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군의 리더십 실종은 옥천읍 삼청리 일대 KTX 대전남부연결선 폐철로를 활용한 레일바이크 사업에서도 드러난다. 폐철로 철거 또는 활용과 관련해 그간 옥천군이 보인 자세는 오불관언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옥천군은 폐선이 예정된 1년 전부터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점을 철도시설공단과 주도적으로 상의해 방안을 제시해야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고 폐선이 되고도 주민 의견 존중이라는 미명 아래 방관 자세로 일관했다. 그 사이 철거와 레일바이크 활용으로 주민 의견이 갈렸고 갈등으로까지 비화됐다.
결국 레일바이크 활용방안으로 결론이 나고 사업 중단·무산 시 철거한다는 주민여론을 철도시설공단이 약속하면서 사업이 추진됐다. 하지만 수개월이 지난 현재 사업자가 주저앉았고 철도시설공단은 사업자 지정 취소에 이르렀다. 공단은 추가 사업자 공모를 한다지만 레일바이크 성공 가능성은 사실 희박하다.
옥천군은 이제라도 공단과 협의해 사업자 선정 무산 시 당초 약속대로 철거하도록 적극 요구해야 한다. KTX 연결선은 용도폐기 시 철거한다는 정부의 약속이 있었다. 이를 들어 옥천군은 철거에 따른 구체적인 계획을 공단에 요구해야 한다. 레일바이크 최종 무산 시 폐철로는 개발의 장애물로 옥천의 짐이 될 것이다.
리더십 발휘가 아쉬운 분야는 또 있다. 최근 대전지하철 1호선의 옥천 연장이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장기 광역철도망 계획에도 대전지하철의 옥천 연결 계획은 포함돼 있다. 시기가 문제이지 대전과 옥천의 전철 연결은 현실이다. 그럼에도 옥천군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광역 철도망 구축이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고 다른 지자체와의 협의과정이 필요한 것이지만 이런 중차대한 사안에 옥천군이 뜻뜨미지근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는 중 여론은 찬반으로 갈려 논쟁 중이다. 반대여론은 대전으로의 소비·문화·교육·의료 등의 급격한 편입을 들고 있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협소한 단견이고 퇴행적 자세라고 본다.
지하철 연결은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우선 가장 중요하고도 핵심적 기능인 교통의 편익 증대다. 이는 경제적으로도 막대한 가치가 있다. 이동인구의 증가는 옥천 상권의 위축을 초래할 수도 있지만 대전으로부터 가져올 것도 분명히 많다. 일단 대전 도시권의 옥천으로의 확대가 예상된다.
한 가지 좋은 사례가 있다. 지난 9월 24일 공식 개통한 판교-원주간 경강선 전철은 참고할 만하다. 경기도 이천과 강원도 원주까지 이어진 경강선 전철 건설에 이천과 원주 주민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소비시장의 수도권 편입이란 불리한 점보다는 수도권과의 교류편익이 훨씬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옥천군은 대전 지하철 연결을 놓고 벌어지는 찬반 논의를 건설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국내외 비슷한 사례를 수집해 군민에게 제시하고 옥천발전을 위한 올바른 여론을 이끌어야 한다. 계속 방관 자세로 일관하면 454억 원의 예산을 못 쓰고 남긴 허망한 군정, 폐철로 문제에 오불관언한 무기력한 자세가 되풀이되고 주민들은 옥천군의 지도자들에게 크게 실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