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을 원하십니까?
 망! 개혁
 2000-11-12 15:47:45  |   조회: 4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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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열풍이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그만큼 국민들의 개혁열망이 크다는 의미일 것이며 이번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개혁을 이루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말하는 것일 것이다.

사실 그 동안의 우리 정치판을 돌아보면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은 절망감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독재자들이 국민의 이름을 빌어 우리의 형제와 우리의 이웃을 능멸하는 것을 우리는 혀를 깨물고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인들이 지역감정을 등에 업고 돈과 권력을 좇아 쉬파리 떼처럼 몰려다니는 것을 우리는 가슴을 치며 보고만 있어야 했다.

그러나, 정말 그런가? 정말 우리는 바라만 보고 있었는가? 혹시 지연이나 자신의 알량한 이익을 위하여 그들에게 동조하고, 그들이 그런 짓을 하는 것을 짐짓 모르는 체 하지는 않았는가? 오히려 그들에게 힘을 내라고 부채질하지는 않았는가? 혹시 나라야 어떻게 되건, 다른 놈이야 어떻게 되건 말건 나만 잘 살면 되지 하는 마음은 없었는가? 냉정한 '이성'보다는 섣부른 '감정'에 휩싸여 그들의 장단에 춤춘 적은 정말 없었는가?

때만 되면 또다시 그들에게 표를 주어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하던 일 계속 하게 한'것이 결국 우리가 한 일이 아니던가? 슬프지만, 그것이 우리의 자화상이 아니던가? 그런 우리가 새삼스럽게 그들을 욕하고 때릴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하는가?

"바꿔"니 "개혁"이니 무슨 유행가처럼 떠드는데, 무엇을 바꾸고 어떻게 개혁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은 있는가? 군사독재에 협력한 정치인은 뽑지 말아야 한다고? 부패한 정치인도 안된다고? 무능력한 사람도 안되고, 힘이 없는 사람도 그렇다고?

과연 그럴까? 과연 그것만이 전부일까? 한번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우리는 "바꿔"와 "개혁"이 번갈아 언론이나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니까 마치 '바꾸는 것'이 '개혁'의 전부인 양 생각하는 듯 하다. 그러나 '바꾸는 것'은 '개혁'을 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지 '바꾸는 것'자체가 목적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은 '세상'을 바꾸고 정치'판'을 바꾸는 것이지 그까짓 피라미같은 정치인 몇 명을 바꾸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상을 바꾸고 정치판을 바꾸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이쯤에서 '개혁'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집을 지을 때 설계도와 함께 그 집이 완공된 후의 모습을 머리 속에 그려가며 집을 짓는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의문들에 대한 정확한 해답을 가지고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머리 속에 그려가며 선거에 임해야만 한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고 값싼 감상이나 감정에 의지해서 후보를 선택한다면 결국 저들의 장단에 또 한번 놀아나는 꼴 밖에는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원하는 '개혁'이란 과연 무엇일까?"
"우리가 원하는 '바뀐 세상'은 과연 어떤 세상일까?"
"우리가 원하는 '바뀐 정치'는 과연 어떤 정치를 말하는 것일까?"
이런 의문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은 가지고 선거에 임해야 후보선택의 기준이 명확해지지 않겠는가. 그러나 어렵게 생각하지는 말자. 역설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우리가 현실 속에서 듣고, 보고, 느끼는 이런 저런 문제들을 하나씩 짚어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원하는 세상, 우리가 원하는 정치를 도출해 낼 수 있지 않겠는가.

우선, 지역감정부터 없어 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부정 부패가 없는 맑은 세상이면 좋겠다. 또 소외된 계층을 배려하는 따뜻한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여성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평등한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미래에 대한 비젼이 있는 밝은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런 모든 것들을 우리의 또 다른 반쪽인 북쪽의 동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세상이면 더욱 좋을 것 같다........어떤가. 말하는 것만으로도 흐뭇해지지 않는가.

그런데, 우리는 여기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발견하게 된다. 과연 위에서 말한 것 같은 세상을 국회의원 몇 명 잘 뽑는다고 해서 만들 수 있는 것일까? 과연 우리 지역에서 선출된 인물이 위와 같은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제 목소리를 낼 수는 있을까? 또, 제 목소리를 낸다고 해도 그것이 가능하기는 한 것일까? 그렇다! 슬프기는 하지만 그것이 현실인 것이다. 노동자들의 권익을 대변해 줄 것으로 믿었던 한나라당의 김문수, 이재오 의원이 한나라당의 노동악법 날치기 통과에 앞장서고, 과거 자신들이 국가보안법에 의하여 곤욕을 치렀던 한나라당의 이부영, 이신범 의원이 오히려 국가보안법의 개정에 반대하는, 그런 모순된 모습이 바로 한국 정치의 현실인 것이다.

