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하루 쉬는 이유나 알자!
 곽봉호
 2003-05-01 08:26:31  |   조회: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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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 하루 쉬는 이유나 알자!



남북전쟁이 끝난 18세기 후반의 미국은 이민노동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소수에게 부가 집중되어 독점 자본가가 탄생하는 등 재벌들의 천 국이었다. 부자들은 강아지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걸어 주거나 100달러짜리 지폐로 담배를 말아 피우는 유행을 즐겼고 이빨에 다이아몬드 장식을 박는가 하면 애완용 원숭이의 시중을 하인들이 들도록 했다.

반면, 노동자들은 하루에 14-18시간씩 일하면서도 저임금에 시달렸다.
그들은 동물 우리와 같은 판자집에 모여 살았다.
당시의 신문 '포스테 리아 델레스'에 실린 노동자의 생활을 들여다보자.

"수백만의 사람들은 매우 비좁은 빈민가에서 비참한 빈곤 속에 허덕이고 있다. 그들이 아무리 애를 써도 노동자의 가족들은 동물적인 굶주림과 헐벗음의 수렁에서 간신히 생명만 이어 갈 뿐이다. 그토록 작은 보수를 받기 위해서 그토록 오랜 시간 노동하는 수많은 대중, 그들의 지위는 자본가들이 누리는 번영에 비추어 비극적인 이변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한 노동운동가의 동생은 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추억했다.


"형님은 옷이 낡아 헤져 입을 수 없을 때까지 입었다. 죽는 날까지 걸 치고 있었던 그의 외투는 노동조합조직을 권유하러 방문했던 주물공장에서 튄 쇠똥 때문에 뚫린 구멍투성이었다."

1880년 초부터 8시간 노동 요구가 확산되었다.

2만8천명의 '노동자 기사단'이 조직되었고, 1886년에는 그 숫자가 70만명으로 불어났다.

불 경기로 실업자가 많아지고 빈곤은 심화되고 임금은 오히려 인하되었다.


1883년에 국제노동자협회가 조직되었고 '8시간 노동제'를 위해 전력투구하기로 결의했다.

이후 8시간 노동제 쟁취 움직임은 세계 각국으로 번졌고, 미국 캐나다 노동총동맹연차총회에서는 1886년 5월 1일을 기 해 8시간 노동제를 요구하는 총파업 전개를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1885년에 철도와 광산을 중심으로 한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이 급속히 확산되자 자본가들은 파업을 봉쇄하기 위해 독자적인 군대를 조직하여 무장을 시키고 군사 훈련을 실시했다.

그 당시 자본가의 이익을 대변 했던 신문의 기사를 보자.

- 뉴욕 트리뷴 - "이 야만적인 종자들은 몽둥이의 힘 밖에는 무서운 것을 모른다. 그러므로 이것만 두고두고 기억나게 해주면 된다."

- 시카고 타임즈 - "노동조합원들에게는 수류탄을 던져 혼구멍을 내주어야 한다. 그러면 다른 파업 참가자들도 겁을 먹고 잠잠해질 것이다."

1886년에 미국노동총연맹이 결성되었고, 이 연맹은 설립규약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

"전세계 모든 나라에서 하나의 투쟁이 일어나고 있다. 이 투쟁은 압제자에 대한 피압박자의 투쟁이며 자본가와 노동자의 투쟁이다. 이 투쟁 은 또한 필연적으로 해가 거듭할수록 격렬해질 것이다. 이러한 투쟁에 서 노동자들이 사회 이익의 증진과 보호를 위해 굳게 단결하지 않는다면 수백만의 노동자들은 결국 엄청난 재앙에 부딪칠 것이다."

운명의 5월1일이 다가오자 자본가들은 8시간 노동제 추진운동을 "비미국적"이라고 단언하고 "노동자들의 소란은 외국 공산주의자들의 선동 때문이다. 5월 1일이 되면 노동자들의 폭동때문에 모든 것이 파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카고 신문에서는 "이 공산주의 놈들을 가로등마다 매달아 죽여야 한다."는 사설을 싣기도 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자본가와 또 자본가와 결탁한 일부 노동 귀족들의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8시간 미치광이'가 되었다.

5월1일이 서서히 다가오자 대회 개최와 결의문 발표 및 시가행진이 잇달아 일어나고 횃불 행진을 하기도 하는 등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드디어 5월 1일이 밝았다.

노동자들은 '8시간 노동 구두' (이미 8시간 노동제를 실시하는 공장에서 만든 제품)를 신고 '8시간 담배'를 피우며 깨끗한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온 가족이 거리에 나와 노래를 부르면서 평화 행진을 벌였다.




- 노래 -

우리도 햇볕을 보고 싶다네 꽃냄새도 맡아 보고 싶다네

하나님이 내려주신 축복인데 우린들 아니 볼 수 없다네

우리는 여덟 시간만 일하려네

조선소에서, 공장에서 그리고 점포에서 우리는 힘을 길러 왔다네

이제 우리 여덟 시간만 일하세

여덟 시간은 휴식하고 남은 여덟 시간에는 하고 싶은 일을 해보세




이 과정에서 대략 20만명의 노동자들이 8시간 노동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으나, 자본가들의 반격은 드디어 시작되었다.

5월 3일, 자본가들의 사주를 받은 경찰과 군대가 노동자들을 향해 발포했다.

5월4일 항의시위대 30만 명이 시카고 헤이마켓 광장에서 항의집회를 하던 중 폭탄이 터져 200여명의 노동자가 부상당하거나 죽었다.

이후 대대적인 검거선풍으로 총파업으로 얻어 낸 8시간 노동제는 헌신짝처럼 버려졌고, 수백명의 노동자가 체포당하거나 처형되었다.

파업 지도자 7명에게는 사형이 선고되었고, 그 중의 한 명인 스파이즈는 최후 진술에서 다음과 같이 절규했다.

"만약 그대가 우리를 처형함으로써 노동운동을 쓸어없앨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렇다면... 우리의 목숨을 가져가라! 가난과 불행과 힘 겨운 노동으로 짓밟히고 있는, 그러면서도 해방되기를 애타게 원하고 있는 수천만 노동자의 운동을 없애겠다면 말이다! 그렇다! 당신은 하 나의 불꽃을 짓밟아 버릴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의 앞에서, 뒤에서, 사면팔방에서 노동운동의 불꽃은 끊일 줄 모르게 들불처럼 타오르고 있다. 그렇다! 그것은 들불이다. 당신이라도 이 들불을 끌 수는 없을 것 이다."



1889년 7월, 세계 20여개 나라의 노동운동 지도자 400여명이 참가한 '국제노동자대회(제2인터내셔널)' 창립대회인 '파리 총회'에서 8시간 노동제 쟁취를 위한 미국 노동자들의 투쟁을 전세계에 알리고, 전세계 노동자의 단결을 과시하기 위해, 매년 5월1일을 국제적인 노동자의 명절로 기념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이 그 약속을 세계 노동자들과 함께 지키는 데에는 또다시 수많은 노동자들의 희생과 100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그 5월1일을 오늘 우리가 세계 노동자들과 함께 지키는 것이다.


2003-05-01 08:2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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