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미성숙한 존재가 아닌 그들만의 세상을 갖고 있습니다. 늘 청소년기는 ‘지나치는 과정에 불과한’ 불평등한 취급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청소년을 하나의 존재가 아닌 교육받아야 할, 아직 채워지지 않은 미완성의 존재로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늘 과거의 청소년기를 돌아보며 ‘아마, 아이들은 이렇게 생각할 거야’라는 넘겨짚음으로 아이들을 판단하거나, 또는 미디어에 비춰진 다소 굴절된 모습으로 아이들을 평가합니다. 전자의 경우, 우리가 돌아본 청소년기는 오래된 ‘과거’로 이미 사실은 퇴색되고, 기억하고 싶은 추억만 간직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내가 학생이었을 때, ‘이건 꼭 고치고 싶다’는 학교의 불합리한 관행들은 이미 재미난 이야깃거리 추억으로 변질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월의 이끼가 감성과 결합해 이성의 칼날을 무디게 한 것이겠지요. 그런 판단은 결국 시대의 변화에 발 빠르게 변하는 청소년들의 생각과 부합하지 못합니다. 이는 결국 청소년을 옛날로 되돌리려는 올가미에 불과합니다.  

후자의 경우는 어쩌면 더 심각한 판단근거의 오류로 작동할지도 모릅니다. 어른들의 눈으로 그린 청소년들의 세상 역시, 자신이 갖고 있는 선험적 청소년기에 바탕을 둔 것일 테니까요. 이것의 심각성은 마치 아이들의 잘못된 목소리와 세태를 마치 전부의 일 인양 오버하며, 어른들의 입맛에 맞게 편집될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판단과 평가는 바로 청소년 정책의 자료로 사용되고, 결국은 청소년들이 원하지 않는 교육과정과 시설물들을 만드는데 소모적으로 쓰일 뿐입니다. ‘앙꼬 없는 단팥빵’과 마찬가지로 현 교육환경과 청소년 정책에는 ‘청소년’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바탕으로 청소년 기자단은 태동했습니다. ‘결국 표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른 것이지요.  

옥천청소년 기자단의 모토는 ‘우리들의 눈으로 본 세상, 우리들의 머리로 생각하고, 우리들의 목소리로 말하고자 한다’입니다. 자신들의 목소리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아무리 사실에 바탕을 둔 것일지라도 청소년들의 의견을 온전히 반영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얘기하고 싶어합니다.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 말하고 싶어합니다. 청소년 기자단은 그런 절대적인 필요에 의해 탄생하게 됐습니다.  

옥천청소년기자단은 2001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기대반, 우려반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본사 신문으로 홍보된 청소년 기자 모집광고에는 많은 학생들이 응모를 했고, 또, 본인이 직접 선택한 만큼 그만큼의 책임감으로 열심히 했습니다. 오히려, 신문사에서 체계적인 준비를 하지 못해 아이들의 욕구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청소년 기자단에 들어오고자 하는 이유는 매스컴에 대한 어느 정도의 환상을 품고 지원했다는 것은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미디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그것의 활용에 대한 교육을 해주고, 어떻게 글로써 담아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을 병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