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만으로는 안 된다.
 전 변
 2000-11-12 15:39:48  |   조회: 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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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나라가 생긴 이래 최초이자 최대의 정치실험을 하고있는 중이다. 역사상 어느 선거에서 이번같이 유권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 준 적이 있으며 이번같이 유권자가 공천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한 일이 역사상 어느 선거에서 있었는가.

그런 이유 때문인지 이번 선거에서 젊은 후보들이 선전을 하고 있는 것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으며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현상을 대단히 바람직한 현상으로 생각한다.

그러면, 유권자들이 '젊은 후보'를 선호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 때문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성 정치권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부정, 부패, 무능, 의심스러운 전력 등의 이미지가 젊은 정치인에게는 상대적으로 덜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가 유념해야 할 점은, '젊음'만을 절대적인 선택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젊다는 것'은, 덜 부패하고 능력이 있고 상대적으로 투명한 전력을 가졌다는 등을 상징적으로 말하는 것이지 '젊음' 그 자체를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젊으면서도 부패한 인물이 있을 수도 있고 젊음 외에는 이렇다하게 내 놓을 것이 없는 무능한 인물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그런 인물들까지 젊은 후보군에 포함시켜 기성정치인들과 대립되는 개념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젊으면서도 부패했다는 것은 기성정치인보다 더 부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일 것이다. 또한 무능한 김영삼 정권이 우리에게 남겨준 교훈으로 볼 때 젊기는 하지만 무능력하다는 것은 정치인으로써 아예 고려대상조차 될 수 없는 '악덕'이라고 생각한다. 젊은 후보들 가운데서도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며 각 단체나 언론 등에서 재산, 세금 등의 문제와 정책검증 등을 다투듯 다루는 이유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

며칠 전 모 방송국의 지방뉴스를 시청하던 중 대단히 흥미로운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충북지역의 대학교수들로 구성된 교수협의체에서 후보자들에게 태권도공원 유치문제, 오송 전철역 유치문제 및 청주공항의 활성화 방안 등 충북지역의 각종 현안 십 여 가지에 대한 견해를 묻고 답변 내용을 검증하여 그 점수를 발표했다는 내용이었다. 아쉬운 것은 우리지역의 이용희 후보와 박준병 후보는 총선연대의 낙선대상자에 포함된 관계로 아예 질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바람에 그들의 정책능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객관적으로 살펴볼 좋은 기회를 놓쳤다는 점인데, 어준선 후보와 심규철 후보의 자질과 능력을 살펴보는 것으로 그나마 위안을 할 수 있었다.

결과부터 얘기하자면, 총점 55점을 만점으로 하여 각 후보의 점수와 순위를 발표하였는데 어준선 후보는 37점인가를 얻어 충북지역 출마자 중 2위를 차지하였다. 의정활동을 잘 한 의원으로 자타가 인정하는 어 후보가 자질과 능력에서 다시 한번 인정을 받는 영광을 차지한 것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심규철 후보가 5점을 받아 충북지역 출마자 중 꼴찌를 했다는 점이다.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아 0점 처리된 서 너 명을 제외하고)

물론 선거운동에 바쁘기도 할 테고 정치신인이기 때문에 기성정치인보다 각종 정책수립에 서툴 수도 있다는 점은 이해를 한다. 그러나 그런 것은 '인간적'으로 이해되어야 할 문제이지 책임 있는 공인이 되고자 입후보한 예비선량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더구나 심 후보와 비슷한 연배이며 같은 정치신인인 청주 흥덕 지역의 노영민 후보가 기라성같은 기성정치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사실과 비교해 볼 때 더욱 심 후보가 한심스러워 보이는 것이다.

심 후보가 진정 '젊은이'라면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참신하고 차별화 된 정책으로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기를 바라며 필요하다면 공부를 조금 더 할 것도 권한다. 유권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젊은 감각'과 '젊은 능력'이지 단지 '젊다는 사실' 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젊다는 것'은 상징적인 필요조건일 뿐이지 그 자체가 필요충분조건 일 수는 없다. 심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방법은 '젊다는 점 말고는 이렇다하게 내 놓을 게 없는 인물'이라는 오명을 씻는 일이 우선 되어야 할 것이다.

2000-11-12 15:39:48
211.xxx.xxx.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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