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모과나무
 홍두깨
 2000-11-11 21:51:51  |   조회: 6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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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에 두 세차례 고향을 들르곤하는데, 그럴때마다 항상 정겹게 맞이해주는 것들이 있었다.
어느해부터인지 ,구읍에서 속리산가는방향에 죽 늘어선 벚꽃나무들이 한때는 그랬다.
사월이면 친정아버지 생신때문에 항상 고향을 가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벚꽃을 보면서 봄의 정취를 마음껏 느껴보곤했다.
물론 내가 사는곳에서 가까운 경주보문단지의 것에 비교하면 다소 초라면도 있지만 ,금강과 어우려져있는 고향의 벚꽃은 왠지
더 마음이 끌리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벚꽃을 예찬하려는 것은 아니다.
벚꽃은 온몸을 불태워 피워낸 꽃잎들을 한순간에 다 떨쳐 버린다. 그 모습이 마치 일본 사무라이 인생과 같다고 예찬되기도 한다.
그러나 일본의 국화라는 점을 차치하고라도 , 벚꽃이 사람들의 춘심을 때론 천박스럽게 자극하는 것이 이제는 싫을때도 있다.

장계다리를 건너 조금가다가 우회전하면, 배바우(안남)가는길이 나온다.
그곳은 산의 형세며 공기며 흙이 어찌나 좋은지 도심에 지친사람들을 매료시키엔 충분한곳이다.
어느해인가 비포장도로를 간적도 있었는데 약간 굽이친 고개를 넘어 배바우장터로 가는곳은 어렸을때 국어책에 나오던 종달새를 연상케 하곤했다.친정어머니 산소를 들릴때마다 봄이면 봄. 가을이면 가을. 어디 한구석 나무랄대가 없는곳이다.
철철이 색다른 느낌을 갖는것은 재 너머에 내가 태어난 곳이있어서만은 아니다.(덩기미?)

무엇보다도 내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것이 바로 모과나무였다. 배바우로 넘어가는 길에 그리 크지는 않지만 저마다 모과를 한아름씩 안고 서 있지않는가?어렸을때 친구들을 대하듯 너무도 반갑고 신선했다.
봄에는 분홍빛의 모과꽃이 듬성듬성 피기때문에 별로 눈에 띄지않다가 겨우 가을이 되서야 그들의 존재를 알아차렸었다.
올봄에는 모과꽃을 유심히 볼 작정으로 마음먹고 있었는데...

자료에 의하면 모과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는 활엽교목으로 다 자라면 높이가 10m나된단다.
모과를 보고 사람들은 세번 놀란다는데, 과일이 너무 못생김과 그 못샘김에서 나는 기막힌 향기에 놀라고,그 맛 또한 없음에 놀란다.더러는 봄에 피는 청초한 분홍빛 꽃에놀란다한다.
''모과같다''고 말하면 욕이 될만큼 모과는 울퉁불퉁 못생겻지만 유용한 것이 많다. 봄과여름에는 꽃과 잎,겨울에는 나무줄기의 무늬를 감상할 수있다.늦가을이면 열매를 현관이나 자동차안에 두어 상큼한 향기를 즐길수있다. 그뿐이랴!
한방약재의 하나로 소화촉진과 감기에도 좋단다.옛날 선비들은 책상옆에 담아두고 향기를 음미했고, 가구또한'' 화류목"이라 하여 고급스런 대우를 받았다..흥부전에 나오는" 화초장" 지고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또한 모과나무였다.또한 많은 시인들이 옹두라진 모과나무에 대해서 노래하기도 했다.자료를 뒤져보니 마산 인곡리와 청원의 모과나무는 10m 키에 수명도 각각 250년,600살로 도의 기념물이기도 하다.

이번 설날 성묘길에 그곳에 갔었다. 헌데 가지 잘린 볼썽사나운 키큰나무들이 모과나무 사이사이에 심어져있지 않는가?
벚꽃나무란다.
젠장!
이곳까지 벚꽃이 침투했구나.모과나무를 더 심으면 어떻까?하고 군에 건의하려했는데 한발 늦은 듯싶다. 봄이 되면 모과나무를 베어낸단다. 사실인지? 아니면...
사실 지방자치시대가 되면서 여러가지 행사며 사업이 지방특색에 맞는 것을 찿아야 하는데 벚꽃만큼은 아닌 것같다.
우리나라 온 천지가 벚꽃투성이다.왜 하필이면 테마가 있는 거리가 벚꽃만이어야 하는지?너무 지겹고 식상하다.
벚꽃이 생명력이 강해서 심어 놓기만 해도 잘 자란다 하지만 모과나무 또한 그렇다한다. 모과나무가 벚꽃만 못하랴?
혹시 모과나무가 무슨 잘못이라도 저질렀나?아니면 배바우 사람들이 못생긴 모과는 보기도 싫으니 제발 벚꽃을 심어달랬나?자뭇 궁금하다.무슨 꿍심이 있나 무지 궁금하다.
나는 관계당국(?)에 건의하고싶다.모과나무를 살려주라고.오히려 더 많은 나무를 심어 진짜 테마가 있는 거리로 만들어 보라고.그래서 소박함과 다양성.그리고 인생의 의미까지도 느끼고자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오길 기대해본다.나에게도 참견할 권한이 있다.
왜?내 고향이니까.

2000-11-11 21:51:51
211.xxx.xxx.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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