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에 대한 거부 선언
 조선싫어
 2000-11-14 09:30:51  |   조회: 4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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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7일) 오전 전국 지식인 154명이 <조선일보>에 대한 거부 선언을 했다.

성유보 민언련 이사장, 김동민 교수, 김정란 교수, 진관 스님, 손혁재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등 지식인 154명은 7일 오전 10시 30분 안국동의 철학카페 '느티나무'에서 '<조선일보> 기고·인터뷰 거부를 위한 지식인 1차 선언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154명의 지식인들은 <조선일보>를 극복하지 않고서는 개혁과 평화적인 통일은 어렵다는 점에 뜻을 같이하고 이 신문의 일탈적인 행위를 저지하기 위해 시민운동 차원의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이들은 '<조선일보> 허위,왜곡 보도에 대한 공동대책위원회'를 한달내에 구성해 <조선일보> 거부 운동을 지식인 뿐 아니라 시민사회단체까지 확산시킬 계획임을 밝혔다.

아래는 7일 있었던 '<조선일보> 거부' 선언에 동참한 일부 인사들의 인터뷰이다.

나는 왜 조선일보에 기고와 인터뷰를 거부하는가?

김서중 성공회대 언론학 교수


▲김서중 성공회대 언론학 교수 ⓒ박수원

"일부 지식인들 중에는 <조선일보> 이용론을 이야기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다. <조선일보>는 그들의 매체 전략을 위해서 진보진영의 목소리도 담아내는 것이지 '진보적'이기 때문이 절대 아니다. 진보진영의 목소리가 <조선일보>에 담긴다고 해서 그 신문이 '공정'하다고 보면 오산이다. 이러한 지식인 사이의 '착각'을 깨기 위해서 조선일보를 거부하겠다는 운동에 동참하는 것이다."

김서중(39, 성공회대 언론학) 교수는 '왜 <조선일보> 거부 운동에 동참했는가'라는 질문에 위 대답과 함께 또 한 가지를 말했다.

"그리고 이제는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 <조선일보>에 '경고장'을 던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누구는 몇 사람이 <조선일보>에 기고 안하고 인터뷰 안 한다고 <조선일보>가 변하겠느냐고 반문하지만, 인터뷰를 받고 기고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그 신문과 거래를 안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 일부에서는 <조선일보>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 기존의 보수 신문들에 대해 모두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맞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정부 정책이나 대부분의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이 큰 매체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매체 영향력이 큰 신문에 보도가 되면 잘못된 내용이어도 선전이 됐다는 이유만으로 항의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다.

물론 <동아일보>나 <중앙일보>도 문제다. 그러나 지금까지 정권 창출이라든가 대부분의 반 사회적 논조를 선포하는데 앞장 선 신문이 바로 <조선일보>이기 때문에 그 만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왜 지식인들이 집단적인 방식으로 한 매체를 공격하느냐는 반론도 있다.

"그 대목에서는 홍세화 씨의 말을 인용하고 싶다. 관용을 베풀지 않는 집단에게는 관용이 아닌 것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는 관용을 모르는 매체다. 그리고 지식인들의 집단 행동에 대한 반론에 대해서는 이런 예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기업이 잘못된 물건을 팔면 불매 운동을 하는 것은 정당한 행동이다. <조선일보>에 기고나 인터뷰를 거부하는 것도 잘못된 물건에 대한 '불매운동'이라고 봐줬으면 좋겠다. 지식인들의 행동이 특정 신문을 좌지우지 하기 위한 권력 행사는 아니다."

이명원 <비평과 전망> 편집위원


▲이명원 '비평과 전망' 편집위원 ⓒ박수원

<비평과 전망>이란 책을 통해 문학계에 비판을 하고 있는 젊은 평론가 이명원(30) 씨. 그는 '<조선일보> 기고와 인터뷰 거부 운동' 참여하면서 문인들에게 '<조선일보>에 개인적으로 기고나 인터뷰 요청이 오면 거절할 생각은 있지만 서명하는건 좀 곤란하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고 한다.

"어떤 주요한 테제를 가지고 지식인들이 뭉쳤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 군사독재 시절에 내거는 목표가 선명성에 대한 이념적인 것이였다면 사회가 다양화되면서 현재는 생활에서의 문제제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선일보>에 대한 기고와 인터뷰 거부도 그러한 움직임의 하나라고 본다."

- 지식인들이나 진보진영 일부에서는 <조선일보> 활용론을 이야기 하기도 한다.

"<조선일보>에서 좌파적 논의는 장식일 뿐이다. 진보진영에서 활용론을 이야기하는 것은 자기 합리화에 불과하다. <조선일보>가 원고료를 다른 신문의 5배 이상 주는 현실적 유혹이나 자기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조선일보>에 기고도 하고 인터뷰도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그런 의미에서 지식인들이나 진보진영의 <조선일보> 활용론은 자기합리화요, 어불성설이다."

- 최근에 황석영 씨가 <조선일보>에서 주관하는 '동인문학상'을 거부하고, 이와 함께 인터뷰와 기고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나름대로 문단에 영향력이 있을 것 같은데.

"황석영 씨의 행동이 나름대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본다. 개인적 자의식에 의한 황석영 씨의 문제제기는 문단의 큰 권력인 창작과 비평을 당황케 했고 창비 자유게시판을 통해 이에 대한 논쟁을 불러오기도 했다. 그렇지만 민족문학진영 자체가 변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 <조선일보>를 많은 사람들이 비판하고 있지만 구독 부수는 가장 많다. 이문열 씨 같은 사람은 이 지점에서 나름대로 <조선일보>를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조선일보>를 많이 보는 것은 정보량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정보량은 자본이 많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그 자본은 기득권 속에서 생성된 것들이다.

