ㅈㅅㅅㅈ님께-두발자유화에 대하여
 이카루스
 2000-12-04 08:46:59  |   조회: 6754
첨부파일 : -
님이 아래 글에서 학생들의 의견개진 방법에 대하여 따끔하게 지적하신 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말의 논거도 제대로 제시하지 않고 그저 자기 할 말만 하는 것은 아무리 어린 학생들이라 하더라도 생떼에 불과하지요.(하기야 그런게 어디 아이들 뿐이겠습니까만)

또 '완전자유(율)화를 요구하는게 맞다'는 말씀에도 동의합니다. 자율화면 자율화고 타율화면 타율화지 부분자율화니 뭐니 하는건 애초부터 논리적으로도 모순이 있는거지요. 며칠째 학생들의 도배성(?)게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런 면들을 지적해 주신것은 교육적으로도 참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구체적인 자율화문제에 대해서 저는 님과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이런 주장들이 '섣부른 서구 자유주의 도입이 원인'이라든가, '우리의 고유한 문화'가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주장을 받아들이는데 문제가 있다는 견해에 저는 의견을 달리합니다.

우리나라 서구 자유주의(민주주의라고 표현 할수도 있겠지요) 역사는 50년도 넘습니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부터 미국식 민주주의를 표방했으니까요. 시기가 문제라기 보다는 오히려 처음부터 제대로 된 자유주의를 도입, 발전시키지 못한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자율, 타율 문제와 마찬가지로 민주주의면 민주주의지 '한국실정에 맞는 민주주의' 어쩌고 하며 제도자체를 기형적으로 변형시켜 적용해 온 결과 오늘 이런 혼란을 가져온게 아니겠습니까.

이런 것들은 사실 우리 고유문화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입니다. 원래 학생들의 머리를 짧게 자르게 한 것은 일제시대 일본인들에 의해서 였지요. 그런데 정말 이해할수 없는 것은 우리에게 그렇게 시킨 일본도 일부 극우성향의 학교를 제외하고는 벌써 오래전에 아이들의 머리를 자율화시켜 줬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아직까지도 그걸로 논쟁을 하고 있는데 말이죠. 이거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지........

그리고 '서구처럼 18세 이상되어 부모로부터 독립...'부분 얘긴데, 이 문제도 사실 상당부분 왜곡되고 과장된 부분이 많다고 합니다. 미국의 경우 우선 학자금대출제도가 잘 되어 있어서 우리같이 무슨 보증이나 이런 복잡한 절차 필요없이 학생이라는게 증명되기만 하면 대출을 해주는데, 이게 20-30년 장기 저리랍니다. 거기다 상환도 사회에 나가 취업이 된 날부터(몇년이 되건) 상환을 하도록 되어 있다는군요. 그렇다면 외국같이 못하는 우리정부나 학교에 문제가 있는거지 아이들의 독립심에 문제가 있는건 아니지요. 그뿐인가요. 그 나라들도 나이먹고 빈둥거리는 백수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고 그들 역시 부모신세를 지고 있다네요. 아이들에게 권리에 따르는 책임을 강조하고자 한 뜻인건 압니다만 괜히 누군가가 애들 기죽일 의도로 저 필요한 부분만 쏙 빼온걸 가지고 말씀을 하시니 좀 보기가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머리같은데 신경쓰지 말고 '사고의 폭을 넓히고 미래를 적극적으로 맞으라'는 말씀도 이해하기 힘들군요. 머리와 복장을 통일한다는 것은 획일화를 의미하는 것인데, 획일화 속에서 사고의 폭이 얼마나 넓어질 것이며 미래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능력이 얼마나 생기겠습니까. 예비군 훈련을 받아보신 분들은 이해하실겁니다. 제복과 획일화가 얼마나 인간을 퇴행시키는지.........

저와 생각이 조금 다른것 같아 몇마디 했습니다만 불쾌해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무례했다면 용서하십시오.
2000-12-04 08:46:59
203.xxx.xxx.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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