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 해외 행사 예산 삭감 소식을 접하고
 조만희
 2018-12-20 11:28:53  |   조회: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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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해외 행사 예산 삭감 소식을 접하고

옥천군 새해 예산 심의 과정에서 해외 견학 예산이 대폭 삭감되었다고 한다. 특히 정지용과 관련된 ‘항주 지용제’와 ‘연변지용제’, ‘일본 정지용문학포럼’ 등의 예산이 전액 삭감되었다는 소식이다. 8회까지 지속된 일본 정지용문학포럼마저 날려버린 군의회의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그 어떤 속사정이 있었겠지만 그간 정지용을 옥천 최고의 문화상품으로 선전해온 옥천군의 입장은 영 면목 없는 일이 되고 말았다.

옥천군민치고 정지용시인의 존재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미 옥천 최고의 브랜드로 자리 잡은 정지용이건만 그는 적어도 해외에서는 이렇듯 홀대받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과연 그래도 되는지 이 문제를 한번 짚어 보고자 한다.
나는 지난달에 있었던 ‘일본 정지용 문학포럼’ 에 주요 멤버로서 참가한 적이 있다. 오사카 현지에서 실시된 ‘정지용 한글콘테스트’ 심사위원 자격으로 참가했던 것이다. 행사에 참여 하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일본 정지용 문학포럼’의 성격을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행사에 참여하면서 나는 이 행사가 나름대로 의미 있는 행사임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일본에 와서 보니 정지용은 생각했던 것보다 큰 인물이었다. 그는 이미 우리들만의 인물이 아닌 세계적인 인물로 우뚝 서 있었던 것이다. 그러한 그를 옥천 사람들이 찾아와서 기리는 일은 너무도 당연하다. 특히 그를 옥천 최고의 인물로 선양하는 입장에서라면 더더욱 그러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정지용 이름으로 행해지는 모든 국제적인 행사에 제동이 걸렸다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부천시는 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부천 문학인들을 기리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한다. 그 속에는 정지용시인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정지용은 불과 3년 정도 부천에 살았을 뿐인데 부천시는 그를 부천의 인물로 불러 세우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그가 살았던 곳은 개발로 인해 흔적도 없는데 말이다. 자칫하다가는 그가 부천의 인물로 자리매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자본의 힘을 어찌 이길 것인가?

경기도 양평에는 황순원 문학관이 자리 잡고 있다. 황순원 문학관이 세워지게 된 배경이 놀랍다. 그것은 그의 소설 소나기에 나오는 주인공이 ‘양평읍으로 이사 간다더라.’하는 표현에서 비롯됐을 뿐이라지 않은가? 이북 출신인 그를 양평은 그렇게 말도 되지 않는 이유를 내세워 선점했다. 양평은 124억 원의 예산을 들여 황순원 문학관을 세우고 그를 빌미로 해서 황순원선생 마저 천안 공원묘지에서 양평으로 모셔오게 된다. 이제 그 누구도 황순원선생이 양평 사람인 것을 시비 할 수 없게 되었다.
정지용의 위상이 어찌 황순원만 못할까? 옥천은 정지용을 탄생시킨 데에만 의미가 있지 않다. 그의 시상이 모두 옥천을 자양분으로 해서 탄생됐다는 사실을 더욱 주목해야 한다. 문학관을 멋들어지게 짓고 시비를 세우는 일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그 부분이 아니겠는가? 외형을 번드르르하게 하는 일은 자본을 당할 수가 없다. 하지만 이러한 디테일을 어찌 자본이 따라잡을 수 있을까?
따라서 일본 내의 정지용문학포럼을 옥천군이 나서서 하는 일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것은 옥천만이 할 수 있는 사업이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나는 이번에 일본 정지용문학포럼에 참가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았기에 그 부분을 지적하면서 이 사업이 연속되기를 희망해 본다.
내가 지용문학포럼에 참여하면서 느낀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참가 인원 선정에 좀 더 신중을 기했으면 한다. 자칫 관료들의 방만한 외유로 비쳐질 소지가 있기에 이 부분을 좀 더 신경 썼으면 하는 것이다. 나는 이 행사에 지용문학상 수상자가 초대되었으면 한다. 지용문학상 본상 수상자와 신인상 수상자, 그리고 청소년 문학상 수상자를 이 행사에 초대한다면 이 행사는 훨씬 더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것이다. 지용문학상 수상자는 이미 대가의 반열에 오른 자이기에 후배 문인들이 그와 함께 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행사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관료들과 문학인 이외의 맴버를 조절하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둘째는 도지샤대학 내에 재학 중인 한국유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한다. 도지샤 대학에는 한국에서 유학 온 정지용의 후배들이 무려 500여명이나 된다고 한다.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지용 문학 특강이나 심포지움 등이 프로그램에 포함된다면 좋을 것이다. 현지에서 유학생들을 만나보니 그들은 이미 교정에 있는 정지용시비의 존재를 잘 알고 있을 뿐더러 그로 인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셋째는 오사카에서 진행하고 있는 ‘정지용 한글 콘테스트’의 위상을 좀 더 키웠으면 하는 생각이다. 나는 이번 백일장 심사에서 참여자의 수준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동포들뿐만 아니라 한글을 익힌 일본인들의 한글 구사력이 너무도 뛰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인 학생 중에는 독학으로 한글을 깨우친 자가 많았는데 그들의 한글 구사력은 상상이상이었다. 그래서 나는 한글 콘테스트 입상자 중에 최고 수준을 선보인 수상자(일본인과 재일동포 각 1명)를 옥천 지용제 행사에 초대했으면 한다. 그렇게 된다면 그들은 틀림없이 친한파가 되어 정지용을 만방에 선양하는데 자진해서 나설 것이다.