왜 그들은 자신의 평생의 소신을 굽힐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그것이 바로 그들이 속한 정당의 소위 "당론"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묻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자신의 소신대로 하면 되지 않느냐"고. 이미경 의원이 소신대로 행동했다고 한나라당에서 쫒겨 나고 또 공천 과정에서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은 가차없이 탈락시키는 사실이 증명하듯, 우리나라의 정당구조에서 그런 행위는 곧 정치적 자살행위인 것이다. 그런 굴절되고 왜곡된 정당구조 때문에 의원 개개인의 소신과 자질은 묻혀버리고 오직 "당론"만이 무소불위의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며 그 "당론"의 결정과정조차도 총재 일인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깊이 생각하지 않고 후보를 선택하는 것은 본의는 아니지만 자신의 의사와 전혀 상반된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위에서 제시한 몇 가지 문제를 하나씩 풀어나가면서 생각해 보자.
먼저 지역감정을 없애는 방법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거론됐던 여러 가지 얘기들 중에서 그나마 지역색을 조금이라도 희석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었던 중선거구제로의 선거법 개정안에 어느 당이 찬성하고 어느 당과 어느 당이 반대하였는가, 어느 당에서 현재 지역감정을 가장 선동하고 있는가, 이런 것들이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정치인 부정 부패의 근본적 원인은 돈 많이 드는 정치구조 때문이므로 지구당을 폐지 또는 축소하자는 등의 제안을 어느 당이 하였고 어느 당과 어느 당이 반대하였는가. 또 정치인 및 고위 공직자의 부패방지법 제정에는 어느 당이 찬성하였고 어느 당과 어느 당이 반대하였는가 등이 부패 척결의지의 기준이 될 듯하다.
그리고 소외된 계층이라면 노동자와 농어민, 장애인 등을 말할텐데, 노동악법을 날치기 통과시킨 당이 어느 당이며 농어민 부채의 경감 및 탕감에 대하여 줄기차게 반대하다가 선거가 가까워지니까 슬그머니 당론을 변경한 정당이 어디 어디 정당인지 알아보자. 또 장애인 현역 국회의원이 있는 정당이 어느 당인가를 알아보는 것도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의 척도가 될 것 같다.
다음으로는 비례대표 여성 할당을 국민 앞에 약속하고 지키지 않은 정당이 어느 당과 어느 당인지 알아보는 것이 여성권익에 대한 그 정당의 기본인식을 확인하는 것이 될 것이다.
그리고 통일이 지상목표라고 말하면서도 북한을 우리의 주 적으로 규정한 국가보안법의 개정에는 반대하는 정당이 어디 어디 인가도 알아야 하며, 언론에 보도되는 탈북자들에 대해서는 대책을 촉구하면서도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의 어린아이들을 위해 밀가루와 비료 등을 보내는 일에는 사사건건 토를 다는, 이중적이고 생색내기 식의 북한관을 가진 정당들은 어디 어디 인가도 알아보자.

우리가 이런 문제들에 대하여 반드시 알아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한 이런 문제들이 먼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며 이런 문제들에 대한 소속정당의 "당론"이 어느 일 개인의 소신과 자질보다 훨씬 비중 있게 다뤄져야 한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개혁을 원하는가? 그러면 개혁을 지향하는 정당을 선택하자.
이대로 있기를 원하는가? 그러면 보수를 지향하는 정당을 선택하자.
선택은 어차피 우리의 몫이다.



2000-11-12 15:47:45
211.xxx.xxx.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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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정말 2009-02-26 23:55:11 121.xxx.xxx.133
정말.. 감격스러우면서도 안타깝습니다. 이 글을, 대통령, 국회의원 선거 전에 많은 분들이 보셨다면, 그 만큼 정치에 관심이 있었더라면 이 꼴은 안당했을 텐데요... 정말 이런 글이 있었다는 것에 감격스러우면서도 왜 좀더 빨리 이런글을 보지 못했나,,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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