로젝트에 참여하길 잘 했다고 생각했고, 첫날부터 배운 점들이 많아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설계대로 지어지는 건물을 보니둘째 날은 첫날 배운 캐드를 이용해 평면도를 그렸습니다. 원래 있던 평면도를 따라 그리는 작업인데도 어려웠습니다. 이후에 차를 타고 건축사님이 의뢰받은 건축 현장에 다녀왔습니다.줄자와 레이저 거리 측정기로 실측하면서 설계 도면과 대조해봤는데 앞에 따라 그렸던 도면대로 건축이 진행돼 신기했습니다. 청마 프로젝트가 끝난 이후 지나가는 길에 실측한 건물이 지어지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마치 내가 지은 것 같은 기분을 느꼈습니다.김민아 학생이 레이저 거리 측정기를 활용해 단독주택으로 지어질 내부 공간을 실측하고 있다.마지막 날은 앞에서 배운 내용을 응용해 내가 짓고 싶은 집을 평면도로 그려봤습니다. 내가 짓고 싶은 집을 내 손으로 설계하는 건 더 복잡하고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미래에 내가 살고 싶은 집이라 생각하니 단순히 보고 따라 그린 것보다 훨씬 재미있고 뿌듯했습니다.또한, 건축사님과 두꺼운 서류를 챙겨 옥천군 허가과에 방문해 건축 허가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부지 선정부터 어떤 식으로 도로를 냈는지, 건축법에 위반되지 않았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본 뒤 허가를 내줬습니다. 허가과에 다녀오면서 건축과 관련된 직업이 건축사뿐 아니라 다양하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옥천고 1학년 김민아, 곽솔찬 학생이 '내가 살고 싶은 주택 도면'을 직접 그린 뒤 출력한 평면도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김민아 학생이 그린 내가 살고 싶은 주택 평면도. 집에서 캐드 프로그램을 깔아 연습한 결과물이다.■ 친환경 건축은 가능할까청마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전에는 막연하게 ‘건축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건축과 관련된 영상을 찾아보고 책을 읽으면서 건축을 조금 안다고 여겼는데 3일간 체험해보니 ‘그동안 얕게 알고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건축을 조금 더 깊게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일정이 다 끝나고 건축사님과 인터뷰하는 시간을 가져 평소 궁금한 점을 물어봤습니다. 요즘 지속 가능성과 친환경이 세계적 관심사로 떠오르는 만큼 지속 가능한 건축과 친환경 건축 자재를 활용한 친환경 주택에 관해 물었습니다.친환경이라는 소재가 물론 좋지만 현실적으로 경제적 효율성이 떨어져 정부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건축사 개인이 비용 부담을 온전히 끌어안기 어렵다는 답을 들었습니다.집을 짓기 시작하면 되돌리기 어려워 초기 설계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건축주와 충분한 소통과 수차례 변경을 거쳐 설계 도면이 완성된다.사람들이 친환경 주택에 더 관심을 기울일 수 있도록 정부의 예산 지원이 따라온다면 어떨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약속할 수 있다면 친환경 주택을 우선으로 생각해 그만큼 환경도 지키고 에너지를 아낄 수 있지 않을까, 친환경 건축 자재들이 보편화해서 비용 절감이 이뤄진다면 보다 많은 사람이 친환경 주택에 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건축사 체험으로 진로에 확신 가져건축사를 하는 데 필요한 자질이나 성격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건축사는 정말 꼼꼼하고 세심해야 한다는 답을 주셨는데 앞으로 말씀해주신 능력을 기르기 위한 활동을 더 해보고 싶었습니다.