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거짓말"
 고세민
 2000-11-12 15:36:54  |   조회: 5292
첨부파일 : -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당사자가 느끼는 답답함이란, 제삼자로써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사형을 당하는 내용이 영화나 소설 등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것도 분노-반항-체념으로 이어지는 당사자의 심리적인 움직임이 그만큼 극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며 또 현실 속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우리 주변에서 심심찮게 일어나는 것을 언론을 통해 접하기도 한다.

[저에게 닥친 시련은 고통스러운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결코 역사앞에 부끄럽지 않았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저의 진실은 마침내 1,2심은 물론 대법원에서의 무죄평결로 만천하에 증명되었고, 이 박준병은 더욱 당당하게 여러분 앞에 다시 설수 있게 된 것입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이 진실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무능한 전임 김영삼 정권이 자신들의 무능을 감추기 위해 정치공작의 희생양으로 박준병을 지목했지만, 결과는 진실의 승리였습니다.
오로지 박준병만이 결백하다는 사실만이 만천하에 증명된것 입니다. ]

이미 알고 있겠지만 위 글은 박준병 후보의 홈페이지에 실려있는, 12.12와 관련된 글이다. 뼈에 사무치는 억울함과 그 억울함이 밝혀진데 대한 감상이 절절이 배어나는 멋있는 글이며, 몇 번을 다시 읽어도 가슴이 뭉클 할 정도로 빼어난 글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민주화 운동이라도 하다 나온 사람 같다'고 비아냥대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지만 억울한 일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이 할 말은 못된다고 생각하며, 그 문제는 그만 해 두고 이번에는 다른 글을 한번 읽어보자.

[-「12.12J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하십니까? 「쿠데타」설과 「수사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이라는 두 가지 설이 있는데‥‥
『당연히 후자지요. 내가 아는 한에 있어서는 상황이 그런 형태로 전개되리라고는 생각을 안했던 것이 사실이예요. 그것은 그러니까 그날‥‥‥‥ 나중에 얘기하지요. 이 다음에 기회가 또 있겠지요 뭐』
-일부에서는 「12.12J주도세력에 「무임승차」했다는 평가도 있는데‥‥
『그것도 역사에 맡깁시다. 나는 사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 얘기 안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그런 해석도 있고 저런 해석도 있고 하니까‥‥
집요한 질문에도 그는 손을 내저으며 말문을 막는다. 그래도 내친김에 한마디 더 물었다.
-「12.12J에는 어떻게 참여하시게 되었습니까.
『서울에 주둔해 있던 한 부대의 지휘관 으로 개인적으로 참여한 거지요. 우리 부대는 참여 안했어요』

(신동아, 1988. 7)
제목:「내가 아는 「光州사태」는 이것이 전부요』
*박준병 민정당 사무총장 대담: 김대곤 ]

http://altair.chonnam.ac.kr/~cnu518/data/data7_3056.html

이 글은 월간 신동아 1988년 7월호에 게재된 인터뷰기사 중의 일부인데, 이 글을 가만히 읽어보면 위의 홈페이지에 쓴 글과 전혀 상반된 내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홈페이지의 글에서 얘기하는 '결백'과 '진실'은 '12.12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말하는 것일텐데 인터뷰 기사 중 '부대를 동원하지는 않았지만 부대의 지휘관으로서 개인적으로는 참여하였다'는 답변과는 전혀 반대되는 내용인 것이다. 물론,"'그 자리에 있었을 뿐'이라는 이야기이지 '사건에 직접 참여하였다'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앞 뒤 문맥을 잘 살펴보면 이 답변이 '그 장소에 있었을 뿐'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쯤은 금방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한가지 일을 놓고 동일한 사람이 상반된 두 가지의 이야기를 한다면 어느 한가지는 분명 거짓이라는 것이 우리의 상식일 것이다. 그렇다면, '홈페이지에 쓴 아름다운 글'과 '잘 나가던 시절의 인터뷰기사' 중 어느 것이 '진실'이고 어느 것이 '거짓'인가?

물론, 법률적으로 다 끝난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당연히 박준병 후보를 흠집내기 위하여 이 글을 쓴다. 그러나 이 글을 음해나 인신공격쯤으로 폄하 하지는 말아 줬으면 한다. 음해나 인신공격이란, 조그만 사실에다 살을 붙이고 없는 사실을 날조해서 쥐새끼처럼 숨어서 유포시키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 주소까지 밝히고 당당하게 하는 말을 이르는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다만, 박준병 후보가 마치 무슨 '순교자'라도 되는 양, 마치 하늘 아래 자기만이 '도덕군자'인 양, 마치 자기만이 '진실한 사람'인 양, 혼탁한 세상에서 자기만이 '깨끗한 사람'인 양 행동하는 것이 조금 지나친 듯하여 그의 진면목을 두껍게 가리고 있는 '가면'을 벗겨 내 보고 싶을 뿐이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로 박준병 후보를 지지하고 추종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그 사람들의 의사를 존중한다. 그러나 그 반면에 나름대로의 정확한 판단에 의하여 냉정한 시각으로 박준병 후보를 지켜보는 사람도 적지 않으며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박준병 후보의 행동에 대한 역겨움도 나 못지 않다는 것을 알아 줬으면 한다.
그러니.... 공해 없는 세상을 위하여 -

"'어릴 때 부모님을 속인 일 외에는 거짓말한 기억이 없다' 같은 거짓말, 다시는 하지 마세요."


2000-11-12 15:36:54
211.xxx.xxx.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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