군대 있을 때 안 사실인데 내무반에 들어오는 유일한 종합일간지가 <조선일보>였다. 제도화된 장치 속에서 자연스럽게 신문부수가 늘어난 것이다. 따라서 <조선일보> 부수가 많은 것이 순수한 독자의 선택이라고만 보기는 힘들다."

장은숙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부회장


▲장은숙 참교육학부모회 부회장 ⓒ이병한

- 어떻게 이 운동에 동참하게 됐는가.

"몇 년 전부터 선거감시연대(이하 선감연)에 참가하여 언론보도를 모니터 했다. 그 때마다 <조선일보>가 노골적으로 때로는 교묘하게 보수적이고 수구적인 보도를 하는 것을 느꼈다. 그러다 이번에 이런 운동이 있다고 해서 지난 8월 4일 서명했다."

- 선감연 활동은 얼마나 했는가.

"94년 지자체 선거, 96년 총선, 97년 대선, 2000년 총선. 이렇게 7년에 걸쳐 4번이다. 특히 올해 총선 때는 전국의 많은 시민단체가 연합한 '2000년 총선시민연대'에 대해 <조선일보>가 '홍위병'이라는 표현을 하는 등 음해성 보도를 제일 많이 했다."

- 일부에서는 '<조선일보>만의 문제인가', '<조선일보>에 대한 비판이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런 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운동적 시각에서 볼 때 전체 언론을 문제삼으면 효과가 떨어진다. '언론개혁'이 전략이라면 '조선일보 거부'가 전술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일보> 하나를 타겟으로 삼으면 다른 신문사도 자극이 될 거라고 본다. 또한 다른 언론도 마찬가지인 면이 있지만 그 가운데 <조선일보>가 가장 수구·보수적이다."

- 장 부회장이 이 운동에 동참한 것은 개인적인 결정인가 조직적인 차원인가.

"개인적인 차원이다. 하지만 이 운동이 큰 힘을 발휘하려면 각 단체의 조직적인 결의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조선일보>를 거부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개인은 많지만 조직으로서는 갈등이 있을 것이다."


(다음은 이번 '조선일보 기고와 인터뷰를 거부하는 지식인 1차 선언' 참여자 명단이다.)

우 리 의 결 의

하나, 우리는 조선일보가 과거를 반성하고 국민과 민족 앞에 사죄할 것을 촉구한다.

하나, 우리는 이와 같은 요구가 실현될 때까지 조선일보에의 기고와 인터뷰를 하지 않을 것을 선언한다.

◇ 학계

강내희(중앙대·영문학), 강정구(동국대·사회학), 강준만(전북대·언론학), 공제욱(상지대·사회학), 권인호(대진대·철학), 김갑태(상지대·생물학), 김기현(전북대·윤리교육학), 김대식(상지대·국문학), 김동민(한일장신대·언론학), 김동춘(성공회대·사회학), 김서중(성공회대·언론학), 김성재(조선대·언론학), 김승수(전북대·언론학), 김영규(인하대), 김영민(한일장신대·철학), 김윤자(민교협 공동의장), 김인제(상지대·법학), 김재식(전북대·조경학), 김의수(전북대·철학, 민교협 공동의장), 김정란(상지대·불문학), 김종엽(한신대·사회학), 김한성(연세대·법학), 김형기(경북대 경제학과), 나간채(전남대·사회학, 광주시민연대 공동대표), 도진순(창원대·역사학), 문원기(한라대·경제학), 박거용(상명대·영어교육학, 민교협 공동의장), 박경수(부산외국어대·국문학), 박병섭(상지대·법학), 박순성(동국대·북한학), 박용규(상지대·언론학), 박정원(상지대·경제학), 백수인(조선대 민교협 광주-전남지부장), 서관모(충북대·사회학), 서정기(방송통신대 불문학), 서창호(목포대 행정학과), 성낙돈(덕성여대·교육학), 송기도(전북대·정치학), 송주명(한신대·일본학), 신순철(원광대·역사학), 오용규(전북대·경영학), 엄국현(인제대·국문학), 원용진(동국대·언론학), 윤찬영(전주대·사회복지학), 이영환(성공회대·사회복지학), 이정우(경북대 경제학과), 이종민(전북대·영문학), 이종수(광주대·언론홍보대학원장), 이종오(계명대·사회학), 이효성(성균관대·언론학), 임동욱(광주대·언론학), 임상오(상지대·경제학), 임성진(전주대·정치학), 장재화(상지대·영문학), 정대화(상지대·정치학), 정애자(전북대·의학), 정원오(성공회대·사회복지학), 정재철(동신대·언론학), 조순구(전북대·정치학), 조희연(성공회대·사회학), 진중권(자유기고가), 차재영(충남대·언론학), 최종덕(상지대), 최현숙(상지대·사회복지학), 한상권(덕성여대·역사학), 한일수(우석대·한의학), 홍경준(전북대·사회복지학), 허진(창원대·언론학), 황국명(인제대·국문학)

◇ 문인

강경주(시인), 권애숙(시인), 김명인(문학평론가), 김준태(시인), 김형술(시인), 나종영(시인), 노혜경(시인), 문선영(시인·문학평론가), 서규정(시인), 송기숙(소설가, 전남대), 이명원(문학평론가), 이선형(시인), 이성목(시인), 이은주(시인), 임동확(시인), 전병문(문학평론가), 허정(문학평론가), 홍기돈(문학평론가), 홍세화(자유기고가), 김규항(아웃사이더 편집주간), 권혁웅(시인), 고명철(문학평론가), 김남석(문학평론가), 임화인(문학평론가), 김선우(시인), 김점룡(시인), 최성각(소설가), 한명희(시인), 김은숙(시인), 정한용(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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