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비하 발언' 참을 수 없었다" - 오마이에서-
 생각의 끝
 2003-01-03 20:31:04  |   조회: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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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하면 시청앞에 불을 질렀겠나
'장애인 비하 발언' 참을 수 없었다"
대구 장애인단체 '밝은 내일' 최창현 회장 등...전원 경찰 연행

이승욱 기자 baebsae@ohmynews.com

"장애인 복지문제에 대한 대구시장의 태도가 더 큰 문젭니다. 시장 관사 앞에까지 가서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지만 본 척도 않고 외면하기 일쑤였습니다. 저는 조해녕 시장이 시장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 대구 중부경찰서 형사계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최창현 회장.

ⓒ2003 오마이뉴스 이승욱
대구지역 장애인 단체인 '밝은 내일' 장애인인권찾기회(www.where.co.kr/hyun) 최창현(38) 회장과 중증장애인 등 6명이 2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 경찰에 연행됐다.

이들은 이날 오전 10시 40분경 대구시청 앞 바닥에 비닐봉지에 담아온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등 2시간 동안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현재 중부경찰서로 전원 연행돼 집시법 위반과 방화미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날 시위를 주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 회장은 입으로 조종하는 전동휠체어를 타고 '에바다 문제해결 촉구와 장애인인권 개선'을 요구하며 5000Km에 달하는 미국횡단에 성공했던 인물로 세간에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극단적인' 방법까지 동원해가며 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날 오후 중부서 형사계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최 회장을 만났을 때 그는 "시청이 장애인 복지문제에 대한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며 분을 감추지 못했다.

"대구시청이 장애인 복지 요구 묵살하고 있다"

최 회장이 이날 시위를 벌인 이유는 △대구시의 저상버스 도입문제 △시위중 시청 공무원들의 휠체어 파손과 욕설에 대한 처리문제 △독립생활센터 지원문제 등 3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최 회장은 이날 시위와 관련해 "우리가 오죽하면 불을 지르겠다는 생각을 했겠느냐"며 말문을 열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당시 후보였던 조해녕 현 시장이 저상버스를 도입하겠다며 공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상버스 도입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말 대구시는 1억5천만원을 들여 저상버스 1대를 도입해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하지만 최 회장을 비롯한 장애인들은 "저상버스 1대만을 도입한 것은 실질적으로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조처이기보다 전시행정이며 생색내기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최 회장 등은 저상버스 도입 등과 관련, 지난해부터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항의시위 과정에서 시청 공무원들이 장애인들의 휠체어를 파손하고 욕설과 함께 장애인을 비하하는 발언 등을 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밝은내일 이경자 사무국장은 "지난해 장애인들이 항의시위를 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던 복지정책과 공무원들이 장애인들에게 '이XX! 너희들은 사람도 아니다'고 욕설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 국장은 "이에 대해 시청 측에 해당 공무원의 징계를 요구했지만 시청 측은 어떤 징계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또 "시청 앞 시위과정에서 관계 공무원들이 최 회장의 휠체어를 파손했지만 제대로 수리를 해주지 않아 오히려 휠체어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2003 오마이뉴스 이승욱
이와 함께 밝은내일 회원들은 중증장애인들이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독립생활센터'에 대해 시청이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최 회장은 "밝은 내일 내에 독립생활센터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난 6년 동안 운영하고 있었지만 시에서는 작은 단체이고 또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난해 말 서울시에서는 올해부터 자립생활지원센터 등에 지원을 한다고 하는데 대구에서는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최 회장과 밝은내일 회원들은 대구시장을 포함한 관계 공무원들이 '장애인 복지를 우선한다'고 공언만 할 뿐 장애인들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회장은 "지난 해부터 저상버스 도입과 장애인 비하 발언 문제, 독립생활센터 지원문제 등에 대해 시장 관사 앞까지 찾아가 시위를 벌였지만 돌아오는 것은 '안 된다'는 대답뿐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최 회장은 "도대체 장애인 복지의 메카라고 자랑하는 대구시가 장애인들의 요구에는 등을 지고 있는데다, '시청으로는 어쩔 수 없으니 마음대로 하라'는 식으로 일관하는 것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고 이날 시위에 나선 심경을 밝혔다.

반면 이러한 최 회장의 주장에 대해 대구시는 '장애인들이 실정에 맞지 않는 무리한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장애인, 무리한 주장 일관"

대구시 복지정책과 김규현 과장은 "휠체어 파손은 장애인들이 시청 내로 강제적으로 진입하다 불가피하게 빚어진 것이었지만, 시청 공무원들이 책임지고 고쳐줬다"고 반박했다. 또 "문제가 되는 발언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경위를 떠나 관계 공무원에게 주의를 줬고, 직접 장애인들을 만나 사과를 하게 해 끝난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또 "독립생활센터 지원은 한국의 장애인 정책의 중증장애인에 대한 지원 수준에 맞지 않는 요구"라면서 "현실적인 재정 등을 고려하지 않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저상버스 도입 문제는 편의시설 위탁을 자신들의 단체에 맡겨달라는 요구를 하는 것이 관철되지 않자 방화까지 저지른 것"이라는 시각을 드러냈다.

김 과장은 또 장애인들의 요구에 대한 시청의 '묵살' 주장과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오랜 기간 동안 대화와 설득에 나섰지만 전혀 이해를 해주지 않고 있어 답보 상태에 머무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중부서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시위를 벌인 이들이 장애인들인 점을 고려해 불구속 처리될 가능성이 높지만, 단체 사무국장의 경우 비장애인이며 직접 휘발유에 불을 붙인 혐의가 있어 쉽게 풀려나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2003/01/02 오후 5:16
ⓒ 2003 OhmyNews
2003-01-03 20:31:04
211.xxx.xxx.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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