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좌담회 '두발규제, 어떻게 볼 것인가'
 임영주
 2000-12-04 03:47:12  |   조회: 7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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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퍼온 글)

제목 : 긴급좌담회 '두발규제, 어떻게 볼 것인가'

두발 보다 교육 현장의 상호 믿음이 중요

지난 10월 4일 교육부는 중·고교생들의 두발자유화 요구와 관련, 학생회 등 학생 자치회를 통한 학생들의 충분한 토론과 학교 공동체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 학교별로 두발문제를 자율 결정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우리들신문은 그동안 청소년 사회에 확산돼 온 두발 규제 철폐 운동에 대한 각계의 솔직한 의견과 대안을 모색해 보기 위해 학생과 함께 교사와 학부모, 교육위원 등 모두 4명을 초청, 지난 13일 오후 우리들신문 회의실에서 '두발규제, 어떻게 볼 것인가'란 주제로 긴급 좌담회를 가졌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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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회 : 최 헌(우리들신문 발행인)
정 리 : 박은임기자



사회: 최근 교육부가 학생들의 두발규제 철폐 요구를 부분적으로 수렴해 두발규제를 학교별 자율에 맡기고 학생들의 의사를 존중토록 하는 등 두발 규제가 다소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두발 자유화 요구에 대해 평소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요.

이현국: 우리 학생들 입장에서는 교육청의 방침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학교 학생 43명을 대상으로 최근 설문조사를 한 결과, ‘두발규제를 계속 해야한다'는 2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율화를 원했습니다. 완전 자유화보다 학교측과의 충분한 토론을 거친 자율화를 대다수 학생들이 바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함석철: 두발규제는 아직 교육상 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학교밖을 나서면 청소년 유해환경이 많은 현실에서 두발 자유화로 탈선의 유혹을 떨치지 못할 학생이 비록 소수일지라도 교사의 입장에서는 단 1명의 제자라도 그들의 미래를 위해 보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박한재: 오늘 마침 교육청에서 이 문제에 대해 중, 고교 교장단 회의가 있었습니다. 이 문제는 사실 교육 당국에서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교육청 입장은 학생들이 자체토론회를 한 후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면 학교장이 결정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단 염색은 불가하며 머리 길이는 7-10㎝ 정도까지는 허용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완전 자유화는 시기상조인데다 현실적 부작용이 너무 심각하기 때문에 이번 교육청의 완화 방침이 반드시 지켜지길 바랍니다.

주복희: 어쩌면 개인적인 성향인 두발 문제가 이렇게 문제가 되는 현실이 가슴 아프지만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학생이라면 스스로 자기 통제가 가능할 것이기에 자율화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학생토론 후 운영위원회가 결정을 한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기준은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먼저 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별로 제각각의 기준을 정한다면 그에 따른 책임 등의 문제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현국: 학생들에겐 사실 인터넷 말고는 자신의 주장을 할 방법이 없습니다. 학급회의 시간은 거의 자율학습 시간으로 채워지고 학교 사회의 특성상 학생들의 솔직한 의견 개진도 현실적으로 힘듭니다. 교문에서 머리를 가위질 당하는 심정은 아마 기성 세대에서도 실감했을 것입니다.

함석철: 우리가 그랬으니까 요즘 학생들도 그래야 한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머리 감고 손질하느라 거울 앞에 서있는 시간도 한창 학업에 주력할 시기에 낭비일 수 있습니다. 두발이 자유로워지면 탈선의 유혹이 더 거세집니다. 지난 83년 잠시 두발 자율화가 이뤄졌다가 2년만에 다시 두발을 규제한 것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사회: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 일고 있는 두발 규제 철폐 운동은 통제와 규제 대신 자율과 자유를 바라는 목소리에다 두발규제를 단순히 두발만의 문제가 아닌 청소년들의 인격과 결부시켜 이제 청소년들도 하나의 인격체로 대우 받고 자신의 신체에 대해서는 간섭받지 않겠다는 생각이 뿌리를 이루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현국: 사실 공부와 머리카락의 길이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 아닙니까. 머리를 기르던 자르던 개인적인 문제로 남겨 줄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염색이나 장발 등 완전 자유화를 원하는 학생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단정한 머리에 대한 합의속에 자율적 규정을 마련하면 많은 학생들이 따를 것입니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우리학교에서는 휴대폰을 갖고 있다가 발각되면 선생님께서 밧데리만 가져가십니다. 이는 학생들이 그렇게 하기로 한 학교나 교사들과 약속한 사항이기에 학생들이 불만을 갖지 않습니다. 우리의 의견이 반영된 사항에는 불만 없이 잘 따릅니다.

주복희: 학교는 사회에 나가기 위한 준비기간이며 청소년기는 자기 통제 능력을 기르는 시기이므로 학생들은 일단 토론을 거쳐 결정된 사항은 지켜야 합니다. 부모로서 사실 아침에 머리 단장을 하고 나간 내 자녀가 교문에서 자로 잰 머리카락 길이가 조금 길다고 머리를 흉칙스럽게 잘린다고 생각하면 매우 가슴 아플 것입니다. 교사들의 인격적인 지도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함석철: 사실 두발길이와 탈선은 큰 상관관계는 없을 것입니다. 비행을 저지르는 학생은 가발을 쓰고서라도 비행을 저지르고 공부하려는 학생은 머리가 길면 귀찮아서라도 먼저 자를 것입니다. 시대도 바뀌었으니 교사인 나의 입장도 바뀌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학생은 엄연히 교육을 받는 존재라는 사실만은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박한재: 책임이 뒤따르는 자율이 필요합니다. 이번 기회에 분명 어느정도 완화는 되겠지만 두발규제의 철폐나 완전 자유화를 요구가 있어서는 곤란하다는게 교육계 일반의 공통된 시각인 듯 합니다. 학생들은 두발규제가 일제 잔재라고 하나 실제 선진 외국에서도 학생들이 머리를 맘대로 기르고 다니는 경우는 드뭅니다. 학교별 방침이 정해지면 학생들은 믿고 잘 따라야 할 것입니다.

사회: 결국 두발문제는 학생과 교사 사이의 신뢰 속에 해결되어야 한다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우리의 학교 문화가 상호 신뢰와 존중의 틀속에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 당국이나 학부모, 학생들이 적극 참여하고 협조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함석철: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학교장 재량에만 맡기지 말고 전체적인 틀, 대안을 내어 통일시켰으면 합니다. 실업계 학교들이 신입생들을 모으기 위해 두발 규제를 하지 않는다거나 일부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나 적성 보다 머리를 기르게 하는 학교를 골라 가려는 한심한 현실을 보며 교사로서 무척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주복희: 현재 자율학습도 학교장 자율에 맡겨져 있으나 학교별 차이 때문에 학교나 학부모들이 혼선을 빚고 있어요. 교육청에서 책임의식을 갖고 기본적인 틀을 명확히 정해주고, 학교는 그 틀 속에서 재량을 갖도록 해야 자율화가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박한재: 사실 교육청의 기본 방침은 있으나 너무 민감한 문제라 학교장에 결정을 위임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학생들의 인격을 존중하고 교육적 측면을 고려한 학교별 결정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이현국: 자율학습 하기 싫어하던 학생들도 중간고사 끝난 후 스스로 다시 자율학습에 임했습니다. 이렇듯 강제가 아니라 토론을 통해 결정된 규제는 잘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2000-12-04 03: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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