대화를 나누면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건축사’와 ‘건축가’가 개념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궁금증이 생겨 찾아봤더니 건축사는 국토교통부가 시행하는 자격시험에 합격해 면허를 취득한 사람으로 건축사사무소에 취업하거나 개업해 건축물의 설계와 공사감리 등 업무를 할 수 있습니다. 건축가는 건축에 관한 전문 지식이나 기술로 건축 행위를 하는 사람의 통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김민아 학생은 '건축사 현장 체험을 통해 책이나 영상으로 건축을 접했던 이전과 달리 관심이 더 깊어졌다'고 말했다.건축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 가족이 생기면서 더욱더 책임감이 들었다는 멘토님 이야기 또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적지 않은 금액의 부담과 막중한 책임을 안고 설계에 들어가는 건축사라는 직업이 멘토님과 어울린다고 느낀 대목이었습니다.멘토님은 건축주에게 좋은 집을 설계해드려 희망과 꿈을 전하는 직업이 ‘건축사’라고 소개했습니다. 이번 체험을 통해 내 진로를 보다 확신할 수 있었고, 건축사님처럼 많은 사람에게 좋은 집, 좋은 건물,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과 기쁨, 추억을 안겨다 주는 건축이 하고 싶어졌습니다.진로체험 일정이 끝난 뒤 이대영 대표와 김민아, 곽솔찬 학생이 건축사사무소 지음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주민기자 | 옥천닷컴 | 2023-11-07 16:03

 43년 전 네덜란드 고흐(Vincent Willem Van Gogh 1853~1890) 미술관을 찾은 적이 있다. 그 때는 아직 이 화가가 우리나라에 별로 알려지지 않았을 때다. 물론 나도 그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았다. 유난히 해바라기 그림에 눈이 갔다. 그는 왜 해바라기를 그렸을까? 흔하게 많이 본 것을 그린 것일 수도 있다. 많은 미술사가들은 고흐는 삶과 죽음에 대하여 깊은 생각을 하고 그렸다고 한다. 해바라기는 생성에서 소멸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해바라기 씨앗은 놀라운 생명력, 즉 영원히 지지 않는 생명. 노란색은 ‘생명의 잠재력’으로 보고 있다. 고흐는 꽃병에 꽂아 놓은 해바라기를 비롯, 해바라기가 핀 넓은 들판을 그린 것도 있다. 그는 자기 동생 태오(Theo)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편지 글과 함께 해바라기 꽃을 그려 넣기도 하고 또 다른 편지에는 우체부의 롤랭 부인을 그려 넣기도 하였다. 그 부인은 요람의 끈을 쥐고 있는데 이것 역시 생명력으로 보고 있다. 꽃병 속에 해바라기는 작은 송이에서부터 거의 시들어 가는 꽃 그리고 많은 씨앗을 품고 있는 모양까지 그렸다. 이 씨앗들은 생명의 연속성을 나타낸 것, 새로 피어 낸 작은 꽃송이와 시든 꽃들은 각기 새로운 탄생과 소멸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개신교적인 ‘바니타스(Vanitas)’ 정물화를 그렸다. 바니타스란 라틴어로 ‘허무’라는 뜻이다. 이것은 중세 흑사병과 종교전쟁 등 비극적인 경험으로 탄생된 16~17세기 네덜란드 플랑드르 지방을 중심으로 일어난 정물화의 한 장르이다. 고흐 그림의 정신세계도 이와 같은 사상에 따른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그가 자주 쓴 노란색은 그의 정신 상태가 몹시 우울할 때 사용한 것이라고 한다. 노란 해바라기 뿐만 아니라 유난히 다른 화가들에 비해 노란색을 많이 썼다. 그래서 이를 ‘고흐의 노란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고흐는 ‘임파스토(Impasto)기법’으로 즐겨 그렸다. 임파스토란 ‘반죽된’이란 뜻의 이탈리아어다. 유화기법 중 하나로 물감을 거칠고 두텁게 바르는 방식으로 입체감을 주는 기법이다. 이런 시대적인 분위기 탓이었을까. 네덜란드의 튤립꽃은 가격이 폭등한 데 비해 허무함을 그린 해바라기 꽃의 가격은 폭락을 가져왔다고 한다. 

주민기자 | 옥천닷컴 | 2023-10-27 0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