끝으로 행사를 마친 후 평가회가 제대로 이루어졌으면 한다. 군민혈세로 진행된 행사라면 적어도 사후 경과보고서가 제대로 작성되어야 한다. 이번 행사에는 문인들이 참여했고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특강과 백일장등이 이루어졌기에 충분히 알찬 보고서가 작성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고서가 제대로 나오지 않은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행사가 진행될 때마다 보고서가 제대로 만들어져 지용문학관 등에 비치된다면 그것은 정지용을 빛내는 또 하나의 장면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러한 내용들이 보완된다면 이 사업은 더 많은 예산을 들여서라도 반드시 해야만 하는 사업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도지샤대학 방문 중에 만난 일본 초등학생들의 모습을 결코 잊을 수가 없다. 그 꼬마 천사들은 선생님의 인솔 하에 소풍을 나왔던 것인데 정지용시비 앞에 헌화하면서 선생님의 설명을 골똘히 듣는 모습은 너무도 아름다운 풍경이었던 것이다. 나는 비록 시비 앞에서 진지한 자세로 설명하는 이웃나라 선생님의 말씀을 알아듣지 못했지만 그 아이들의 표정을 통해 정지용 선생이 그 애들 가슴속에 생생히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정지용은 일본에서도 그렇게 대접받고 있었던 것이다.
2018-12-20 11:2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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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국 2018-12-20 15:10:30 210.xxx.xxx.69
굳이 국제화시대라는 말을 쓰지 않아도 옛부터 우리나라.중국.일본은 동양 3국으로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항주 지용제. 연변지용제 .지용선생이 유학했던 일본 동지사대 정지용 문학포럼은 앞으로 옥천군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에 임해야 하는데 이를 모두 하지 않겠다니 많이 답답하다.
군의회에서는 재고하여 주기 바란다.

정진국 2018-12-20 14:11:23 210.xxx.xxx.69
제8대옥천군의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장기근속공무원포상(7천5백만원)은 본예산에 반영하고,항주지용제(2천5백만원)와 일본 동지사대 정지용문학포럼(1천7백만원)은 전액삭감할 예정이라고 한다. 공무원들의 사기잔작운운하며 포상까지 하는 것은 여러사항을 감안할 때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과거 공무원퇴직자들 에게도 그런 포상이 관례적으로 있었는지 모르나 없었던 제도를 새로 만드는 일이 되는 것이고,그들은 비록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공무원으로서 보수를 받았었고, 지난 세월 군정에 참여한데 대한 커다란 보람을 갖고 퇴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한다고 본다..옥천군은 그동안 정지용시인을 목천의 문화자산으로 키우고 선양하는데 힘써 왔지만, 우리군 산업의 여러부분에서 "향수"브랜드를 사용 많은 이익을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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