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소주, 물가,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
 허허
 2023-05-19 17:08:01  |   조회: 3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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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점심을 먹는데 열무국수를 8천원이나 받더군요. 5~6천원이면 먹을 수 있던 게 불과 3~4년 전인데... 요즘 가장 싼 음식은 짜장면인 것 같습니다. 6천원. 그런데 이 짜장면 값도 20년 전과 비교하면 2배가 올랐습니다. 2000년대 3천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음식 중 당시와 비교해서 가장 많이 오른 건 삼겹살 아닌가 싶습니다. 2000년대 1인분에 3~4천원 정도 하던 것이 지금은 1만2~3천원이니 3~4배나 오른 거지요.

그런데 이 삼겹살보다 더 많이 오른게 소주값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2000년대 이전 식당에서 1천원 받던 소주가 2000년대 들어서면서 2천원으로 올랐고, 2010년대 3천원, 2020년 이후 4000원 받는 식당이 생기고 현재도 3000~4000원대 유지하고 있지요. 물론 이건 옥천의 경우입니다.

얼마 전 아는 분과 대전에서 저녁을 먹는데 메뉴판에 소주값이 6천원으로 돼 있더군요. 놀라서 사장님께 물어보니 대도시에서는 2016년 경부터 소주 한 병에 4~5천원 받는 곳이 많았고 지금은 6천원 받는 곳도 드물지 않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사장님과 소주값 얘기를 한참 하는 중에 같이 있던 분이 메뉴판을 바라보며 이렇게 한탄을 하셨습니다.

'참~ 소주값은 그렇게 올랐는데 공기밥은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천원이네'

가슴이 쿵! 그렇습니다. 소주값이 천원에서 5~6천원으로 오르고 삼겹살이 3~4천원에서 만원 넘게 오를 동안, 3천원 짜장면 값이 6천원으로 오를 그 2~30년 동안, 메뉴판의 음식 음료수 술 가격은 계속 변했지만 귀퉁이에 자리 잡은 '공기밥 1천원' 글자만큼은 마치 새겨 놓은 것 마냥 변하지 않았지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궁금해서 검색해 보니 2000년 44,797원이던 쌀(20Kg) 소매가격이 2023년에는 51,139원으로 23년 동안 6,342원(14%) 오르는데 그쳤더군요. 같은 기간 삼겹살(100g 소매)은 777원에서 2,352원으로 300% 이상 올랐구요(농산물유통정보) 주부들이 늘 하는 얘기가 있지요. '그래도 쌀 값이 가장 싸다'고... 결국 쌀값이 그대로라 공기밥 값도 그대로였던 겁니다.

여기서 궁금한 건, 수십년 동안 인건비 등 모든 것이 올랐는데, 어떻게 쌀값만 그대로냐는 점이겠지요. 바로 박덕흠의원이 '00관리법도 만들거냐'며 필요성을 부정한 양곡관리법 덕분입니다. '국민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작물'이라며 정부가 쌀 생산 및 수급에 개입해서 가격을 안정시켜 온 거지요.

그렇게 양곡을 관리하지 않았다면 다른 작물의 예로 볼 때 쌀값이 지금보다 2~3배는 비싸졌겠지요. 공기밥도 3~5천원 이상 줘야 먹을 수 있을테고. 밥이 포함된 음식 값도 올랐을 테고. 진짜 쌀값 없어서 굶어 죽는 사람이 나오는 시대가 될 수도 있는 겁니다. 물론 '밥 없으면 빵이나 고기 먹으면 되잖아' 하실 분도 있겠지만, 밥심으로 살아가는 한국 사람 체질 상 가능하지 않은 얘기구요... 또 빵이나 고기는 누가 거저 줍니까?

아, 수입쌀 있어서 그렇게까지 오르지는 않을 거라는 분도 계실텐데, 지금은 우리 쌀 생산량이 넉넉해서 그렇지 만약 생산량이 줄어 쌀이 부족한 상황이라면 칼자루를 쥔 곡물회사들이 지금처럼 싸게 팔까요? 꼭 곡물회사 농간 아니더라도 우크라 전쟁으로 기름값 폭등하듯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해 쌀값이 폭등할 가능성도 있구요.

설사 싸게 수입한다 해도 돼지고기 소고기 예에서 보듯 돈 있는 사람은 국산쌀, 가난한 사람은 수입쌀, 뭐 이런 식으로 '주식'이 계층화되는 황당한 상황이 되겠지요. '식량안보'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닌 겁니다.

박덕흠의원 같이 배에 기름끼고 뭘 모르는 분들은 양곡관리법이 마치 양곡 생산 농가에 특혜라도 주는 것처럼 선동적으로 말합니다만, 사실 양곡관리법의 가장 큰 수혜자는 이처럼 국민들 그것도 서민들인 겁니다. 엄밀히 말한다면 양곡 재배농가를 보호함으로써 국민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시스템이랄까요? 그래서 박의원이 욕을 먹는 것이고, 또 욕 먹어 마땅한 겁니다.
(메뉴판 사진은 인터넷에서 퍼온 것입니다)
2023-05-19 17:08:01
115.xxx.xxx.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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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2023-05-22 13:09:45 210.xxx.xxx.3
아래 애국자님, 자주 느끼는 거지만 님은 다른 사람 글 제대로 읽지도 않고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스타일이군요. 아니면 독해력에 문제가 있거나...

위 허허님 글에 님이 말하는 내용 다 나옵니다.
잉여 농산물 사준다? 쌀값 안정 위해서 사주는 것이고 그 혜택은 국민이 보는 거다.
시장에 맞겨야 한다? 쌀값 올라서 국민만 힘들다. 수입쌀 싸게 사와도 쌀이라는 국민 주식이 계층화될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부작용 우려가 있다면 그 부작용을 줄일 방도를 생각해야지 법 자체를 없앨 생각을 하면 되겠습니까?
빈대 잡자고 아예 집에 불 놓자는 얘기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네요...

애국자 2023-05-19 20:04:02 223.xxx.xxx.78
구구절절 감정을 토해내셨군요.....공기밥 값은 안올랐다
억울하다 이건 솔직히 역설적으로 그만한 투자가치가 없다는거죠 힘들어요? 지금도 잉여 생산물 남은거 사주잖아요 근데 그냥 무조건 사주는건 진짜 어떤 부작용을 초래할지 모르는겁니다 시장에 맡겨야지 어느정도 복지는 필요하지만 이건 나중에 쌀값이 미친듯이 오를수있는 부작용 및 기득권 양성이 가능합니다 농민의 수를 제한하고 신규진출을 막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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