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지상대담을 읽고
 전 변
 2000-11-12 15:04:45  |   조회: 5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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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옥천신문의 이번 시도를 크게 환영한다. 이런 시도야말로 후보자의 겉모습이나 번드르 한 말솜씨, 또는 막연한 이미지 등에서 벗어나 정책이나 능력으로 후보자를 선택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후보자들의 답변에 대한 검증을 독자들에게 미룬 것은 (옥천신문의 여러 가지 입장을 이해하지 못 할 바는 아니나) 조금 무책임한 처사가 아닌가 생각한다. 누군가 해야할 일일 것 같아 단견이기는 하나 각 후보들의 답변에 대하여 문제점을 짚어보았다. 물론 나와는 다른 견해를 가진 분들도 있을 것이며 그런 분들과의 활발한 토론을 기대한다.

우선 일자리 창출에 관한 각 후보의 답변부터 정리해 보기로 하자. 이용희 후보는 제조, 가공, 유통을 위시한 물류산업의 입지조건이 유리하다는 전제하에 이상의 산업체를 유치시켜 고용창출을 꾀한다는 기본계획과 함께 우선 프랑스의 포도주회사를 유치시킨다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심규철 후보는 농공단지를 조성하여 벤처기업을 입주시켜 고용창출을 꾀한다는 방안을 제시했으며 농업 정보화시스템을 구축하여 농가소득증대를 꾀한다는, 질문을 벗어난 답변을 하기도 했다. 박준병 후보는 3개군에 3천명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기본답변에 조폐창부지에 대학이나 기업을 유치시키는 방안을 제시하고 공해 없는 첨단기업을 유치시키는 방안도 제시했다. 어준선 후보는 상업타운 조성, 무공해기업 유치, 한남대 유치, 대청호주변의 관광단지 개발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제시하였다.

먼저 이 후보의 제조, 가공, 유통을 위시한 물류산업의 입지조건이 유리하다는 진단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옥천은 경부국도와 철도, 그리고 고속도로가 (진행 중인 고속철도까지도) 군의 중앙을 관통하는, 전국적으로도 몇 안 되는 교통의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동안 우리 군의 훌륭한 인프라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묵혀 두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진단아래 이 후보가 제시한 방안들도 구체성을 띄고 있어 설득력이 있다고 보여진다.
심 후보의 벤처기업유치를 통한 고용창출 방안은 그 실현가능여부를 떠나 심 후보의 현실인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벤처기업이란 그 특성상 대규모의 고용이 필요치 않은 산업이며 그나마도 특화 된 기능을 가진 사람들만을 필요로 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을 유치하여 지역발전을 꾀한다는 공약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그것으로 지역의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발상은 가당치 않다고 생각하며, 고민한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 심 후보의 이러한 태도에 대하여 유권자의 한사람으로써 조금 더 진지해 질 것을 진심으로 권한다.
다음으로 박 후보의 3천명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겠다는 답변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방안이 결여된, 그야말로 '선거공약'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더 이상 논하지 않겠다. 다만 한남대의 유치문제에 대하여 옥천주민의 한 사람으로써 좀 더 신중히 처신해 줄 것을 요구한다. 조그마한 아파트 한 채를 사고 팔 때에도 채널이 이원화될 경우에는 성사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것쯤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일 것이다. 하물며 한남대에서 조폐창부지를 사들여 분교를 하는 대형프로젝트에 있어서 채널의 이원화는 자칫 프로젝트 자체의 무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마치 조폐공사와 한남대 측뿐 아니라 다른 기업과도 접촉한 것처럼 답변했는데 제발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경쟁자인 이용희 후보가 한남대유치위원장을 맡는 등 기선을 빼앗겨 안타까운 마음에 그런 것이라고 이해는 하지만 옥천주민들에게는 누가 추진하는냐 라는 사실보다, 조금 더 심하게 표현한다면 누가 국회의원에 당선되느냐 보다 한남대의 유치가 실현되느냐 마느냐가 더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한남대의 유치를 선거공약으로 이용하는 것이야 '당신들' 간의 문제일 뿐이기 때문에 말로만 참여를 하는 것 쯤은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칫 일을 그르칠 우려를 무시하고 어떤 '역할'을 하려는 시도는 자제해 줬으면 한다.
다음은 어 후보의 답변 중 옥천을 상업타운으로 발전시켜 시로 승격시킨다는 구상은 조금 현실성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이용희 후보가 제시한 방안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여 지는데 조금 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 주었으면 한다. 그밖에 대청호 주변을 개발하여 관광지로 만든다는 생각은 환경부의 고시를 무시한 발상이기 때문에 더 이상 논하지 않겠다.

두 번째 질문인 농가의 부채문제에 대한 답변을 읽으면서 참으로 곤혹스러웠음을 고백해야 하겠다. 두 가지의 문제 때문인데 그 첫째는 민주당을 제외 한 다른 당들은 원래 농가부채의 경감, 또는 탕감에 대하여 반대해 온 정당이라는 점이고 다음은 각 후보들이 농업정책에 대하여 제대로 알고있기나 한 것일까 하는 의구심 때문이었다. 어준선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들이 현재 '농가부채경감대책'이 시행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듯 했고 심지어 박준병 후보는 연리 3%대로 이자를 낮춘다는 실현가능성 제로의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부채의 '탕감'과 '경감'을 혼동하는 듯 한 답변들이어서 더 이상 논하는 것이 무의미 할 것 같다.

세 번째 질문은 농산물 가격안정대책을 묻는 것이었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이용희 후보가 농산물가격안정기금을 현재의 4조원 규모에서 10조원으로 늘리고 유기농과 첨단농을 육성하는 등을 내용으로 하는 '농업종합지원제도'를 만들겠다는 답변을 하였다. 기금의 규모가 10조원이 아닌 지금의 배인 8조원만 되어도 농산물의 가격안정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생각되며 그런 면에서 가능하다면 시행이 기대된다. 또한 '농업지원제도'를 만드는 것도 제도가 없어서 지원이 안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겠으나 방향만은 맞는 듯 하다.
나머지 후보들의 경우, 정책이나 공약이 아니라 마치 농민교육자료를 베낀 듯한 내용으로 좋은 말들은 많이 나열하였으나 알맹이가 없는 내용으로 구체적인 정책제시는 미흡한 듯하여 생략 하기로 한다.


2000-11-12 15: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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