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과거제도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 모음
 조도형
 2018-12-27 13:05:52  |   조회: 1990
구체적인 과거제도에 대하여는 첨부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압권(壓卷)과 관광(觀光)
TV나 책 속에서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괴나리봇짐을 메고 한양으로 향하는 선비들의 모습을 본 적 있을 것 입니다. 그들은 과거가 개인과 가문에 영광을 주는 지름길이라 생각해서 당시에는 과거보러 가는 것을 ‘영광을 보러간다.’라는 뜻의 ‘관광(觀光)’이라고 표현했답니다. 그런데 그토록 멀고도 험하게 느껴졌던 과거길이 오늘날에는 여행을 한다는 의미로 바뀌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1). 압권(壓卷) 압권(壓卷)은 과거제도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과거제도는 중국에서 시작되어 우리나라에도 전래된 이래 관리를 등용하는 기본적인 제도로 정착이 된 관리등용 시험입니다. 그런데 대과(문과)에 응시한 많은 선비들이 3차에 걸친 시험 끝에 최종급제(합격)의 영광을 맛볼 때 채점관들이 1등으로 뽑은 답안지를 임금에게 올려 재가(결재)를 받습니다. 그래서 임금의 재가가 내리면 장원급제가 됩니다. 나머지 답안지를 위에서 누르고 있는 가장 우수한 내용을 의미하는 것이 압권(壓卷)이 되는 것입니다. 2). 한 가지 추가해서 과거에 관련된 유래 가운데 관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현대의 관광은 여행 속에 뛰어난 명승지를 구경하는 것이지만 원래 관광의 의미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옛날 선비들은 과거시험에 응시하러 고향을 떠날 때 항상 <관광하려간다>고 했습니다. 관광은 글자대로 <빛(光)을 본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빛(光)이란 조선시대의 태양과 같은 존재, 바로 임금(王)입니다. 곧 관광은 임금을 보러 간다는 의미입니다. 임금의 얼굴을 용안이라 했으며 임금은 신성시되는 존재였기에 과거보러 가는 사람이 임금의 얼굴을 본다는 의미는 곧 과거에 장원급제해서 임금과 독대하겠다는 뜻입니다. 반드시 과거에 급제하겠다는 굳은 의지와 결의를 나타내는 것이 바로 관광(觀光)이었던 것입니다.
 
2. 암행어사(暗行御史) 출두야!
춘향전을 보면 남원에서 춘향이와 이별을 하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서울로 올라온 이도령은 춘향을 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알성시에서 장원으로 급제하였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춘향전에는 이도령이 과거에 급제하고 바로 암행어사를 제수 받아 남원에 가서 변학도를 혼내주고 춘향이를 구한 것으로 나온다.
암행어사는 실제 근무를 하는 젊고 유능한 사람 중에서 선발을 하는데 적어도 수년간은 근무해야 그 대상에 들었다. 왜냐하면 정승이나 임금이 그 사람이 유능하다고 판단이 되어야 가능했던 것이다.
또 춘향전 영화를 보면 암행어사 출두야! 하며 이도령과 함께 많은 인원이 동원되는데, 암행어사는 평소에는 대개 3∼5명 정도를 데리고 다니며 출두할 필요가 있으면 가까운 역에 연락하여 역에 근무하는 역졸들을 동원하였다.

3. 봉이 김선달의 유래
옥천사투리 중에 닭을 달기새끼 또는 달구새끼라고 부르는데 봉이 김선달이 닭을 '봉'이라고 하였다가 원님에게 볼기를 두들겨 맞고 돈을 많이 벌었다는 이야기이다.
조선후기의 풍자적인 인물 봉이 김선달 (본명 김인홍) 평양출신의 재사 김선달이 자신의 경륜을 펼치기 위하여 서울에 왔다가 서북인 차별정책과 낮은 문벌 때문에 뜻을 얻지 못하여 울분하던 중 세상을 휘젓고 다니며 권세 있는 양반, 부유한 상인, 위선적인 종교인들을 기지로 골탕 먹이는 여러 일화가 있다. 김선달이 봉이라는 별호를 얻게 된 데에는 다음과 같은 내력이 있다. 김선달이 하루는 장에 구경을 갔다가 닭전 옆을 지나가게 되었다. 마침 닭장 안에는 유달리 크고 모양이 좋은 닭 한마리가 있어서 주인을 불러 그 닭이 '봉'이 아니냐고 물었다.
김선달이 짐짓 모자라는 체하고 계속 묻자 처음에는 아니라고 부정하던 닭장수가 봉이라고 대답하였다.
비싼 값을 주고 그 닭을 산 김선달은 원님에게로 달려가 그것을 봉이라고 바치자, 화가 난 원님이 김선달의 볼기를 쳤다. 김선달이 원님에게 자기는 닭 장수에게 속았을 뿐이라고 하자, 닭장수를 대령시키라는 호령이 떨어졌다.
그 결과 김선달은 닭 장수에게 닭값과 볼기맞은 값으로 많은 배상을 받았다. 닭 장수에게 닭을 '봉'이라 속여 이득을 보았다 하여 그 뒤 봉이 김선달이라 불리게 되었다.
참고로 선달은 과거(문무과)에 급제하고 아직 벼슬하지 아니한 사람을 말합니다.

4. 최고령 과거(科擧) 합격자와 최연소 합격자
헌종(憲宗)10년(1844년) 83세의 선비 조수삼(趙秀三)은 소과(小科) 시험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붙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최고령 합격자였기 때문에 당시 영의정(領議政) 조인영(趙寅永)이 감회를 시(詩)로 한번 지어 볼 것을 권하자, 조수삼은 이에 “뱃속에 든 시(詩)와 책이 몇 백 짐이던가, 올해에야 가까스로 난삼(襴衫, 생원 진사 합격자가 입는 예복)을 걸쳤네, 구경꾼들아 몇 살인가 묻지를 마소, 60년 전에 스물셋이었네” 라는 시(詩)로 답했다.
과거(科擧) 합격자 평균 연령은 37세였다. 최연소 합격자는 고종(高宗) 때 이건창(李建昌)으로 15세에 합격했다.
이건창은 고종제위 초기에 암행어사로 활약한 인물로 탐관오리를 벌하고 헐벗고 굶주린 백성들을 따뜻이 감싼 암행어사였다. 그는 지방관아의 감찰활동에 오르던 중 서울 송파마을에 들러 신분을 속인 채 장터의 장사꾼들과 만나 그들의 고충을 들어주면서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백성들은 그가 누구인줄 몰랐으나 그가 떠나고 난 뒤에야 그의 신분을 알게 되었다. 이에 감동한 백성들이 그의 공덕과 행적을 기리며 그가 머물렀던 장터입구에 비석을 세워 그를 기렸다. 그 후 을축년 장맛비에 떠내려가 유실되었다가 1979년 어느 향토사학자에 의해 발견되어 현재의 위치에 그 모습을 되찾아 세워지게 되었다. 이비는 현재에도 관리(공무원)들의 귀감이 되고, 말로만 듣던 역사속의 암행어사의 자취를 직접 만날 수 있는 뜻깊은 비석이다.
2018-12-27 13:05:52
211.xxx.xxx.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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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하목 2018-12-28 15:37:03 121.xxx.xxx.63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늘 좋은일 많이 하시고 변함없는 깊은 고향애정이 부럽습니다,
계시는 동안 밝혀지지 않은 옥천역사를 찾아내시어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들 찾아볼수 있도록 큰 족적을 남겨 주십시요,
밝아오는 황금돼지 새해에 더욱 분발하시고 만사형통 하시기를 기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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